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제, 자주 먹으면 효과 떨어진다?…진실은
[생활의 발견]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소재들을 다룹니다. 먹고 입고 거주하는 모든 것이 포함됩니다. 우리 곁에 늘 있지만 우리가 잘 몰랐던 사실들에 대해 그 뒷이야기들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보려 합니다. [생활의 발견]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여러분들은 어느새 인싸가 돼 있으실 겁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편집자]
식후 포만감, 복부 팽만감, 구역질, 명치 통증, 속쓰림 등. 소화불량의 여러 증상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 겪을 수 있지만, 반복적으로 발생하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립니다. 대게 소화가 잘 안되면 소화제를 먹습니다. 대부분 약을 먹으면 증상이 개선되죠. 소화제는 어떤 원리로 음식물 소화를 돕는 걸까요. 또 자주 복용하면 소화 기능에 문제가 생기진 않을까요.
소화는 먹은 음식물을 분해해 영양분을 흡수하기 쉬운 형태로 변화시키는 작용입니다. 소화 작용에는 기계적 소화와 화학적 소화가 있습니다. 기계적 소화는 음식을 입으로 씹어 작은 덩어리로 쪼개고 음식물을 소화액과 섞는 과정입니다. 화학적 소화는 쪼개진 음식물이 소화효소에 의해 분해되는 과정입니다. 이들 과정에서 소화액의 분비 증가를 유도하거나 소화효소에 작용해 소화를 돕는 게 소화제입니다.
소화제는 약국이나 편의점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화제의 종류는 매우 다양합니다. 종류가 다양한 만큼 효능과 효과, 부작용도 다릅니다. 증상에 따라 알맞은 약을 고르는 게 중요합니다. 소화제는 크게 △소화효소제 △위장운동조절제 △가스제거제 △생약·한약 제제 △이담제 △제산제 등으로 나뉩니다.
과식을 한 뒤 소화불량 증상이 나타나면 소화효소제를 먹어야 합니다. 소화효소는 음식물 분해와 영양소 흡수를 돕는 효소입니다. 소화효소 가운데 리파아제는 지방을, 아밀레이스는 탄수화물을, 셀룰레이스는 섬유소를, 프로테아제와 트립신은 단백질을 분해하도록 돕습니다. 판크레아틴은 탄수화물과 단백질·지방을 모두 소화시키는 효소입니다. 고지방 음식을 먹고 소화가 안 될 때 지방 소화효소를 포함한 소화효소제를 먹으면 되겠네요. 한독의 '훼스탈', 대웅제약의 '베아제' 등이 대표적인 소화효소제입니다.
적정량으로 식사를 했는데도 속이 더부룩하고 얹힌 느낌이 들 경우 위장운동조절제가 효과적입니다. 위장 운동을 활성화해 음식물을 소화하도록 돕는 원리입니다. 위장운동조절제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세로토닌 수용체에 주로 작용합니다. 도파민은 위장 운동을 감소시키고 장 점막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요. 위장운동조절제 중 도파민 차단제를 먹으면 도파민 분비가 줄어듭니다. 일양약품의 '크리맥', 동아제약의 '멕시롱' 등 돔페리돈 성분의 도파민 차단제에 속합니다.
세로토닌은 위장관 운동에 관여합니다. 세로토닌 작용제는 세로토닌 분비를 늘려 위장 운동을 촉진합니다. 세로토닌 작용제는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 많습니다. 또 위장 자체의 움직임을 촉진하는 트리메부틴 성분도 위장운동조절제의 하나입니다. 영일제약의 '베부틴' 등이 있고요. 참고로 위장운동조절제는 소화효소제와 함께 먹으면 시너지 효과를 낸다고 합니다.
가스가 자주 생기거나 복부 팽만감이 느껴지면 가스제거제를 복용합니다. 음식물이 소화되는 과정에서 위장에 가스가 발생합니다. 대부분 트림이나 방귀로 배출되지만 일부 가스는 방울 형태로 위에 남습니다. 이로 인해 음식물이 위를 통과하지 못하게 됩니다. 가스제거제는 가스 방울이 커지지 않거나 쉽게 배출되도록 해 복부팽만감 증상을 개선합니다. 한미약품이 출시한 시메티콘 성분의 '까스앤프리'가 대표적인 가스제거제입니다.
동화약품의 '가스활명수', 삼성제약의 '가스명수', 동아제약의 '베나치오' 등 생약 제제 소화제도 꾸준히 인기를 끄는 제품입니다. 생약 제제 소화제는 계피, 고추, 진피, 창출 등 소화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성분으로 구성됐습니다. 다만 임부나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성은 복용을 주의해야 합니다. 이들 제품 중 고추나 탄산 등 자극적인 생약을 포함한 제품은 위장을 자극할 수 있으니 위염 환자는 복용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이 밖에 소화제의 종류로는 위산을 중화해 속쓰림을 개선하는 제산제, 담즙 분비를 촉진해 지방 분해를 돕는 이담제 등이 있습니다.
소화제를 자주 먹는다고 해서 내성이 생기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소화효소제를 식후 항상 먹는 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장기간 약을 통해 소화효소를 공급하다 보면 몸에서 소화효소를 만들어 내지 않으려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화제는 비교적 부작용 위험성이 적은 약이지만, 위장 운동을 향상하는 일부 약은 파킨슨병 같은 신경계 질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의사나 약사의 복용 지시를 따라야겠죠. 특히 매번 소화가 안 되거나 약으로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받아야 합니다.
차지현 (chaji@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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