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칼국수

서울문화사 2023. 5. 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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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한 끼를 채우기에도, 술안주로도 제격인 칼국수.

주소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148길 14 청호상가빌딩 가동 2층

영업시간 11:30~21:50, 브레이크 타임 15:00~17:00, 토요일 휴무 가격 1만1천원

1 한성칼국수의 칼국수

 추천 조합  소고기 수육. 보들보들하게 삶아낸 소고기 수육에 국수를 싸 먹어볼 것.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식당이 생기고 사라지는 미식의 격전지 강남. 강남구 논현동에서 ‘칼국수’라는 평범한 메뉴로 40년을 견뎠다는 것만으로도 한성칼국수의 존재감은 남다르다. 메뉴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역시 이 집의 대표 메뉴는 상호에서도 알 수 있듯 칼국수다. 길다랗게 채 썬 애호박 고명, 고춧가루 약간이 다지만 향도, 맛도 풍성하다.

“한우 양지 육수와 한우 잡뼈를 섞어 국물을 내요. 사골은 쓰지 않고요. 최대한 맑고 깨끗한 국물을 내기 위해 개발한 레시피입니다.” 3대 사장 이주엽의 말이다. 창업주이자 이 사장의 할머니가 하던 방식 그대로 매일 배추김치를 담그고, 부추김치와 물김치까지 3종의 김치를 낸다. “칼국수 한 그릇이지만, 제대로 된 한 끼를 먹었다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성암로 223 1층

영업시간 월~금 11:00~20:00, 토·일 휴무 가격 9천원

2 월정곰닭의 닭칼국수

 추천 조합  1인 닭볶음탕. 국수로도 충분하지만 매콤한 닭볶음탕을 곁들이면 그야말로 닭고기 풀코스.

월정곰닭은 제주도 월정리에서 닭곰탕과 닭칼국수를 팔다 2021년 서울 상암동으로 상경했다. 정나리 대표와 그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작은 매장에서는 당일 도계한 닭을 매일 새벽 6시부터 끓인다. 닭뼈와 닭발을 3시간 정도 고면 닭의 모든 부위가 뼈와 분리될 정도로 부드러워진다. 이 육수를 베이스로 쓰고 손으로 직접 발라낸 닭고기의 모든 부위를 고명으로 낸다.

“채소를 끓인 채수에 닭 국물만 섞어요. 감칠맛을 내기 위한 스톡이나 파우더는 사용하지 않아서 오히려 평범한 맛일 수도 있어요.” 정 대표의 말이다. 닭칼국수를 주문하면 1인용 쟁반에 직접 담근 깍두기와 오이고추지, 버섯무침과 콩나물까지 푸짐한 한 상을 받는다. “닭칼국수 한 그릇이지만, 우리가 쏟는 정성을 손님들이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최대한 정갈하게 한 상 차림으로 냅니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마포대로4가길 41

영업시간 월~금 11:30~22:00, 브레이크 타임 14:00~18:00 가격 1만원

3 삼씨오화의 칼만둣국

 추천 조합  이곳에서 추천하는 막걸리. 진득한 소고기 육수에 보드라운 막걸리 한 잔은 점심이라 해도 놓치기 힘든 조합이다.

마포구 한복판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옆, 작은 한옥 건물이 ‘삼씨오화’다. ‘이런 곳에 한옥이 있다니’ 기시감마저 들 지경인데, 매일 저녁이면 막걸리와 소주를 마시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이곳을 ‘마포구 맛집’으로 우뚝 서게 만든 메뉴가 점심시간에만 한정 판매하는 칼국수와 칼만둣국이다. 매일 직접 우린 진한 한우 사골 육수에 만두 두 알과 면을 가득 넣은 칼만둣국이 단연 인기 1순위다.

“가게 옆으로 서울경찰청이 들어서면서 묘하게 무서운 분들도 많이 오세요. 다 우스갯소리지만, 저희로서는 감사한 일이지요.” 박경삼 대표의 말이다. 박 대표의 어머니가 직접 담그는 오이지와 겉절이, 제철 김치를 함께 낸다. “여름에는 열무김치나 깍두기를, 겨울에는 배추김치나 깍두기를 내요. 김치에도 철이 있더라고요.” 모든 김치에는 국내산 고춧가루를 쓴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마포대로16길 13

영업시간 11:30~22:00, 브레이크 타임 15:00~17:00 가격 1만원

4 밀밭정원의 한우제물국시

 추천 조합  생두부. 옆집 황금콩밭에서 매일 만드는 부드러운 생두부와 국시의 조합은 그야말로 건강하다.

마포구 아현동 작은 골목의 밀밭정원은 바로 옆, ‘황금콩밭’의 자매 브랜드에 가깝다. 우리 콩으로 만든 두부 요리와 각종 한식을 내는 집으로 이름 난 황금콩밭에서 낸 토종 우리밀 브랜드다. 다른 재료 없이, 매장에서 직접 맷돌로 제분한 통밀가루만으로 면을 만들어 소화가 아주 잘된다고 윤태현 대표는 말했다. 윤 대표가 어렸을 때 할머니가 밀어주시던 국시 레시피를 그대로 재현한 한우제물국시는 손이 아주 많이 간다.

맛의 비결은 복잡하다. 한우 양지와 새끼 전갱이, 채수를 이곳만의 비율로 조합해 맛의 균형을 잡았다. 육수와 국수를 함께 끓여 살짝 걸쭉한 제물국시의 곁들임 찬으로는 김치와 깍두기에, 제철 나물과 솔치 무침까지 나온다. “집밥 요즘 잘 못 먹잖아 요. 칼국수 한 끼에도 집밥 먹는 기분을 느끼셨으면 합니다.”

주소 서울시 중구 창경궁로 67-13

영업시간 월~금 11:15~19:30, 토 11:15~16:30, 브레이크 타임 16:00~17:00, 일요일 휴무 가격 7천원

5 꾸왁칼국수의 칼국수

 추천 조합  김치볶음밥. 칼국숫집인데 김치볶음밥의 인기도 유난히 높다. 숙주 고명을 얹어 먹어볼 것.

을지로와 충무로 인근에는 인쇄와 봉제 노동자가 많고, ‘서민의 음식’으로 자리 잡은 칼국숫집도 유난히 많다. 칼국수 시장의 격전지라고 할 만큼 수없이 많은 칼국수집 사이에서 꾸왁칼국수는 8년이 넘는 시간을 버티고, 커지고, 유명해졌다. “저는 늘 여기에 있어요. 주방 일은 그냥 저 혼자 다 하고요.” 1989년생 곽영남 대표의 말이다. 젊은 사장이지만 국수의 맛은 젊지 않다.

소고기 전지를 간장에 졸여 만든 육간장을 베이스로, 강원도산 통황태를 구워 디포리(건밴댕이)와 채수, 건새우, 다시마, 한우 잡뼈 등을 섞어 육수를 낸다. 이곳의 포인트는 숙주 고명이다. 주문과 동시에 마늘과 청양고추, 소금을 넣은 기름에 숙주를 빠르게 볶아 국수 위로 얹어 낸다. 대표의 말마따나 ‘시원, 개운, 칼칼’한 맛의 비결이다. 보통 5분 이내로 내오는 다른 칼국숫집과 다르게 ‘주문하면 8분 정도 걸리는’ 이유다.

주소 서울시 중구 퇴계로 411-15

영업시간 10:30~22:00, 브레이크타임 15:00~17:00, 토·일 브레이크 타임 없이 운영 가격 1만2천원

6 하니칼국수의 알곤이 칼국수

 추천 조합  소주나 맥주. 맵고 칼칼하고 진득한 국물에 한잔 곁들이지 않을 수 없다.

신당역 인근, 중구 흥인동에 2년 전 홀연히 나타나 슈퍼스타 칼국수 맛집이 된 곳이다. 주말에는 어느 시간에 방문해도 줄을 서는 일이 예사고, 평일 낮에도 시간을 잘못 맞추면 어김없이 대기 행렬에 동참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심지어 이곳을 방문하는 손님의 연령대도 무척 낮다. “주 고객층이 20대 중반부터 30대 초중반대예요. 저희도 신기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이곳을 총괄 운영하고 있는 점장의 말이다.

명태 알인 곤이를 주재료로, 빨간 국물에 미나리를 듬뿍 얹어 낸 모양새는 딱 매운탕이다. 실제로 취재를 간 오후 2시경, 거의 모든 테이블에는 소주병이나 맥주병이 늘어서 있었다. 매일 매장에서 직접 2번 이상 무치는 겉절이와 곤이를 찍어 먹는 간장 소스, 직접 가져다 먹는 셀프 공깃밥까지, 실로 술 마시기에 좋은 ‘안주 칼국수’에 가깝다.

Contributing Editor : 백문영 | Photography : 박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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