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경인 세브코리아 대표 "꿈은 소비자와 평생 함께 하는 것입니다"
소비자 향한 열정으로 현지화 주도…"핵심은 코팅 기술력"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제 꿈은 한국 소비자와 평생 함께 가는 것입니다. 방탄소년단(BTS)이 항상 아미(Army)를 기쁘게 해주려는 것처럼 저도 한국 소비자들에게 더 큰 기쁨을 줘서 마음속에 테팔을 심고 싶습니다."
경복궁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서울 종로구 케이트윈타워 그룹세브코리아 본사서 만난 팽경인 대표의 말이다. 팽 대표는 그룹세브(Groupe SEB) 한국지사 대표를 2009년 9월부터 14년 동안 맡고 있다.
그룹세브는 1857년 프랑스에서 설립된 주방용품·소형가전 전문 기업이다. SEB는 '프랑스 버건디 지방의 주방용품을 만드는 회사'라는 의미다. 국내에선 테팔(Tefal) 프라이팬과 주방기기, 다리미로 유명하다.
그룹세브의 핵심 가치는 '혁신'과 '확장'이다. 혁신 제품이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일념으로 매년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주요브랜드로 △테팔 △로벤타 △물리넥스 △크룹스 등과 프리미엄 브랜드로 △WMF △실리트 등 30여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팽 대표는 1997년 그룹세브코리아가 설립될 때 구성원으로 합류했다. 마케팅디렉터로 10년, 세일즈디렉터로 2년을 근무한 후 대표에 올랐다. '그룹세브코리아=팽 대표'라고 할 만한 경력이다.
문화적으로 차이가 있는 프랑스 기업의 지사 대표로 평생을 함께 가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팽 대표와 대화를 나누면서 질문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다.
팽 대표가 '소비자'라는 단어를 말할 때마다 반짝이는 눈빛과 빨라지는 말에서 뜨거운 에너지가 느껴졌다. 소비자를 향한 사랑과 열정이 원동력이었다.
팽 대표는 "테팔 마케팅 담당으로 3년 정도 근무했을 무렵부터 한국 소비자들이 테팔을 알아주고 좋아해 주기 시작했다"며 "그때 전 끊임없이 성장하고 싶어 했지만 처음부터 최고경영자가 되겠다는 꿈을 가졌던 건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마케팅 디렉터가 됐을 때 최고 책임자인 대표이사에 오르고 싶단 생각을 했고 그룹도 같은 지향점을 가지고 제가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해줬다"며 "대표가 된 이후 저를 움직이는 큰 힘은 소비자를 위해 더 나은 제품을 개발해 제 때 출시해야 한다는 사명감"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꿈에 대해선 "테팔은 기존 제품보다 디자인과 기능 면에서 더 나을 거라는 기대감을 주는 브랜드로 성장했고 그 기대에 부합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며 "테팔과 WMF를 100년 이상 소비자 곁에 있는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했다.
테팔은 현지화 전략으로 우리나라 주부들 마음을 사로잡으며 주방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여기엔 팽 대표의 설득과 노력이 있었다. 팽 대표는 지금도 수시로 프랑스 본사 R&D센터에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팽 대표는 "제가 대표가 되기 전까진 프랑스 본사에서 온 경영진이 대표를 맡았다"며 "2009년 한국인 최초로 대표가 됐을 때 뿌듯했다. 대표가 된 이후 마케팅·세일즈 디렉터 경험을 바탕으로 현지화 전략을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한국형 냄비 트레져는 그가 주도한 대표 현지화 제품이다.
팽 대표는 트레저 시리즈를 사용빈도 높은 △뚝배기 △라면냄비 △찌개 냄비 △국 냄비 △전골냄비 등으로 구성했다. 냄비별 필요한 기능을 담으면서 국내 디자이너가 전통 감성을 살려 디자인했다. 냄비 이름도 국문 그대로 사용했다.
라면냄비는 짜장 라면을 끓일 수 있도록 양쪽에 따름 홀을 만들었고 뚝배기와 찌개 냄비는 국물이 맛있도록 뚜껑 내부에 돌기를 만들어 아로마 효과를 냈다. 국물 넘침 방지 기능도 추가했다.
팽 대표는 "냄비는 주부에게 감성적 의미가 중요한 주방기기기 때문에 기분을 전환시켜줄 만큼 예쁜 디자인으로 만들고자 했다"며 "한식인 국이나 찌개는 볶다가 끓이는 경우 많아 코팅 냄비가 필요한데 코팅 기술은 테팔의 최고 강점으로 자신 있다"고 언급했다.
팽 대표 주도 하에 테팔은 더 건강한 프라이팬을 만들기 위한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프라이팬 품질은 △코팅 내구성 △눌어붙지 않는 성능 △기초소재 △바닥 변형방지 기술 △열전도율 △열보존율 △열센서 △인덕션 효율 △안전성 △사용 편의성 등 복합적인 요소에 의해 좌우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팽 대표는 "프라이팬은 단순해 보이지만 온갖 기술이 집약된 주방기기"라며 "알루미늄, 스테인리스스틸 등의 기초 소재, 프라이팬을 코팅하는 코팅 소재, 접착 방식, 바닥 기술 등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음식이 눌어붙지 않은 속성과 코팅이 긁히지 않은 속성은 상충하기 때문에 최적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코팅 기술의 핵심"이라며 "최근 염분과 부식에 강한 크리스털 티타늄 코팅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제품을 선보였는데 반응이 좋다"고 했다.
한국지사 대표로 14년간 본사와 소통에 어려움은 없었을까.
팽 대표는 "본사와 지사 간 문화적으로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소비자들의 일상생활을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들겠다는 그룹의 지향점을 공유하며 소통하고 있다"며 "다만 우리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는 아직도 본사가 적응하기 버거워하는 부분"이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그룹의 핵심가치 중 하나가 '사람에 대한 존중'(Respect for People)이어서 열심히 하는 대로 인정하고 존중하고 저희 의견을 충실히 반영한 제품을 잘 만들어 준다"며 "하지만 성격 급한 한국인을 만족시키기 위해선 본사에 계속 푸시를 해야 하는 점이 있다"고 귀띔했다.
팽 대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소비자 중심, 그리고 소통이다.
유럽에서 먼저 만들어진 용어라고 하더라도 한국 소비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한글(Themo spot-열센서·Ingenio-매직핸즈 등)로 표현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팽 대표는 '성공하는 사람은 주인중심, 실패하는 사람은 자기중심'이라는 문구가 좌우명이라며 지론을 펼쳤다.
"저에게 있어 주인은 직원과 소비자, 고객사들입니다. 주인 중심 가치를 실현하고 성과를 내려면 소통과 공감이 매우 중요하죠. 직원들에겐 저를 바라보지 말고 저와 함께 소비자를 바라보자고 당부하곤 합니다. 방향은 일치시키되 서로 다른 위치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통합하는 것이야말로 회사와 직원이 함께 발전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팽경인 그룹세브코리아 대표이사 약력
△1963년생 △이화여대 사회학과 석사 △A.C. 닐슨코리아 조사연구원 △코닝한국지사(現 코렐브랜드) △1997년 그룹세브코리아 마케팅 차장·부장·이사·상무이사 △2007년 그룹세브코리아 영업 상무·전무이사 △2009년 그룹세브코리아 대표이사 △KCMC(다국적기업 최고경영자협회) 부회장 △한국장학재단 사회리더 대학생 멘토 △ECCK(유럽상공회의소) 주방가전위원회 위원장 △WCD(세계여성이사협회) 이사 △밥상공동체 연탄은행 이사 △2020년 여성가족부장관 표창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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