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대강중 ‘가족·사제동행’ 특별한 영화제
전북 남원시 대강중학교 운동장에서 ‘가족과 자연과 별과 영화’라는 주제로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대강중학교-섬진강 영화제>가 진행된다.
대강중학교는 오는 10일 청각장애인과 그 가족의 시선을 다룬 김진유 감독의 ‘나는 보리’가 상영된다고 7일 밝혔다.
이 영화제는 ‘영화감독과의 대화’를 시작으로 진행된다. 실제 코다(CODA·청각장애인 부모를 둔 비장애인 자녀)로 자란 김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가 담겼다. 그는 영화를 설계하게 된 동기와 유년 시절 겪었던 감정들,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한 메시지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영화 <나는 보리>는 가족 중에서 유일하게 듣고 말할 줄 아는 11살 초등학생 보리의 이야기다. 보리는 수어로 소통하는 농인인 엄마·아빠·동생 사이에서 외로움을 느끼고, 다른 가족과 ‘같아지고’ 싶어 하는 마음에 특별한 소원을 빌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2020년 5월에 개봉한 후 폴란드어린이국제영화제·부산국제영화제 등 국내외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제24회 독일 슐링겔국제영화제에서는 어린이 관객의 투표로 상을 받았다.
이 영화는 ‘배리어프리(barrier free)’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배리어프리는 고령자나 장애인들도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물리적·제도적 장벽을 허물자는 의미다. 배리어프리 영화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 해설과 청각장애인을 위한 한글 자막도 제공된다.
대강중학교는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학생들에게 직업을 선택하는 것을 넘어 사회에서 어떤 존재로 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실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진로 교육의 기회로 기획됐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영화 관람 조건은 가족 동행이나 사제동행이어야 한다.
박성자 교장은 “영화제를 통해 학생들이 영화감독과 배우와의 대화를 통해 미래의 진로를 설계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라면서 “배리어프리 영화를 통해 공동체를 회복하고 치유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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