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대출 1000조 중 70%가 다중채무자···비은행권은 40%
1000조원을 넘긴 자영업자 대출의 70%가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 대출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중채무자는 금리가 오르거나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 빚 돌려막기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는 취약채무자로 분류된다. 자영업자 대출에서 비은행권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40%에 가까워졌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은 7일 한국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4분기 자영업자 대출 잔액 1019조8000억원 중 다중채무자의 대출 잔액은 720조3000억원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자영업자 전체 대출은 909조2000억원에서 110조6000억원 증가했는데 다중채무자 대출이 630조5000억원에서 89조8000억원 늘어나면서 대부분을 차지했다.
자영업자 차주(대출 받은 사람)는 262만1000명에서 307만명으로 44만9000명(17.1%) 늘었다. 이 중 다중채무자이면서 신용이 낮거나(7~10등급) 소득이 낮은(하위 30%) 취약차주는 28만1000명에서 33만8000명으로 5만7000명(20.3%) 증가했다.
업권별로는 비은행권 비중이 높아졌다. 지난해 말 자영업자 대출잔액에서 은행권 대출은 618조5000억원(60.6%), 비은행권은 401조3000억원(39.4%)이었다. 1년 전에는 은행권 대출이 586조3000억원(64.5%), 비은행권이 322조9000억원(35.5%)이었다. 은행권 대출잔액은 5.5% 늘어난 반면 비은행권은 24.3% 증가했다.
비은행권 중에서도 상호금융권의 자영업자 대출은 240조4000억원에서 299조1000억원으로 26.8% 증가했다. 저축은행도 23조2000억원에서 30조1000억원으로 20.7% 증가했다. 보험은 13조원에서 15조원으로 16.9%, 여신전문업은 23조7000억원에서 26조원으로 9.7% 각각 늘었다.
자영업자 대출 전체 연체율은 2021년 말 0.16%에서 지난해 말 0.26%로 0.10%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다중채무자의 연체율은 0.8%에서 1.1%로 0.3%포인트 상승했다.
진선미 의원은 “지난해 계속된 기준금리 인상으로 급증한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을 낮추고 상환 능력을 높이는 맞춤형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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