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야구 또 오심 의혹? 의혹 없게 경기 진행 불가능한가
(MHN스포츠 김현희 기자) 지난 5일, 본지에서는 고교야구 주말리그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이 이루어졌음을 보도한 바 있다.
그 보도가 끝난지 하루도 되지 않아 또 다른 제보가 본지에 도착했다. 이번에는 경기/강원권쪽의 제보였다. 조 1위를 앞두고 맞대결을 펼친 강릉고와 유신고의 경기가 그러했다. 양 팀 모두 3승 무패를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승리한 팀이 조 1위가 거의 확정되는 상황이었다. 강릉 남대천둔치 야구장에서 열린 이 경기는 누가 승리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선취점은 유신고의 몫이었다. 유신고는 1회 말 공격서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간 리드오프 박태완이 득점을 올리면서 기세를 올렸다. 그러자 강릉고는 4회 초 공격서 6번 이지후의 동점 적시타에 이어 8번 박채운이 스퀴즈번트로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 들이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강릉고는 에이스 조대현을 앞세워 경기를 마무리하며, 사실상 조 1위를 확보했다. 경기 내용과 결과를 보면, 나무랄 데 없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하여 유신고 학부모측에서 이의를 제기했다. 물론, 전제는 확실히 했다. "강릉고 선수들은 최선을 다 했고, 특히 에이스 조대현은 정말로 잘 던졌다."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경기 결과를 100% 납득할 만 한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점에 이의를 제기했다.
일단, 1회 말 공격이 1점으로 끝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리드오프 박태완이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간 이후 2번 오재원이 희생 번트를 댔으나, 상대 포구 실책으로 순식간에 무사 1, 3루 상황이 만들어졌다. 바로 이 상황에서 3번 김승주가 들어섰다. 김승주가 친 타구는 중견수 쪽으로 향하여 그 앞에 '뚝' 떨어졌다. 안타임을 확인한 1루 주자가 바로 2루로 향했으나, 타구 비거리가 짧아서 충분히 2루 승부가 가능했다. 이 상황 속에서 3루 주자 박태완은 홈인한 상태. 그러나 2루로 향한 1루 주자의 아웃이 선언됐다. 중견수의 2루 송구가 빨랐다는 2루심의 판단이었다. 바로 이 순간, 유신고 학부모들도 "이건 아니다!"라면서 관중석에서 크게 항의를 했다. 그러는 한편, 카메라로 담은 당시 영상을 본지에 제보했다.
동영상 분석 결과, 중견수의 2루 송구와 1루 주자의 2루 도달 시점은 상당히 미묘하게 차이가 있었다. 거의 동시에 이루어졌다고 볼 수도 있었지만, 대체로 세이프 판정을 내려도 이상할 것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2루심은 아웃을 선언, 무사 1, 2루가 될 수 있었던 상황이 1사 1루로 바뀌었다. 결국 여기에서 추가점을 내지 못하면서 유신고는 강롱고에 역전을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유신고 학부모측에서는 이러한 판정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당시 심판 배치를 문제삼았다. 주심을 제외한 1~3루심이 강원도협회 소속 심판이라는 점이었다. 이러한 배치 때문에 경기권역 소속이었던 유신고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정황과 결과만 놓고 보면, 유신고 학부모측의 입장도 충분히 수용할 만하다. 다만, 심판 배치와 관련된 규정은 없기에 이와 관련한 운영상 문제는 협회 스스로 조심했어야 했다는 목소리도 충분히 나올 만했다.
유신고 학부모측에서는 "이 경기가 납득할 만 한 판정이 이루어졌다면, 심판 배치가 어떠했던 간에 우리 모두 승복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전개가 유신고에 불리할 수밖에 없은 상황이었다. 학생들 경기에 적어도 의혹은 없어야 할 것 아닌가. 이 경기 패배로 우승을 놓친 우리는 황금사자기에 진춯할 수 없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물론 1회 상황에 대해 아웃 판정이 맞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협회는 모든 경기를 의혹 없이 진행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볼/스트라이크 판정은 로봇으로 정리되어 누구도 불만을 가질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지만, 아직 루상의 아웃/세이프 판정은 '사람의 눈'을 믿어야 하는 상황이다.
모두에게 만족을 줄 수는 없을지언정, 누구도 깔끔하게 승복할 수 있는 경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 협회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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