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연례주총서 "챗GPT 너무 위험…원자폭탄과 비슷"(종합)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6일(현지시간) 오마하에서 열린 연례주총에서 미국 금융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당국이 예금 전액을 지급 보증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여러 경제 현안에 대해 자신의 소신을 피력했다.
그는 최근 열풍이 불고 있는 챗GPT를 원자폭탄에 비유했고, 기축 통화인 미국 달러의 아성을 위협하는 통화는 당분간 없을 것이며, 중국과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은 매우 어리석다고 일갈했다.
◇ "챗GPT 원자폭탄과 유사해" : 그는 이날 연례주총에서 챗GPT 열풍과 관련, “원자폭탄과 유사하다”며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인공지능(AI)이 세상의 모든 것을 바꿀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AI가 인간의 지능을 능가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아지트 자인 버크셔 부회장(자신의 후계자 중 한명)을 대체할 AI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AI 기술의 잠재적 위험에 대해 경고하며 "원자폭탄 개발과 매우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원자폭탄 개발은 기술적인 관점에서는 엄청난 인류의 진보였지만 결국 그 피해는 엄청났다"고 덧붙였다.
버핏의 평생 파트너 찰리 멍거 버크셔 부회장도 인공지능에 대해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그는 "챗GPT가 많은 산업을 빠르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인정하지만 나는 아직 챗GPT에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는 개인적으로 챗GPT와 관련 주가 너무 고평가됐다고 본다"며 "구식 AI도 꽤 잘 작동한다"고 덧붙였다.
◇ "달러 위협할 통화 없어" : 버핏은 최근 달러가 약간 흔들리는 것과 관련, "달러 이외에 기축통화를 대체할 통화가 없다"며 "달러가 기축통화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의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가 상당 기간 기축통화의 자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국제 무역에서 달러 이외의 통화의 결제 비중이 높아지고 있지만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부채한도가 상향되지 않는 것과 관련, "그 같은 상황이 발생해도 달러가 기축통화 자리를 잃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미국 정치권은 부채한도 상향을 두고 여야가 첨예한 대립을 벌이고 있다.
◇ "중국과 긴장 고조는 멍청한 짓" : 버핏은 또 “미중 사이의 긴장고조는 양국 모두에 불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찰리 멍거 부회장은 "미중의 갈등을 고조시키는 것은 매우 멍청한 짓"이라고 일갈했다.
버핏의 평생 파트너인 멍거는 “양국간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은 멍청하고 어리석고, 또 어리석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국 경제는 상보적 관계”라며 “양국의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양국 경제에 크게 해가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이 중국과 잘 지내고 개발도상국과도 많은 자유무역을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버핏도 "양국의 경쟁은 선의의 경쟁이 되어야 한다"며 "불필요한 긴장을 조성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버핏은 최근 대만 TSMC의 주식을 매각한 것은 미중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시인했다.
버크셔는 지난해 말 TSMC의 주식을 인수한 지 불과 몇 달 만에 대거 매각했다. 당시 40억 달러(약 5조3000억원) 이상의 지분을 처분했다. 미중의 긴장고조로 TSMC가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이기 때문이다.
버핏은 “TSMC는 세계에서 가장 잘 관리되고, 가장 중요한 회사 중 하나며, 지금부터 5년, 10년, 20년 후에도 같을 것이지만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주식을 매각했다”고 밝혔다.
◇ 모든 예금 지급보장 해야 : 그는 최근 미국 경제의 최대 현안인 은행위기와 관련, "현재 예금보험공사(FDIC)가 보험 한도를 25만 달러(약 3억3175만원)로 유지하고 있다"며 "이 상한선을 높여 모든 예금자들의 예금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은행위기가 계속될 것이고, 그 결과는 재앙적 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미국의 은행위기와 관련해 발언을 자제해 왔다. 그가 은행위기와 관련해 언급한 것은 지난달 CNBC와 인터뷰에서 "많은 은행들이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 이외에는 없었다.
그랬던 그가 미국 은행위기와 관련, 작심 발언을 한 것이다.
그는 이외에 다른 많은 경제 현안과 관련, 주총 참석자들에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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