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한국과 대화 흐름 한층 발전시킬 것”…정상 셔틀 외교 본궤도

한국 방문 첫 일정은 현충원 방문
과거사 관련 진전된 입장 나올 지 주목
8일까지 정치권, 경제계 인사 만남 예정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7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한국으로 떠나기 직전 “(윤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에 기초해 솔직한 의견교환을 하겠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재무, 방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정부 간 대화가 재개되고 있다”면서 “이런 흐름을 한층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가 부인 기시다 유코 여사와 함께 한국 방문을 위해 7일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전용기에 오르며 환송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도쿄=교도연합뉴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9시 30분쯤 부인 기시다 유코 여사와 함께 도쿄 하네다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출발했다. 1박 2일 일정으로 실무 방문 형식이다. 윤 대통령이 지난 3월 16일 도쿄를 방문한 데 이어 기시다 총리가 두 달도 지나지 않아 서울을 찾으면서 양국 정상이 정례적으로 상대국을 오가는 셔틀외교가 본궤도에 올랐다. 정상회담을 위한 일본 총리 방한은 2011년 10월 노다 요시히코 당시 총리의 서울 방문이 마지막이었다. 일본 총리가 한국을 찾는 것은 아베 신조 당시 총리가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방문한 이후 5년 3개월 만이다.

기시다 총리의 첫 일정은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방문이다. 일본 정부 당국자는 국립현충원 방문 의미에 대해 “한 국가의 정상이 방문국의 현충 시설을 찾아가 그 나라의 역사와 관련한 많은 사람의 삶에 존경의 마음을 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기시다 총리도 한국 역사에서 그런 (현충원에 묻힌) 사람들에 대한 존경을 표시하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에 나설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전날 일본 주재 외신을 대상으로 한 브리핑에서 “두 정상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협력과 글로벌 과제에 대한 협력을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언론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응한 한·일,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 반도체 공급망 확대와 군사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기술 유출 대책 등 경제안보 문제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시다 총리가 한국 정부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해법과 관련해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 계승’보다 진전된 발언을 할 지도 주목된다. NHK방송은 “식민지 지배 시대에 고통받았던 사람들의 아픔에 공감하길 한국 국민은 원한다”며 “기시다 총리가 진심어린 공감과 위로를 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한국 내 전문가의 말을 전했다. 

또 양국 정상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에 대해 의견을 나눌지 관심이 쏠린다. 전날 브리핑에서 일본 정부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논의된 내용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기시다 총리는 8일 한일의원연맹, 한국경제단체 관계자와 각각 면담을 한 후  일본으로 돌아간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