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구렁이 산다…야생 동식물 가장 많은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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쫑긋 솟은 귀 사이로 뾰족한 뿔이 솟은 산양, 고양이를 닮은 귀여운 외모에 표범무늬로 둘러싸인 삵, 작은 눈에 하얀 목도리를 걸친 수달. 동물사전에서나 볼 법한 멸종위기 동물들이 인구 1000만 대도시 서울에 인간과 함께 살고 있다.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산양은 서울에서는 2018년 용마산에서 처음 목격된 이후 2020년 인왕산, 2021년 안산에서도 흔적이 발견됐다.
서울시는 서울에 사는 야생생물을 직접 만나볼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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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동·식물 모두 5516종 서식
북한산·탄천 야생생물 가장 많아
쫑긋 솟은 귀 사이로 뾰족한 뿔이 솟은 산양, 고양이를 닮은 귀여운 외모에 표범무늬로 둘러싸인 삵, 작은 눈에 하얀 목도리를 걸친 수달…. 동물사전에서나 볼 법한 멸종위기 동물들이 인구 1000만 대도시 서울에 인간과 함께 살고 있다. 흥부에게 박씨를 물어다 준 제비, 미운오리새끼의 주인공 고니(백조), 백년해로의 상징 원앙도 서울에 산다.
4일 <한겨레>가 입수한 ‘서울특별시 야생생물 보호 세부계획(2022~2026)’을 보면 서울에는 총 5516종의 야생 동·식물이 서식한다. 포유류 31종, 조류 235종, 양서류 16종, 파충류 22종, 무척추동물류 388종, 곤충류 2278종, 식물류 2156종, 균류(버섯 등) 390종이다. 대륙사슴, 수달, 올빼미, 구렁이 등 멸종위기종만 해도 49종이며 소쩍새, 원앙, 황조롱이 등 천연기념물도 11종이 산다.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산양은 서울에서는 2018년 용마산에서 처음 목격된 이후 2020년 인왕산, 2021년 안산에서도 흔적이 발견됐다. 멸종위기 2급인 삵은 2021년 암사생태공원에서 발견됐다. 지난해에는 하천 생태계의 조절자라 불리는 수달 15개체가 한강 본류를 포함해 탄천, 중랑천, 여의도 샛강 일대에 사는 흔적이 확인되기도 했다.
가장 많은 야생생물이 서식하는 산림은 북한산, 하천은 탄천이다. 도심속 자연하천이란 이유로 지난 2002년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된 덕분에 탄천은 다양한 야생생물이 터를 잡을 수 있는 공간이 됐다.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되면 현 상태 그대로의 보전을 원칙으로 하고, 개발은 최소한도로 이뤄진다. 사람의 활동도 제한돼 하천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운동기구도 없다. 서울 시내 유일한 국립공원인 북한산도 탄천과 비슷한 이유로 풍부한 종 다양성을 지키고 있다.
17곳의 생태경관보전지역과 1곳의 국립공원 외에도 서울은 6곳의 야생생물 보호구역과 3곳의 철새 보호구역을 지정하고 있다. 야생생물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우면산에는 두꺼비가 많이 살고, 난지 한강공원에는 맹꽁이와 무당개구리, 중랑천 상류엔 도마뱀의 일종인 표범장지뱀이 살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에 사는 야생생물을 직접 만나볼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014년 시작된 ‘바이오블리츠 서울’은 시민들이 전문가와 함께 특정 지역의 생물종을 탐사하고 자연과의 공존을 체험하는 행사다. 24시간 동안 조사 교육을 받고 야간 곤충 탐사, 새벽 조류 탐사 등을 진행한다. 그동안 길동생태공원(강동구), 월드컵공원(마포구), 수락산(노원구), 관악산(관악구), 남산(중구), 북서울꿈의숲(강북구), 중랑천·창계천 합류부(성동구) 등에서 행사가 열렸다. 올해는 성동구 서울숲에서 다음달 24일부터 25일까지 1박2일로 진행된다.
월드컵공원에서는 서울거주 초등학생 4~6학년을 대상으로 곤충전문가와 함께 곤충을 배우고 관찰하는 ‘하늘곤충학교’도 열린다. 매년 봄에서 가을까지 진행된다. 여의샛강생태공원에서는 매주 금요일 샛강의 습지와 동식물을 탐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손지민 기자 sj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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