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연 앞 나약한 인간의 모습…어윈 올라프의 흑백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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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속 거대한 폭포와 대조되는 작은 인간들, 웅장한 바위산 속 작은 남성의 뒷모습.
네덜란드의 유명 사진작가 어윈 올라프(에르빈 올라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자연의 힘을 거스르며 살아온 인간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됐다.
바위산 앞에 서 있는 작가의 모습 역시 자연 앞에서 작아지는 인간의 모습을 대변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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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깊은 산속 거대한 폭포와 대조되는 작은 인간들, 웅장한 바위산 속 작은 남성의 뒷모습.
네덜란드의 유명 사진작가 어윈 올라프(에르빈 올라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자연의 힘을 거스르며 살아온 인간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됐다.
올라프는 독일과 오스트리아 국경의 알프스로 들어가 대자연과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대비시킨 흑백 사진 연작 '숲속에서'(Im Wald)를 작업했다.
청와대 옆에 있는 공근혜갤러리에서 4일부터 전시 중인 '숲속에서' 연작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200호 크기의 '폭포 앞에서'다. 사실주의 회화를 연상케 하는 느낌의 컬러 사진 작업을 주로 해 왔던 작가는 이번 작업에서 강렬한 흑과 백의 명암을 이용해 자연의 위대함과 냉담함을 부각한다.
'절벽 앞에서'에 등장하는 남성은 작가 자신이다. 선천성 폐기종을 앓는 작가는 알프스에서 촬영하면서 산소 호흡기에 의존해야 했다. 바위산 앞에 서 있는 작가의 모습 역시 자연 앞에서 작아지는 인간의 모습을 대변하는 듯하다.
섬세하게 연출된 사진들은 전반적으로 고전적인 분위기를 풍기지만 자세히 보면 이질적인 요소가 숨어 있다. '호수에서' 작품 속 광활한 호수에서 배를 타고 관광하는 여인은 럭셔리 브랜드의 핸드백을 들고 있고, 19세기 독일 명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안개 속에서'에 등장하는 소년은 고전적인 복장을 하고 있지만 손에는 페트병이 든 비닐백을 들고 있다. 작가는 이처럼 21세기 현대 문명을 나타내는 소품을 활용해 소비문화가 가져오는 환경오염 문제를 간접적으로 지적한다.
전시장에서는 작은 크기로 작가가 직접 인화한 작업과 작품 제작과정을 담은 영상도 볼 수 있다. 전시는 6월3일까지.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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