[르포] 700년만에 핀 아라홍련 씨앗도 `U+스마트레이더`가 지킨다

김나인 2023. 5. 7.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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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전쟁·자연재해 대비 종자 창고
종자 영구시설 전세계 2곳중 1곳
LG유플, 자율자동차용 감지기술
최대 5명 동작 레이더 센서 체크
경북 봉화군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위치한 '시드볼트'.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 직원이 화장실에 설치된 'U+스마트레이더' 관제 화면을 설명하고 있다. 김나인 기자
시드뱅크에 설치된 'U+스마트레이더'. 김나인 기자
이종건 국립백두대간수목원장 LG유플러스 제공

야생식물종자 영구 보존시설 봉화 '시드볼트'에 가다

경북 봉화군 춘양면에 위치한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이 곳엔 전 세계에 단 두 곳뿐인 현대판 '노아의 방주'가 있다. 핵전쟁, 자연재해 등 최악의 재난 상황에 대비해 식물 종자를 보관하는 '시드볼트'다. 2008년 노르웨이의 '스발라르 글로벌 시드볼트'에 이어 2015년 두번째로 조성된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에는 5000여종, 18만여 점에 달하는 야생식물 종자가 잠들어 있다. 700년 만에 다시 꽃을 피워 화제가 된 경남 함안의 '아라홍련(연꽃)'도 시드볼트에 보관된 대표적인 희귀 종자다.

◇ 자율주행차 레이더 센서 기술로 종자 지킨다 = 지난 3일 찾은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는 국가 보안시설인 만큼 철저한 보안을 위해 지하에 3중 철판구조로 지어져 있었다. 종자 발아를 억제해야 하는 만큼 영하 20도의 온도와 상대습도 40% 등 까다로운 조건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종건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원장은 "세계적으로 종자 보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최근에는 대형 산불이 난 호주에서 식물 종자 저장을 요청하기도 했다"며 "식물 종자와 수목원을 관리하는 게 무척이나 까다로운 일이지만 LG유플러스 측이 'U+스마트레이더' 서비스를 제공해 한결 관리가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예능 프로그램에도 소개돼 유명세를 탄 시드볼트에 대해 국정감사에서 보안 대책을 철저하게 마련하라는 지적을 받고,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자 수목원 측은 지난해 11월 'U+스마트레이더'를 도입했다.

중·단기로 종자를 보관하는 시드뱅크(종자은행)에 들어서니 천장에 'U+스마트레이더'가 눈에 띄었다. 종자가 발아하거나 썩지 않도록 영하 온도를 유지하다 보니 차가운 냉기에 몸이 떨릴 정도였다. 사람이 들어서니 레이더 센서가 감지해 픽토그램으로 인체의 모습을 화면에 보여줬다. U+스마트레이더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자율주행차용 77㎓(기가헤르츠) 레이더 센서를 활용해 침입이나 사고 같은 위험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야생식물 종자의 관찰 일지 등으로 가득 찬 기록물 보존서고도 레이더 센서가 물샐 틈 없이 지키고 있었다. 최대 5명의 동작을 감지할 수 있는 U+스마트레이더는 영역 진입이나 이탈이 발생하면 레이더 센서가 바로 포착한다. 이후 AI(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이상 징후를 분석하고 클라우드 서버에 데이터를 전송한다. 관리자는 이를 바탕으로 종합 감지 현황판을 통해 진입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기존 CCTV는 날씨가 흐리거나 어두운 환경에서 감지가 어려웠는데 U+스마트레이더는 불을 끈 상황에도 사람들의 진입을 파악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가로·세로 13㎝, 두께 3.5㎝의 이 기기는 바닥에서 2m 내외 높이 벽면에 설치하면, 가로·세로 7m, 최대 5명까지 동작을 감지한다.

◇ 골든타임 지키는 레이더 감지기술 공장·요양병원 등으로 확대 = U+스마트레이더는 식물 종자뿐 아니라 수목원 방문객도 지킨다. 호랑이가 서식하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아시아 최대 규모 수목원으로, 총 면적이 5179㏊(헥타르)에 달한다. 여의도 면적의 17배다. 부지가 넓은 만큼 사람이 일일이 방문객을 관제하기 쉽지 않다.

U+스마트레이더는 수목원 내 6개 공중화장실에도 설치돼 있다. 호랑이숲 근처 외진 곳에 위치한 공중화장실을 가보니 칸마다 천장에 U+스마트레이더가 설치돼 있었다. 혹시라도 화장실에서 사람이 쓰러질 경우 5초 안에 알람을 송출해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다.

허영석 LG유플러스 스마트레이더사업스쿼드 PO는 "인체 동작이 픽토그램으로 표현되는 만큼 CCTV와 달리 화장실에서도 개인정보가 보호되고 사생활 침해 걱정이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 지하철 8호선 17개 공중화장실에도 설비가 설치돼 사고 대응에 도움을 주고 있다. 스마트팩토리나 건설현장, 요양병원 등으로도 확산시킬 계획이다. 현재 국내 유수 기업과 현장에 스마트레이더를 적용하기 위해 PoC(기술검증)를 추진하고 있다.

허 PO는 "산업, 건설현장의 경우 먼지나 조명의 영향을 많이 받다 보니 CCTV 설치가 어렵다"며 "U+스마트레이더는 먼지나 진흙이 있어도 감지할 수 있고 비용에서도 CCTV와 비교해 경쟁력이 있는 만큼 안전관리가 필요한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봉화=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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