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함량 천차만별…스팸류 캔햄 최강은

김아름 2023. 5. 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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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별 육류 함량 차이 커
농심 튤립햄, 돼지고기 함량 96%
런천미트 중엔 '백설 런천미트' 높아
그래픽=비즈워치

우리가 흔히 '스팸'이라고 부르는 캔햄. 미국에서는 저소득층이나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대표적인 밥도둑입니다. 잘 구운 캔햄 한 조각에 흰 쌀밥 한 숟가락이면 세상에 이런 맛이 또 있을까 싶죠. 

생긴 것도, 만드는 방법도 비슷비슷한 캔햄이지만 맛은 브랜드마다 천차만별입니다. 오죽하면 스팸이 아닌 다른 캔햄을 사용한 김치찌개에 '스팸 김치찌개'라는 이름을 붙였다가 소비자의 항의를 받기도 하고, CJ제일제당이 '스팸 인증제' 도입에 나서기까지 했을까요. 

하지만 스팸만 구분하면 끝이 아닙니다.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캔햄'으로 인식하는 스팸이나 리챔 외에도 수많은 캔햄들이 대형마트의 캔 코너에서 우리를 헷갈리게 하고 있습니다. 스팸을 만드는 CJ제일제당도 '백설' 브랜드로 또다른 캔햄을 내고 있죠. 

그래서 이번에는 국내에 유통 중인 주요 캔햄 제품 10여 종의 차이점과 육류 함량 등을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내일부터는 어떤 캔햄을 만나든, 절대 헷갈리지 않을 겁니다. 

돼지고기 가득…프리미엄 캔햄

우선, 캔햄은 돼지고기로만 만든 프리미엄 캔햄과 돼지고기에 닭고기를 섞은 런천미트류로 나뉩니다. 원래 런천미트(luncheon meat)는 미리 조리돼 있어 바로 먹을 수 있는 고기류를 통칭합니다. 스팸도 런천 미트의 한 종류인 셈이죠.

하지만 국내에서는 런천미트라고 하면 스팸 등 돼지고기만을 사용한 프레스햄이 아닌 닭고기 등을 섞은 저가 프레스햄을 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돼지고기 함량이 높은 캔햄들은 별도의 브랜드명을 갖고 판매되죠. 

CJ제일제당의 스팸이 대표적입니다. 스팸의 기본형 제품인 '스팸 클래식'은 돼지고기 함량이 92.4%에 달합니다. 샌드위치용으로 나온 '스팸 싱글 클래식'같은 제품은 돼지고기 함량이 95%가 넘습니다. 빵에 끼워 먹기 좋도록 육류 함량을 늘려 더 단단하게 만든 거죠.

주요 캔햄 함량 비교/그래픽=비즈워치

스팸 다음으로 많이 팔리는 프리미엄 캔햄인 동원F&B의 리챔은 돼지고기 함량이 91.1%로 스팸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사조의 프리미엄 캔햄인 '안심팜'은 육류 함량이 90%로 비교 대상 제품 중 다소 낮은 편입니다.

그럼 스팸이 캔햄 중 가장 '고기고기'한 햄일까요? 아닙니다. 농심이 수입하는 덴마크산 캔햄 '덴마크 튤립햄'은 돼지고기 함량이 96%에 달합니다. 다만, 국내 생산이 아닌 수입 제품이라는 게 단점이 될 수 있겠네요.  롯데웰푸드의 로스팜도 돼지고기 함량을 92%에서 97%로 높이는 리뉴얼을 진행했습니다.

또 하나 독특한 제품을 소개해 볼까요. 하림이 내놓은 캔햄 '3%챔'입니다. 보통 프리미엄 캔햄은 돼지고기로만 만들고 저가 캔햄에는 닭고기를 섞는데요. 이 제품은 하림 제품답게 닭고기로만 만든 캔햄입니다. 스팸 1캔(200g)의 지방 함량이 62g(31%)에 달하는 반면 3%챔은 4.8g(2.4%)에 불과합니다. 대신 닭고기 함량은 78.8%로 돼지고기 캔햄에 비해 낮은 편입니다.

"가성비는 내가 최고"…런천미트

프리미엄 캔햄들이 돼지고기면 돼지고기, 닭고기면 닭고기 등 한 가지 원육만을 사용한 반면 런천미트라는 이름을 붙여 판매되는 제품들은 돼지고기와 닭고기를 섞어 만든 게 특징입니다. 돼지고기와 닭고기 함량을 더해도 60~80%로 90%를 웃도는 프리미엄 제품들보다 낮습니다. 나머지는 전분으로 채우죠. 그래서 맛도 떨어지는 편입니다.

그래도 그 중에 눈에 띄는 제품은 있기 마련입니다. CJ제일제당의 '백설 런천미트'는 돼지고기 함량 45.6%, 닭고기 함량 35.5%로 주요 런천미트 중 육류 비율이 가장 높습니다. 합치면 81.1%에 달하죠. 

대형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동원 런천미트는 돼지고기 함량이 43.9%로 비교적 높은 편입니다. 롯데 런천미트와 한성기업의 한성 런천미트, 이마트의 PB인 노브랜드 런천미트는 함량이 비슷비슷합니다. 돼지고기가 34~36% 들어 있고 닭고기가 31%대입니다.

한 대형마트의 캔햄 코너/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앞서 프리미엄 캔햄 중 돼지고기 함량이 가장 높았던 농심의 '튤립햄' 기억하시나요. 하위 제품인 '튤립 런천미트'도 있습니다. 놀랍게도 런천미트라는 이름이지만 돼지고기 함량이 80.1%로 매우 높습니다. 닭고기는 아예 쓰지 않습니다. 런천미트가 곧 캔햄을 뜻하는 서구권에서 사용하는 브랜드명을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물론 함량만으로 런천미트의 가치를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런천미트의 장점은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입니다. 대형마트에서 프리미엄 캔햄은 개당 3000~4000원대에 판매됩니다. 가장 비싼 스팸은 200g 1캔에 4800원이 넘고 가장 저렴한 리챔도 3000원 안팎입니다.

하지만 런천미트는 어디에서든 대체로 캔당 1000원대에 살 수 있습니다. 할인 행사가 있을 경우 1000원 이하 구매도 가능하죠. 맛은 조금 떨어질 수 있지만 아직까지도 런천미트가 널리 사랑받는 이유입니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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