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주전? 전혀 예상 못했죠" 쉴 틈 없었던 이원정의 '그 날'-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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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은 지난 해 12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새로운 살림꾼의 영입을 알렸다.
해당 상황에 대해 이원정은 "너무 숨이 차고 피로도가 두 배로 몰린 상황이었다"며 "아파서 더는 못 움직이겠고 '모르겠다, 잠깐 누웠다가 일어나야지' 라는 생각으로 그냥 누워버렸던 것 같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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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용인, 권수연 기자) "사실 주전으로 투입될거라는건 전혀 모르고 왔어요, 잠깐 교체라고 생각을 했는데..."
흥국생명은 지난 해 12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새로운 살림꾼의 영입을 알렸다.
세터 이원정은 지난 2017-18시즌 도로공사에 프로로 입단했다. 이후 GS칼텍스에서 백업 세터 시절을 보낸 후 올 시즌 권순찬 전 감독의 선택으로 흥국생명에 영입됐다. 팀에 건너온지 이틀만에 교체로 흥국생명 데뷔전을 치르고, 이후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잡으며 '복덩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최근 용인 소재 훈련장에서 본지 취재진과 마주앉은 이원정은 "여기에(흥국생명) 들어와서는 하루하루 많은 일들이 있어서 바쁜 시즌을 치렀었다"며 직전 시즌을 회고했다. 무엇보다 주전으로 뛴 것이 처음이다. "이적한 이후로는 '프로가 되고 치렀던 모든 시즌들을 압축해서 치른 것 같다'고 느낄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3라운드는 거의 혼자 뛰었던 것 같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시작부터 경기 투입이 될 거라고 예상도 못했어요, 근데 그냥 감독님이 '준비만 하고 있어'라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잠깐 교체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까지 주전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전 팀에서는 경기를 많이 못 뛰어서 그 부분도 걱정됐고요, 그런데 경기를 막상 뛰고 있으니 제가 왜 배구를 하고 있는지 확실히 알겠더라고요"
지난 3월에는 화성 원정경기에서 정규리그 1위 트로피까지 들어올렸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1, 2차전을 손쉽게 따내자 통합우승을 미리 차지한 듯한 분위기가 됐다.
그러나 도로공사는 '0%'의 법칙을 깨고 V-리그 사상 최초로 역스윕 우승을 차지했다. 준우승을 차지한 입장에서는 다소 속 쓰린 추억이지만, 그 이야기를 다시 꺼내지 않을 수 없었다.
이원정은 챔프전에 대해 "처음에 3차전에서 뒤집혔을 때는 진짜 많이 당황했고, 서로 힘들어했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전술과 체력에서 다 무너져서 집중력이 크게 떨어진 점이 3차전부터 패인이었던 것 같다, 지고나서 경기를 다시 돌아보지는 못했지만 5차전까지 가서는 압박감이 엄청 심했다"고 짚었다.
만화같은 명장면도 연출됐다. 5차전, 4세트 17-19 상황에서 도로공사가 2점 차로 뒤쳐져 있던 상황이었다. 당시 약 1분 10초 가량의 메가랠리가 펼쳐졌다. 완전히 지쳐버린 김연경이 바닥에 누우며 겨우 볼을 던졌으나 네트를 넘지 못했다. 동시에 방전된 박정아(현 페퍼저축은행)가 주저앉고, 그 뒤로 기둥을 잡고 쓰러진 이원정이 벌렁 드러누웠다.
해당 상황에 대해 이원정은 "너무 숨이 차고 피로도가 두 배로 몰린 상황이었다"며 "아파서 더는 못 움직이겠고 '모르겠다, 잠깐 누웠다가 일어나야지' 라는 생각으로 그냥 누워버렸던 것 같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당시 그는 햄스트링 부상이 다 낫지 않아 100%로 뛰지 못했다. 현재도 점프를 빼고 토스 훈련을 하는 중이다.
그럼에도 정규 시즌 중 그가 보여준 소소한 하이라이트는 다양하다. 본인의 특기인 블로킹과 허를 찌르는 패스페인트 공격으로 또 하나의 볼거리를 선사하기도 했다. 세터이기에 가능한, 상대가 방심한 순간을 이용해 만드는 쾌감이다.
"패스페인트를 시도할 때는 선수들한테 사인을 거의 안 줘요, 그냥 빈 틈을 보고 제가 그때그때 알아서 판단하고 시도해요, 만약 언니들에게 패스페인트에 대해 미리 전하면 언니들이 공을 조금 더 제 쪽으로 주기도 해요"
현재 그가 가장 중점을 둔 과제는 속공이다. 그는 "미들블로커와 세터의 모든 공격호흡은 완벽해야하는데 연습이 정말 엄청나게 필요하다"며 "속공은 하나의 오차가 그대로 범실로 이어지기에 타격이 크다, 중요한 순간에 기습으로 쓰면 분위기 반전이 가능하지만 안 터지면 그 오차 1점 하나가 3~4점 범실이 된다, 잘 맞으면 제일 재미있고 기분이 좋은 득점"이라고 털어놓았다.
사령탑 아본단자 감독 역시 그에게 페인트 공격과 속공을 강조한다. 이원정은 "지금 중앙에서 돌아나가는 연습을 많이 하고 있는데 일단 제가 얼만큼 소화하는지에 따라서 달라질 것 같다, 지금 감독님은 리베로를 제외하고 모든 선수들이 파이프 공격을 시도할 수 있게 준비를 시키신다, 처음에는 난이도가 좀 높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어느정도 적응이 됐다"고 밝혔다.
▶ 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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