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풍향계] 여당은 줄징계·야당은 줄탈당…여의도 '잔인한 봄'

장윤희 2023. 5. 7.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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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봄날의 한가운데에 있어야 할 5월이지만 여의도 날씨는 그 어느 때보다 냉랭합니다.

여당 최고위원들은 각종 논란을 일으키며 줄징계를 앞뒀고, 제1야당 민주당에선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된 인물들의 줄탈당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주 여의도풍향계에서 장윤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계절의 여왕으로도 불리는 5월이 왔습니다. 한낮에는 초여름처럼 무더운데요.

하지만 여의도에는 여전히 한겨울의 칼바람이 가시지 않은 모습입니다.

여당은 최고위원들 징계 문제로, 야당은 돈봉투 의혹 사태로 꽁꽁 얼어붙어 있는 겁니다.

당장 8일 징계 심사를 본격화하는 국민의힘 상황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설화에 휩싸인 김재원, 태영호 두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5·18'과 '4.3' 관련 발언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김재원 최고위원은 지난 한 달 활동을 중단한 뒤, 최고위에 복귀했지만 지도부 표정은 굳어 있습니다.

<김재원 / 국민의힘 최고위원(지난 1일)> "우리 당 지지자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죄송스럽고 송구스러운 마음이었습니다."

태영호 최고위원은 JMS 관련 SNS 게시물, 4·3 발언으로 함께 징계 대상에 올랐습니다.

설상가상으로 태 최고위원은 대통령실의 '공천 개입' 논란을 촉발한 녹취록, '쪼개기 정치 후원금 의혹'에도 휩싸였습니다.

<태영호 / 국민의힘 최고위원(지난 3일)> "다시 한번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과는 최고위원 발언 방향이나 공천에 대해 그 어떤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힙니다."

태 최고위원은 의혹을 부인하며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지만, 중징계가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당내 부정적 여론은 고조되는 분위기입니다.

<이철규 / 국민의힘 사무총장(지난 4일)> "있지도 않은 일을 갖고 다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사실과 다른 표현을 했다고 하는데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김기현 대표는 당 윤리위에 추가 의혹들까지 합쳐 태 의원에 대한 징계 심사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김기현 / 국민의힘 대표 (지난 3일)> "상당한 부담을 당에 주게 되었다는 점에서 평가해야 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윤리위가 긴급회의까지 소집해 기존 심사 사유에 더해 녹취록 논란까지 병합심사키로 하면서 8일 내려질 징계 결과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돈봉투 의혹으로 코너에 몰린 민주당은 특히 태 최고위원의 녹취록 문제를 고리로 대통령실의 '공천 개입 의혹'을 파고들며 역공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정국 반전은 버거워 보입니다. 오히려 이재명 대표의 검찰 수사에 이어 전당대회 돈봉투라는 사법리스크가 더해지고 당내 마찰음까지 터져나오며 풀어야할 과제가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2021년 전당대회에서 송영길 전 대표 당선을 위해 돈 봉투를 돌렸단 의혹을 받는 윤관석·이성만 의원은 결백을 호소해왔습니다.

하지만 검찰의 압수수색 3주만에 결국 탈당했습니다.

<윤관석 / 더불어민주당 의원(지난 3일)> "저는 오늘부로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민주당을 탈당하기로 결단을 내렸습니다."

<이성만 / 더불어민주당 의원(지난 3일)> "탈당을 하고 법적 투쟁으로써 진실을 밝혀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당내에서 '돈 봉투' 대응이 미온적이라며 탈당론, 출당론이 분출하자 결국 지도부가 탈당 설득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도부는 송 전 대표 자진 탈당에 이어 한숨은 돌렸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지난 3일)> "본인들이 당을 위해서 결단하신 거니까 그렇게 판단해 주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의원들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탈당 발표 약 5시간 후 진행된 의원 총회는 지도부를 향한 성토의 장으로 전개됐습니다.

당이 "돈 봉투 의혹 문제를 절박하게 다루지 못했다" "두 의원의 거취를 지도부가 사실상 방치했다'는 비판이 쏟아졌고, "지도부가 지금이라도 당내 조사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발언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빗발친 비판에 지도부는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했습니다.

<박광온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지난 3일)> "오늘 두 의원의 탈당으로 이번 사건이 끝났다거나 어려움을 넘겼다거나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도부는 쇄신안 마련에 나섰지만 대의원제 개편 등 그 방향을 두고 이견이 여전해 넘어야할 산이 많아 보입니다.

또한 수사 향배에 따라 돈 봉투 사건에 연루된 의원이 늘어나거나,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올 경우 그 대응을 놓고 진통이 예상됩니다.

소속 의원들의 논란에 국민의힘은 징계의 칼을, 민주당은 탈당 카드를 빼어들었습니다.

그 원인과 해법은 다르지만, 총선을 앞두고 더 이상의 여론 악화를 막아야한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의도에 봄날은 찾아올까요.

여야 모두 뒤숭숭한 5월을 맞이한 것은 명확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여의도풍향계였습니다.

#국민의힘 #징계 #태영호 #김재원 #민주당 #돈봉투 #탈당 #쇄신

PD 김선호

AD 허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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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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