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는 역시 매운 맛이 최고”

“불경기에는 매운 음식이 잘 나간다?”

고물가·고금리 시대에 매운맛을 강조한 식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경기 불황에 자극적인 매운맛으로 잠시나마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7일 편의점 GS25에 따르면 최근 매운맛을 극대화한 식품 종류와 매출이 부쩍 늘었다.

GS25가 판매 중인 상품 중 ‘매운’ ‘HOT’ ‘스파이시’라는 용어가 들어간 제품을 알아본 결과 2021년 117개, 2022년 142개, 올해 174개로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덩달아 매출도 늘고 있다. 올해 2∼4월까지 최근 3개월간 매운맛 상품의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41.9% 늘었다. 2022년에도 전년 대비 38.7% 늘어나는 등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GS25의 지난해 전체 상품 매출이 전년 대비 8.3%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수치다.

물가 폭탄이 계속되면서 라면과 냉동식품 등 장기간 보관이 용이한 상품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1+1’, ‘2+1’ 등 더 많이 구입하면 단품으로 살 때 보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G마켓에 따르면 올해 들어 2월19일까지 대용량 제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 증가했다. 하나를 사면 하나를 더 주는 ‘1+1’ 상품 매출도 16% 늘었다.

대용량 상품은 냉동식품(228%)과 라면(161%) 등 가공식품이 가장 많이 팔렸다. ‘1+1’ 상품은 가공식품은 물론 의류, 화장품, 생활용품도 호응을 얻었다.

외식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가까운 편의점에서 즉석식품과 간편식을 찾는 발걸음도 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3월 유통업계 매출 동향을 분석한 결과 편의점의 즉석식품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27.6% 증가해 2017년 1월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매운 맛의 대명사로 꼽히는 ‘붉닭’ 브랜드. 삼양식품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