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아, 살려줘” SKT AI 스피커 ‘누구’ 이용 긴급 구조 사례 500건 돌파

구교형 기자 2023. 5. 7.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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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을증 호소 이용자 심리상담도 800여건
서울 성동구의 한 가정에서 SK텔레콤의 AI 스피커 ‘누구’를 이용해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대전에 사는 김영식씨(80)는 지난 4월1일 오전 호흡곤란 증상을 느끼자 집에 있는 인공지능(AI) 스피커를 향해 “아리아, 살려줘”를 외쳤다. 자녀와 떨어져 혼자 사는 김씨는 건강 문제로 평상시 외출이나 운동을 하지 못했다. 과거 인공 심박동기 삽입술을 받은 김씨는 119와 연결된 AI 스피커의 도움으로 응급실로 이송돼 기립성 저혈압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김씨는 “긴급 구조를 받아 위험한 상황을 넘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의 AI 스피커 ‘누구’를 활용한 긴급 구조 사례가 500건을 넘어섰다. 우울감 등을 호소하는 이용자를 상대로 제공한 심리상담도 800여건에 달한다. 특히 고령화 시대 주변에 도움을 구하기 어려운 환경에 있는 노인을 상대로 AI 스피커가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현재 93개 지방자치단체·기관의 돌봄 대상자 1만7000여명을 대상으로 AI 기반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이 서비스는 고령화 시대 독거노인의 일상 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개발됐다. 늦은 밤이나 명절 연휴처럼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때에 누구 스피커와 연결된 관제 기능을 통해 이용자의 건강과 안전을 지킨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긴급 상황에서 AI 스피커를 향해 “아리아”라는 호출 명령어와 함게 “살려줘” 또는 “긴급 SOS”라고 외치면 119나 관제센터에 도움을 요청하는 방식이다. AI 돌봄 서비스가 시작된 2019년 4월부터 이달 초까지 발생한 긴급 호출은 약 6000건으로 이 중 119 긴급 구조로 이어진 사례는 500건을 넘어섰다.

이용자가 도움을 요청한 이유는 뇌출혈·저혈압·급성 복통·급성 두통 등 응급증상 관련 구조 사례가 52%였다. 이어 천식·고혈압·디스크 등 기저질환이 악화한 경우가 25%, 낙상·미끄러짐 등 안전사고로 도움을 요청한 경우가 20%를 차지했다.

시간대별로는 타인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저녁 시간부터 이른 아침 시간 사이에 접수된 사례가 전체의 74%로 일과시간(10~18시)에 비해 3배가량 많았다. 계절적으로는 가을철 환절기(9~10월) 긴급 구조 요청이 전체의 19%로 가장 비중이 컸다.

또 최근 3년간 800여건의 심리상담도 관련 기관 등과 연계해 제공했다. 이용자가 AI 스피커를 통해 고립감·우울감 등 부정적인 표현을 하는 케이스를 분석해 방문 간호사나 심리상담사를 연결해줬다.

SK텔레콤은 8일 보건복지부와 ‘독거노인 사랑잇기 사업’ 업무협약을 맺고 향후 8개월 동안 지자체와 독거노인 종합지원센터에 ‘누구 비즈콜’ 서비스를 제공한다. 누구 비즈콜은 불면증, 고독감, 기저질환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돌봄 대상자의 안부를 확인하고 복지 서비스 수요를 파악하는데 활용된다.

이준호 SK텔레콤 환경·사회·지배구조(ESG)추진담당은 “AI 돌봄 서비스의 지속적인 확대로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사례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고 개인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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