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영 "父, 암 투병 母 위해 100평 카페+별장 구입…재산 다 써"

이은 기자 2023. 5. 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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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2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 방송 화면


가수 현진영(본명 허현석)이 위암 투병하던 어머니를 낫게 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던 아버지의 모습을 회상했다.

지난 6일 방송된 KBS2 예능 프로그램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에서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모신 납골당을 찾는 현진영 오서운 부부의 모습이 그려졌다.

/사진=KBS2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 방송 화면

이날 방송에서 현진영은 아버지인 1세대 재즈 피아니스트 故 허병찬에 대해 "제 음악 인생이나 삶에서 친구 같은 분이지만 제가 의지하는 분이었다. 공부하라는 소리보다는 피아노 연습하란 소리를 더 많이 들었다. 제가 곡을 만들면 제일 먼저 듣는 분이 아버지였다"고 기억했다.

오서운은 "무뚝뚝하다기보다 말수가 별로 없으셨고 가끔가다 옆에 앉으셔서 '너는 얼굴이 작고 예뻐서 좋다' 이런 말을 해주셨다. 예쁨 받는 며느리였다"고 말했다.

현진영은 납골당에 놓은 물건들을 하나씩 닦으며 아버지와의 추억을 돌아봤다. 그는 자신의 앨범 '소리쳐 봐'를 꺼내들며 "이거 딱 나왔을 때 아버지가 얼마나 자랑스러우셨을까. 뿌듯하셨을까"라며 자신의 히트곡을 채 듣지 못하고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워했다.

이어 "아버지 젊으셨을 때 썼던 안경. 이거 아버지가 쓰고 나가면 진짜 '이거 쓰고 싶다' 이런 생각 많이 했었다"며 젊은 시절 아버지를 기억하기도 했다. 오서운은 "아버님 잘 생기셨다. 연주하는 거 좋아하셨다. 멋있지"라며 공감했다.

현진영은 "우리 아버지 연주는 진짜 끝내주셨다. 위에서 지켜주셔서 이런 결과를 이룬 거라고 생각하는데 오늘은 아버지한테 뭐 물어보려고 한다"며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흐린 기억 속의 그대' 만들었을 때 아버님이 '괜찮네'라고 했다. 근데 그거 어떻게 됐냐. 최고 히트했다. 아버지의 반응을 듣고 싶다"라며 신곡을 공개했다. 이어 "이 뒤에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오늘 꿈에 나와서 얘기해달라"고 부탁했다.

/사진=KBS2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 방송 화면


이 모습을 지켜본 오서운은 "아버님이 살아계실 때 '진영이 사람 좀 만들라'고 하셨다. 그래서 내가 '아버님도 못 만들었는데 제가 어떻게 해요'라고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현진영은 "아빠도 엄마 말 엄청 안 들어놓고"라며 "옛날에 어땠는지 아냐. 아버지가 한겨울에 위문 공연 가는데 자기는 군인들이 언제 슬퍼하는 지, 언제 힘들어하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군인들의 마음을 알아야 하니까 마당에서 잔다고 했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이를 들은 오서운은 "당신보다 낫다. 집은 안 나가시지 않았냐"고 핀잔을 줬고, 현진영은 "(내가 아버지) 자식이니까 업그레이드된 거다"라고 받아쳐 웃음을 안겼다.

/사진=KBS2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 방송 화면


현진영은 위암 투병하던 어머니를 지극정성 돌봤던 아버지를 기억하기도 했다.

현진영은 "아버지가 엄마를 진짜 사랑하긴 했다. 엄마가 너무 아파하니까 위암이시니까 하고 싶다는 건 다 해주셨다. '커피숍 해봤으면 좋겠어'라고 하면 명동에 100평 넘게 열어주고, 친구들이랑 화투를 칠 때 막 웃고 아프단 소리 안 하니까 근처에서 화투치라고 화투 치는 집까지 다 사줬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그 많던 재산을 엄마 병 낫게 하려고 다 쓰셨다. 엄마 아프고 간호하고 이런 데는 그냥 속된 말로 물불을 안 가리셨다"고 털어놨다.

이어 현진영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저희 어머니가 오랫동안 위암 투병 생활을 하셨다. 8년 투병 생활을 하다 돌아가셨는데 어떻게든 엄마를 낫게 하실려고 노력하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스피커 하나에 주문이 나오는 테이프 하나인데, 주문을 물에 들려주면 생명수가 되고 환부에 대면 환부가 낫는다는 걸 몇 천만원을 주고 사오셨다. 딱 봐도 사기이지 않나. 모든 걸 어머니 하나만을 위해 전 재산을 다 쓰셨다. 아버지가 정말 엄마한테 최선을 다하셨구나. 모든 걸 헌신하는 그런 사랑이었구나"라고 기억했다.

현진영은 "그런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마음 아프고 힘들어 하신 것이 우리 엄마 돌아가실 때 옆에 있었는데도 알지 못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날 '아악'하고 소리가 났다더라. 나중에 얘기 들었는데 아버지가 (병 간호로) 3일을 한숨도 못 주무셨는데, (어머니가) 당신이 돌아가실 것 같으니까 아버지 깨우려고 소리를 지르고 그러셨다더라. 그런데 아버지가 잠에 푹 빠지신 거다. 그게 한이 된다는 이야기를 하셨다"며 탄식했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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