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총리 만난 찰스 3세 英 국왕 “韓, 방위산업 강하죠?”
美 질 바이든 등과 리셉션 첫번째 방서 대기…尹 ‘아메리칸 파이’ 화제
[런던(영국)=헤럴드경제 배문숙 기자]영국을 방문 중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찰스 3세(74) 영국 국왕을 만나 우리나라의 방위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대(對) 영국 무기 수출의 물꼬를 텄다. 윤 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이후 세계 4대 방산 수출국 진입을 공언한 상태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자유 진영 무기고’로 급부상한 우리나라는 글로벌 방산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한 총리는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대관식을 전후로 20여개국을 대상으로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총력전을 펼쳤다.
7일 총리실에 따르면 한 총리는 전날 (현지시간)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거행된 찰스 국왕의 대관식에 참석했다. 앞서 한 총리는 5일 버킹엄궁에서 열린 대관식 환영 행사(리셉션)에도 참석, 찰스 국왕과 대화를 나눴다.
한 총리는 6일 런던의 한 식당에서 진행한 동행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은 대관식 및 리셥션 참석 내용을 전했다.
한 총리는 리셉션에서 찰스 국왕과 대화를 나눴다면서 “찰스 국왕이 굉장히 자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한 총리는 당시 찰스 국왕에게 “대관식이라는 즐거운 행사를 하게 된 것을 진심을 담아 축하드린다”면서 “한국과 영국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굉장히 가까운 나라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한 총리는 “그랬더니 찰스 국왕이 ‘한국이 방위산업이 강하죠?’ 그러시더라. 아마 (영국이) 무기체계를 바꾸는 데서 한국에 관심을 갖는 것 같다”며 “이어 찰스 국왕이 ‘북한은 어떤가?’라고 묻기에 ‘계속 도발을 하고 있지만 우리는 영국, 미국 등 우방국과 함께 억지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세계 무기 수출시장 점유율은 2013~2017년 1.3%에서 2018~2022년 2.4%로 높아졌다. 점유율 상승률이 무기 수출 상위 10개국 가운데 1위다. 우리는 K-2 전차, K-9 자주포, FA-50 등을 토대로 지난해 사상 최대인 170억달러 수출을 달성했다.
우리나라 방산 제품의 최대 강점으로는 ‘가성비’가 꼽혔다. 세계 최고 품질인 K-9 가격은 대당 40억~5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 제품과 성능이 비슷한 독일산 자주포 PzH2000 가격(180억~200억원)의 20~30%에 불과하다. 따라서 폴란드를 비롯한 유럽 각국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면서 생긴 전력 공백을 채우기 위해 우리나라 방위산업에 관심을 높다는 분석이다.
또 찰스 국왕은 윤석열 대통령에 안부를 전해달라는 당부도 했다고 한다. 찰스 국왕 대관식 참석차 3박 4일간 런던에 머무른 한 총리는 20여개국 정상급과 릴레이 면담을 진행하고 리셉션과 대관식 당일 대기실에서도 틈틈이 정상급과 접촉했다. 각 나라와 한국과의 협력 강화를 당부하는 동시에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의 부산 유치에 지지를 호소했다.
리셉션은 각국 정상과 국왕들이 한 방에 7∼8명씩 대기하도록 배정한 뒤 찰스 국왕이 방들을 순서대로 찾아 인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중 한 총리는 첫 방에 배정됐다고 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 한정 중국 국가 부주석, 자그딥 단카르 인도 부통령,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룰라) 브라질 대통령,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 마이클 히긴스 아일랜드 대통령 등이 이 방에 있었다.
정부 관계자는 리셉션 배정과 관련 “영국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예우하고자 하는 국가를 우선 첫 방에 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찰스 국왕이 도착하기 전 각국 정상들과 모두 대화했다. 그는 질 바이든 여사에게는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 때 아주 환대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한 총리가 2015년 바이든 여사의 서울 은평구 비구니 사찰 ‘진관사’ 방문한 것을 언급해 바이든 여사가 상당히 놀라며 기뻐했다고 리셉션에 동행한 정부 관계자가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정상들이 윤 대통령을 칭찬하는 말도 줄을 이었다고 한 총리는 전했다. 윤 대통령이 미국 국빈 방문 때 백악관 만찬에서 미 포크록 ‘아메리칸 파이’(American Pie)를 부른 것을 언급한 것이다.
한 총리는 “어떻게 그런 어려운 자리에서, 즉석에서 노래를 했느냐는 거다. 이들은 다 정상회담을 해봤기에 특별히 어려운 자리라는 것을 안다”며 “정말 그렇게 솔직하고 진정성 있는 사람인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 대관식에 한국 정부 대표로 참석한 한 총리는 귀빈 대기 공간인 처치 하우스에서 있던 약 1시간 15분 동안에도 각국 정상급 인사들에게 부산엑스포 ‘틈새 홍보’를 했다. 포르투갈, 도미니카공화국, 베트남, 온두라스,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엘살바도르, 이집트, 앙골라, 레바논, 쿠바의 정상 및 정상급 인사들에게 부산엑스포의 주제와 비전을 소개했다.
한 총리는 찰스 국왕 대관식이 끝난 후에는 하카인데 히칠레마 잠비아 대통령, 리 화이트 가봉 환경산림장관과 각각 면담하고 첨단기술과 기후변화 등 분야에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임기택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과 조찬을 갖고 올해 상반기 유럽연합(EU) 의 의장국인 스웨덴으로 출국한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울프 크리스터손 총리와 회담하고 한반도 평화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요청할 예정이다. 스웨덴 방문 기간에는 북유럽 최초의 한국문화원이 스톡홀름에 개원한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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