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지수-환율 ‘디커플링’, 그것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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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달러지수의 흐름과 원-달러 환율 흐름 사이에 엇갈린 모습이 확인됐다.
전통적으로 달러지수와 원-달러 환율은 0.9에 가까운 상관관계를 보이지만 근래 달러지수는 3월 고점(106)에서 101 수준까지 하락한 반면 원-달러 환율은 3월 1300원 수준에서 1330원 수준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최근엔 상품수지도 마이너스를 보이며 올해 배당금 역송금 물량이 원-달러 환율에 실질적 상승압력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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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달러지수의 흐름과 원-달러 환율 흐름 사이에 엇갈린 모습이 확인됐다. 전통적으로 달러지수와 원-달러 환율은 0.9에 가까운 상관관계를 보이지만 근래 달러지수는 3월 고점(106)에서 101 수준까지 하락한 반면 원-달러 환율은 3월 1300원 수준에서 1330원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러한 디커플링 원인은 △위안화 약세 △무역수지 적자 △수급적 요인 △유로화 강세 등 네 가지 측면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중국의 경기 회복세는 시장이 기대했던 수준보다 더딘 속도를 보이고 있다. 지방정부의 높은 부채 수준이 잠재적 위험으로 자리 잡으며 강도 높은 경기부양책을 부담스럽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중 갈등 심화와 같은 대외적 요인 역시 중국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중국 리오프닝 기대가 약화하자 연초 유입됐던 외국인 투자세는 둔화했으며, 위안화 가치 역시 달러-위안 기준 6.9달러 수준까지 오르며 평가절하됐다. 이러한 위안화의 약세 흐름이 근래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의 대중 수출의존도가 높고 두 국가의 지정학적 관계가 깊다는 측면에서 원화는 위안화의 흐름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원화는 위안화의 프록시(대리) 통화라 불리며, 최근 위안화 약세는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데 일조했다.
국내 무역수지 적자가 누적되면서 한국 경제 기초체력이 약화한 것도 환율의 상승 요인이다. 국내 무역수지는 대중 수출 및 반도체 수출 감소 등으로 14개월 연속 적자를 보이는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장기화하고 있는 만큼 한국 무역경기가 단기간에 개선될 여지 역시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과정에서 한국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가 약화해 외국인의 국내 투자 수요가 감소하고, 외국 자본이 유출될 개연성이 상승했다.
수급적 요인도 환율 상승을 견인했다. 국내 상장사들은 일반적으로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배당금을 확정한 이후 4월에 이를 지급한다. 외국인 투자자에게도 배당금을 지급하며, 이로 인해 국제수지계정에서 본원소득수지는 매해 4월 마이너스를 기록해왔다. 즉 외국인들에게 지급된 배당금만큼 국내 달러 공급이 줄어든다는 의미이기에 매년 4월 원-달러 환율은 수급상으로 상승 압력을 받게 된다. 이전까지는 본원소득수지에서 기록한 마이너스가 상품수지 흑자에 의해 상쇄됐다. 그러나 최근엔 상품수지도 마이너스를 보이며 올해 배당금 역송금 물량이 원-달러 환율에 실질적 상승압력으로 작용했다.
유로화 강세는 달러 약세를 유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금융안정 우려로 추가 금리인상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은 물가를 잡기 위해 정책금리 인상을 여전히 고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유로화 가치는 강세를 보였다. 달러 가치의 비교 통화군 중 유로화가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터라 유로화 강세는 달러지수 약세로 이어졌다.
다만 이러한 현상이 장기화하지는 않을 수 있다. 수급적 원인인 배당금 이슈는 이달 이후 사라질 것이며 중국 경기 역시 느리지만 꾸준하게 성장할 것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이러한 디커플링 분석의 의의는 원화에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따로 정리했다는 점에 있다. 미국 정책금리 추이가 환율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지금 상황에서 수급, 위안화, 한국 경제 기초체력 등이 반란을 일으켜 달러지수와 환율 사이의 디커플링이 발생하고 있다면, 발생 원인에 따라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이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NH선물 리서치센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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