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왕조를 지켜온 '충신'의 외침, "승리 갈구하기 전, 축구로 어떤 메시지를 줄 것인가부터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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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축구."
최철순은 "이기는 걸 갈구하는 게 아니다. 어떤 축구를 할지 팬들에게 메시지를 주는 것. 이기는 게 아니라 승리가 따라오는 축구를 하는 것이다. 아직 리그는 끝나지 않았다. 선수들이 팬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줄지 생각해야 한다. 우리, 전북은 앞으로 이런 축구를 할 거다, 라는 메시지.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축구를 해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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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축구."
지난 5일, 전북 현대(이하 전북)는 서울에 위치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3 11라운드 FC 서울(이하 서울)전을 치렀다. 경기 결과는 1-1, 무승부였다. 쇠락한 전북이 리그 최상위권의 서울을 상대로 승점을 얻어온 90분이었다.
요즘 전북은 옛날 같지 않다. K리그1을 지배하던 시기가 머나먼 과거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2023시즌 개막 후 하위권을 맴돌다가 김상식 감독이 팀을 떠나는 일까지 발생했다. 매년 리그 우승이 목표인 팀에 납득하기 어려운 시간이 계속되고 있다. 브라질리언 구스타보가 '전북의 위치'에 화를 금치 못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오래도록 전북 왕조를 지켜온 '충신' 최철순에겐 더더욱 답답한 시기일 수밖에 없다. 전북이 그저 그런 클럽에서 '최강'이 되는 과정을 지켜본 최철순이기에, 그룹이 망가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는 건 견디기 힘들다. 그래서 최철순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들을 열거했다.
서울전을 마친 최철순은 "경기는 그렇게 썩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면서 "(감독님 사퇴 건은) 미팅을 통해 알았다. 경기 전날(4일)이었는데, 선수들끼리 착잡한 마음이었다. 일단 어떻게 분위기를 잡고 경기할지 고민했다"라고 운을 뗐다.
최철순은 현재의 전북은 승리보다는 '축구를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 또 강조했다. 최철순은 "이기는 걸 갈구하는 게 아니다. 어떤 축구를 할지 팬들에게 메시지를 주는 것. 이기는 게 아니라 승리가 따라오는 축구를 하는 것이다. 아직 리그는 끝나지 않았다. 선수들이 팬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줄지 생각해야 한다. 우리, 전북은 앞으로 이런 축구를 할 거다, 라는 메시지.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축구를 해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근래의 전북은 색깔을 잃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목적이 불분명했고, 특유의 '닥공(닥치고 공격)' 기조도 사라진지 오래였다. 때문에 전북을 지켜보고 지지하는 이들로서는 방향성이 무엇인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태였다. 또한 본래의 방향성을 지키지 못한 데서 오는 안타까움이나 분노도 마음속에 점점 잦아들 수밖에 없었다. 이런 감정을 잘 아는 최철순이기에 승리보다는 '축구로 어떤 메시지를 건넬 것인가'부터 역설한 것이다.
더불어 최철순은 전북이 처한 현실을 납득하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최철순은 "개선은 혼자가 아닌, 선수들이 모인 팀으로 해야 한다. 평생 1등만 할 수는 없다. 빠르게 이 자리를 받아들이고, 우리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멘탈부터 뜯어고쳐서 준비해야 한다. 선수들이 이런 점을 인지하는지는 모르겠으나, 가능한 한 꾸준하게 말을 해주고 있다. 우리는 색깔 있는 전북다운 축구를 해야 한다. 또한 닥공도 좋지만, 이기려면 수비부터 최대한 안정감을 가져야 한다"라고 소신껏 견해를 밝혔다.
전북에 남은 최고참이자 원 클럽 맨, '영광의 시대'를 가장 또렷하게 기억하는 왕조의 '충신.' 그래서 최철순의 이야기로부터 모든 걸 다시 시작하는 건 퍽 자연스러운 일이다. 어떻게 해야 팀이 만들어지는지,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 아는 최철순이기에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그러니 일단 전북은 그들의 축구를 어떤 식으로 구현할지부터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녹색 왕조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리모델링은 불가피해졌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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