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내가 아닌 나로서의 삶…시청자들의 응원 부르는 주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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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의 차정숙(엄정화 분)은 남편의 까탈도 웃으면서 맞춰주는 헌신적인 아내이자 아침마다 칠첩반상을 차려 올리는 자랑스러운 며느리, 아들을 직접 가르쳐 사교육비 안 들이고 의대에 진학시킨 능력 있는 엄마다.
그러나 아내, 며느리, 엄마로서의 삶을 사느라 정작 차정숙 본인으로서의 삶은 잊은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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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외로움에 대한 각성은 불현듯 찾아온다. 우아하고 완벽했던 나의 아름다운 가족. 그들에게 난 무엇이었을까?"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의 차정숙(엄정화 분)은 남편의 까탈도 웃으면서 맞춰주는 헌신적인 아내이자 아침마다 칠첩반상을 차려 올리는 자랑스러운 며느리, 아들을 직접 가르쳐 사교육비 안 들이고 의대에 진학시킨 능력 있는 엄마다.
그러나 아내, 며느리, 엄마로서의 삶을 사느라 정작 차정숙 본인으로서의 삶은 잊은 지 오래다. 차정숙은 죽을 고비를 한 차례 넘기고 나서야 가족이 아닌 자신을 위한 삶을 살기 시작하는데, 가족들은 바뀌어버린 그를 보고 '엄마가 아직 아프다'고 말한다.
7일 방송가에 따르면 본인의 꿈과 욕망을 찾아 주체적인 삶을 살기 시작한 주부들이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현재 방송 중인 '닥터 차정숙'은 20년이 넘도록 가족을 위해 희생해온 가정주부가 포기했던 꿈에 다시 도전하기 위해 레지던트 과정을 밟는 성장기를 유쾌하게 담아냈다.
첫 회 시청률 4.9%로 출발한 이 드라마는 늘 참고만 살던 차정숙이 바람피우는 남편과 며느리를 가정부 취급하는 시어머니에게 반격하는 모습을 담아내며 급격한 시청률 상승세를 그리기 시작했다. 4회 만에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고, 6회 시청률은 자체 최고 기록인 13.2%로 집계됐다.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란 없다는 따뜻한 메시지와 함께 배우들의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가 시청률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엄마로, 아내로만 살던 차정숙이 잃어버린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 가슴 찡하다", "공감돼서 웃기다가도 슬프다. 그래서 차정숙을 더 격하게 응원하게 된다" 같은 리뷰가 줄을 잇는다.
배우 김서형이 '인형의 집'을 뛰쳐나온 유이화 역을 맡은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종이달'도 높은 화제성을 기록하고 있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TV-OTT 통합 화제성(4월 셋째주)에서 '종이달'은 '닥터 차정숙'을 이어 화제성 2위를 차지했다.
'종이달'은 명예를 중요하게 여기며 아내를 장식처럼 곁에 두려는 남편의 통제하에 숨 막히는 일상을 살던 가정주부 유이화가 주인공이다.
자신이 집의 붙박이 같다며 "집이 내가 돌아오고 싶은 곳이었으면 좋겠다"고 호소해 남편으로부터 일해도 된다는 허락을 얻어낸 유이화는 경력단절녀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은행원으로 취업하는데, 그곳에서 자신의 욕망에 눈을 뜨게 된다.
은행에서 VIP 고객들을 담당하게 된 유이화는 사채업으로 돈을 쓸어모은 노인 한 명을 만나게 되고, 통장 잔고에 얼마나 들었는지도 모르는 "추악한" 노인의 돈을 그의 가난한 대학생 손자 윤민재(이시우)에게 대신 건넨다.
우연한 계기로 계속 얽히게 된 유이화와 윤민재는 점점 서로에게 빠져들고, 유이화는 자신과 있을 때 행복해하는 윤민재를 위해 더 대담해진다.
유이화가 저지르는 횡령과 불륜은 행위 자체만 놓고 보면 손가락질받아 마땅하다. 그런데도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숨 막히는 삶에서 벗어난 그녀가 행복해지기를 바라게 된다", "이화의 일탈이 발각될까 봐 같이 마음 졸인다", "잘못된 행동임을 알면서도 은근히 그를 응원하게 된다" 등의 반응이 나온다.
차정숙과 유이화는 둘 다 헌신적인 전업주부로 살다가 저마다의 계기로 사회에 나온 40대 기혼 여성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누군가의 아내가 되기 전 차정숙은 전도유망한 의대생이었고, 유이화는 회사에서 착하고 일도 잘해서 '엔젤나이프'라고 불리는 능력 있는 커리어우먼이었다.
자신의 야망과 욕망에 충실한 삶을 살기 시작한 각 드라마 주인공은 사회로 나서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되지만, 두 여자 모두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 이유를 납득시키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든다.
co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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