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의 ‘눈’이 전장에?…적 지상군 찾는 새 기술 개발

이정호 기자 2023. 5. 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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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다 센서·인공지능으로 적군 탐색
기존 식별장치보다 ‘5배’ 멀리서 발견
작전 성공·기체 생존 가능성 증가 기대
미국 방위산업체 레이시온이 개발한 신형 영상장치 ‘라이벤(빨간색 원)’을 동체에 달고 비행 중인 무인기의 상상도. 헬기나 고정익기에도 장착할 수 있다. 레이시온 제공

자율주행차의 눈인 ‘라이다 센서’와 영상을 정밀 분석하는 ‘인공지능(AI)’을 사용해 군용기 조종사가 지상에 은신한 적을 원거리에서 찾아내 신속히 공격할 수 있는 신형 영상 장치가 개발됐다.

이 장치는 무인기(드론)나 헬기, 고정익기의 동체 외부에 장착된다. 조종사는 기존 전방 식별 장치보다 5배 멀리서 적을 발견해 대응할 수 있다. 작전 성공 확률을 높일 새로운 방법이 될 거라는 기대가 나온다.

최근 미국 방위산업체인 레이시온은 군 조종사들이 현재 사용하는 전방 식별 장치보다 5배 더 먼 곳에서 적을 확인해 공격할 수 있는, ‘라이벤’이라는 이름의 영상 장치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군 조종사들이 현재 사용하는 전방 식별 장치는 가시광선과 적외선 감지에 의존한다. 반면 레이시온이 이번에 개발한 라이벤은 사용하는 빛의 영역을 자외선 등으로 다변화하면서, 특히 라이다 센서를 탑재했다.

라이다 센서는 전방에 발사한 레이저가 무언가에 맞고 되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사물이나 사람의 모양, 위치 등을 알아낸다. 최근 민간 분야에서 각광받는 기술인데, 각국 자동차 회사들이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에 많이 탑재돼 있다. 라이다 센서가 장착된 차량은 전방에 사람이나 다른 자동차가 나타나면 정지하거나 피한다. 레이시온이 기능을 바꾼 라이다 센서는 감지된 대상을 피하는 게 아니라 찾아내 공격하는 데 사용된다.

라이벤에는 AI도 들어가 있다. 레이시온이 라이벤의 성능을 보여주기 위해 미래 작전 상황을 가정해 만든 컴퓨터 그래픽 동영상을 보면 AI의 역할이 잘 나타난다. 동영상 속에서 아군 헬기는 밀림 수백m 상공을 비행한다. 아군 헬기의 동체에는 폐쇄회로(CC)TV와 비슷하게 생긴 라이벤이 붙어 있다.

라이벤은 사람이 초행길을 걸으며 주변을 두리번거리듯 연신 좌우로 회전하며 지상에 적이 있는지 꼼꼼히 살핀다. 그러다 수풀 속에 은신한 적이 포착된다. 이때 AI가 개입해 적군들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대공 무기는 지녔는지, 차량은 타고 있는지 등을 알아차린다. 조종사는 미사일 등 적절한 무기를 발사해 적을 제압한다.

레이시온은 “AI가 위협의 종류를 자동으로 감지하고 조종사가 어떤 결정을 내리는 것이 가장 좋을지를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조종사가 급박한 작전 상황에서 언제, 어떤 무기를 사용해 적을 공격하는 게 가장 효율적인지 빠르게 정하도록 돕는다는 뜻이다.

라이벤은 헬기뿐만 아니라 고정익 항공기, 무인기에도 사용할 수 있다. 레이시온은 라이벤을 내년에 실제로 비행기에 장착해 시험할 예정이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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