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본토서 30분만에 평양 타격가능 새 ICBM `센티넬` 개발
재진입체 속도 빨라지고 요격 어려워
475kt 규모 W87-1 핵폭탄 탑재…전문가 "뉴스타트 준수하며 핵억제력 강화 의도
미국이 본토에서 발사 후 30분 만에 평양 등을 타격할 수 있는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거의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센티넬'(LGM-35A Sentinel)로 이름붙어진 새 ICBM은 실전 배치된 지 50년이 넘은 '미니트맨3'(LGM-30A) ICBM을 대체한다. 연내 첫 시험 비행을 마치고 오는 2029년부터 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센티넬은 지금의 미니트맨3보다 크기는 작지만 화력과 정밀도가 향상되며 대기권 재진입체 속도도 빨라진다. 적의 요격은 한층 어려워질 전망이다.
ICBM은 전략핵잠수함(SSBN), 장거리 폭격기(B-52H·B-2A)와 함께 미국의 3대 핵전력(nuclear triad)으로 꼽힌다. 미국의 새 ICBM 개발은 노후 ICBM을 대체하는 목적도 있지만, 미국과 러시아 간 핵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New Start)을 저촉하지 않는 선에서 핵억제력을 강화하려는 의도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센티넬의 자세한 제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미니트맨3보다 전반적으로 성능이 업그레이드된 것으로 평가했다.
미국은 새 ICBM을 2029년 실전 배치한 이후에도 2075년까지 36년 동안 계속해 개량해나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 ICBM 센티넬은 기본적으로 중국과 러시아의 미사일방어망을 뚫을 수 있는 성능을 갖추는 것이 목표다. 일단 미니트맨3보다 크기가 작고 대기권 재진입체(Mk21A)의 속도를 높이도록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에서 ICBM을 교란하는 행위를 막는 '항재밍' 성능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W87-1 핵탄두를 탑재하는데 위력은 475kt(킬로톤·1kt은 TNT 1000t 폭발력)에 달한다. 미니트맨3에 탑재되는 W87 기본형(300kt)보다 무려 175kt가량 더 세다.
새 ICBM이 첫 시험비행을 성공리에 마치면 중국과 러시아가 느끼는 위협이 상당할 것이라고 박철균 전 국방부 군비통제검증단장은 설명했다. 미국이 1980년대 '퍼싱-2'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을 개발해 유럽 등에 실전 배치했을 때 소련 수뇌부는 '머리에 피스톨을 겨눈 것과 같다'라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박 전 단장은 "미국이 새 ICBM을 개발하는 것은 핵억제력의 3대 요소(능력, 의지, 인식)를 신장시키려는 의도"라며 "전반적으로 성능을 개량해 정밀·정확성 등 핵억제 능력을 높이려는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센티넬은 고체엔진 3단 ICBM이다. 지난 3월 유타주의 시험장에서 이뤄진 1단용 고체엔진 추진체 시험 장면이 공개되기도 했다. 당시 공군 핵무기센터는 처음으로 실시된 지상 연소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평가한 바 있다.
2014년부터 시작된 센티넬 개발 프로그램에 따라 400발의 미니트맨3을 폐기하고 대신 400발의 새 ICBM을 배치하게 된다. 450개의 지하 발사시설(사일로)을 업그레이드하며, 와이오밍주와 몬태나주, 노스다코타주 등에 있는 600개 이상의 관련 시설을 현대화한다.
미국의 ICBM 사일로는 강화 케이블로 지하 발사통제센터와 연결되어 있고, 장교 2명이 통제센터에서 24시간 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통제센터에는 대통령, 국방부 장관과 즉각 연결되는 핫라인이 깔려 있다.
센티넬은 와이오밍의 워런 기지, 노스다코타의 미노트 기지, 몬태나의 말름스트롬 기지를 기반으로 운용된다고 미 공군은 설명했다.
미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억제 또한 ICBM 등 핵전력을 현대화하는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북한은 지난 2월 '화성-15형'과 '화성-17형' 등 액체연료 엔진의 ICBM에 이어 4월에는 첫 고체연료 ICBM인 '화성-18형'을 발사했다.
미국 지구권타격사령부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고 한국과 미국 본토 방어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느냐'는 미국의소리(VOA) 질문에 "미국은 3대 핵 전력을 모두 현대화하고 있다"면서 "미국 공군의 지상 기반 센티넬 무기체계를 탑재한 ICBM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새 ICBM 개발은 중국과 러시아뿐 아니라 북한 핵위협에 대처하는 것도 목적이라는 것이다.
미군 수뇌부는 북한의 ICBM 개발 능력을 '안보 위협'으로 인식한다. 미국에서 핵무기 운용을 총괄하는 전략사령부의 앤서니 코튼 사령관은 지난 3월 9일(현지시간) 상원 군사위에 출석해 "북한은 2022년에 전례 없는 규모의 미사일 발사를 감행했으며 KN-28로 불리는 새 ICBM은 안보 위협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화성-18형'이 지난 2월 인민군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공개되자 미국은 이 미사일을 'KN-28'로 명명했다.
코튼 사령관은 북한과 중국, 러시아 위협을 모두 거론하며 "확장억제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핵억제력으로 가능하다"면서 "우리는 3대 핵전력(triad)의 모든 분야와 핵 지휘·통제·통신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 공군 핵무기센터도 "센티넬 ICBM은 미국 3대 핵전력의 현대화를 나타낸다"며 "핵억제력은 국방부의 최우선 과제이며, 전 세계의 모든 미국 군사 작전을 뒷받침한다"고 거들었다.
북한은 2021년 1월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의 핵심 5대 과업으로 △극초음속 무기 개발 △초대형 핵탄두 생산 △1만5000㎞ 사정권안의 타격명중률 제고 △수중 및 지상 고체발동기 ICBM 개발 △핵잠수함과 수중발사 핵전략무기 등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ICBM 타격명중률 제고'는 궁극적으로 미국 ICBM처럼 ICBM 탄두부에 '다탄두 각개목표 재돌입체'(MIRV)를 탑재하는 방향으로 가겠다는 뜻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MIRV와 대기권 재진입체 기술을 확보해 ICBM에 적용하면 이론적으로 평양에서 발사해 워싱턴과 뉴욕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현철기자 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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