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인물?…판도라 상자 열리나[CFD 주가 후폭풍③]
기사내용 요약
금감원, 키움 외에 다른 증권사들 검사 확대
라덕연 김익래외 제3 인물 가능성도...업계 촉각
[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 사태로 드러난 주가 조작 사건에 금융당국과 검찰이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주범이 누굴지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는 자금 흐름 추적이 본격화되는 만큼 그동안 언급되지 않았던 유명인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차액결제거래(CFD)와 관련해 3일부터 키움증권에 대한 검사에 착수했다. 이번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해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관여했는지를 조사할 방침이다. 김 회장이 폭락 사태를 예견하고 미리 매도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폭락사태 최초 시발점으로 주목된 김 회장의 다우데이터 대량 매도가 수사를 통해 사건과의 연관성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키움증권에 대한 CFD 검사를 시작으로 나머지 주요 증권사들에 대해서도 조만간 검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금감원이 키움증권에서 다른 증권사로 검사 대상을 넓힌 것은 CFD계좌를 전수 조사해서라도 자금 흐름을 잡고 주가조작 작전세력을 뿌리 뽑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위고하나 재산의 유무 또는 사회적 위치 고려 없이 신속하고 엄정하게 조사하겠다"고 엄정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라덕연 H투자자문업체 대표와 김익래 다움키움그룹 회장 외에 제3의 인물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도 이번 사태가 발생하기 전 지난달 17일 시간외매매(블록딜) 방식으로 10만주를 주당 45만6950억원에 매도해 467억원 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중명 전 아난티그룹 회장도 주가 조작 세력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억울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주가조작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인원은 정재계 인사, 유명 연예인, 의사 등 1000명이 넘는다. 주가 조작 정황을 사전에 알고도 묵인 또는 방조했다면 공범으로 처벌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법조계 시각이다.
이와함께 CFD 투자자들의 손실이 발생하자 거래를 중개한 증권사들에서 수천억원 대의 미수채권 손실이 발생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SG증권발 매물 출회로 하한가를 기록했던 8종목에서 CFD 관련 미수채권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체 피해규모는 수척억원대로 추정된다.
금융당국도 뒤늦게 CFD 관련 제도를 손질에 나섰다. CFD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위험 관리 등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CFD 장벽을 높이는 방향으로 신속한 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금융위는 2019년에 투자를 촉진하겠다며 CFD 요건인 전문투자자 자격을 완화했고, CFD 문턱이 낮아지자 각 증권사들은 홍보에 열을 올렸다.
CFD는 실제 기초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가격변동을 이용한 차익을 목적으로 매매해 진입가격과 청산가격의 차액을 당일 현금 정산하는 장외 파생상품 거래다. 증거금률은 증권사들이 종목별로 40∼100% 수준에서 설정할 수 있어 최대 2.5배 레버리지(차입) 투자가 가능하다.
금융위는 CFD의 제도상 보완이 필요한 특성으로 ▲실제 소유자는 개인임에도 외국계 증권사가 매수한 것으로 표기되는 점 ▲신용융자와 달리 증권사 신용공여한도(자기자본의 100%)에 미포함되는 점 ▲종목별 매수 잔량 등의 공시 미비 ▲투자자의 대부분이 개인 전문투자자로 구성된 점 등을 꼽았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차액결제거래가 일반 신용융자와 다른 지점들을 집중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액결제거래는 레버리지 투자라는 점에서는 신용융자와 비슷하지만, 실제 투자자가 아닌 증권사 명의로 주문이 제출된다. 종목별 차액결제거래 매수 잔량도 공시되지 않는다. 투자자들이 익명성 뒤에 숨어 각종 불공정거래 행위를 벌일 여지가 있다.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 이를 파악할 수 있는 정보도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전문투자자 자격 요건을 다시 강화하거나, CFD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안, 투자에 한도를 두는 방법 등도 거론된다.
정의연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는 "3년 전 2020년 코로나19 때 코스피가 1457까지 내려갔을 때도 CFD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으며, 2년 전 빌황 사태 때도 CFD가 증시 뇌관이 될 수 있었다는 여론이 있었다"며 "두번의 큰 비상벨이 울렸음에도 근본적 대책을 수립하지 않고 넘긴 것이 이번 사태를 불러왔다"며 CFD 제도 개선을 강력히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o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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