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조로 우뚝 선 LG 유영찬의 목표는? [MK인터뷰]
“2군에 한 번도 안 내려가고 부상 없이 풀 시즌을 뛰는 것이다. 더 크게 (목표를) 잡자면 50이닝 이상을 소화하고 홀드도 20개 이상 올리고 싶다.”
어느덧 LG 트윈스의 승리조로 발돋움한 1997년생 우완투수 유영찬이 당찬 목표를 전했다.
배명고, 건국대 출신으로 지난 202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5라운드(전체 43번) 끝에 LG의 지명을 받아 프로 생활을 시작한 유영찬은 그해 퓨처스(2군)리그에서만 활동 후 일찌감치 군대에 입대했다. 이후 지난해 여름 전역한 뒤 퓨처스리그 12경기에서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4.50을 올렸다.
유영찬은 이러한 믿음에 호투로 보답했다. 연습경기에서 완벽투를 선보인 것은 물론, 5차례의 시범경기에서도 4.2이닝을 소화하며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0.00을 올렸다. 이러한 활약은 개막 엔트리 승선이라는 너무나 달콤한 결과물로 돌아왔다.
정규리그 들어서도 유영찬의 상승세는 계속됐다. 7일 경기 전까지 올 시즌 성적은 14경기(17.2이닝) 출전에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3.06이다.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가 우천 취소된 후 팀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유영찬은 “인터뷰를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하다. 이게 다 (염경엽) 감독님이 기회를 주시고 제가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어서 생긴 상황이다. 너무 좋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이어 그는 최근 필승조로 많이 나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예상은 못 했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때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며 “처음에 이런 상황을 생각 안 한 것은 아닌데, 개막 엔트리에도 들었고 추격조로도 나갔다. (최근에는) 좋은 상황에서도 잘 던질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프로 1군 생활이 마냥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지난달 16일 잠실 두산전에서 0이닝 1피안타 3사사구 3실점으로 흔들렸다. 이어 4월 20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도 1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주춤했고, 그달 28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0.2이닝 2피안타 1사사구 1실점으로 개인 통산 첫 패전의 멍에를 안기도 했다.
유영찬은 “4월에 게임을 자주 나갔다. 접전상황에도 나가고 (점수) 차이가 많이 나는 상황에도 나갔다. 처음에는 긴장했는데, 접전상황에는 내가 몸이 어땠고, (점수) 차이가 많이 났을 때는 어땠고를 비교해 보니 (점수) 차이가 많이 났을 때는 힘을 빼고 던지더라. (이에 비해) 접전상황에서는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갔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에는 경기에 나갔을 때 힘 빼고 자신있게 던졌다. 포수 (박)동원이형이 리드해 주는 것을 믿고 던진 것이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선전의 비결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유영찬의 활약은 지난 2일과 3일 창원NC파크에서 펼쳐진 NC와의 원정 2연전(4일 경기 우천 취소)에서 돋보였다. 이정용과 정우영 등 기존 승리조 투수들이 난조를 보여 휴식을 부여받은 틈을 타 두 경기 도합 2.1이닝 무실점을 기록, 연이틀 홀드를 수확했다.
이 같은 유영찬의 활약에는 구속의 상승도 큰 원인 중 하나다. 군대 가기 전 평균 130km~140km 초반에 머물던 그의 평균 패스트볼 구속은 올 시즌 들어 비약적으로 빨라졌다. 유영찬의 올해 평균 패스트볼 구속은 147.2km이며 최고 구속은 150km에 육박한다.
그는 “이번에 스프링캠프가 지나고 시범경기를 하다 보니 최고 (구속이) 150km까지 찍게 됐다”며 “캠프에서 코치님이랑 하체 쓰는 훈련을 많이 했다. 지면이나 누르는 연습 등 여러가지 훈련을 하다보니 자연스레 좋아진 것 같다”고 전했다.
더불어 임찬규의 조언은 그에게 큰 힘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영찬은 “(임)찬규 형이 항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 생각하고 걱정하지도 말아라. 너가 마운드에 올라가서 공을 던지는 것에만 집중해라. 아무 생각하지 말고 눈치보지 말고 던져라’라는 말을 해줬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유영찬의 등장곡은 남성 그룹 SHINee(샤이니)의 Sherlock(셜록)이다. 이는 그의 아내가 열렬한 샤이니의 팬이기 때문이다. 그는 “(등장곡을 정하는데) 강압적인 면이 있었는데…”라면서도 “항상 뒷바라지 해주느라 고생이 많다. (내가) 늦은 시간 가서 잠도 늦게 자는데 챙겨줘서 고맙다. 사랑합니다”라고 아내에게 진심이 담긴 고백을 털어놓기도 했다.
끝으로 유영찬은 올 시즌 목표에 대해 “일단 2군에 한 번도 안 내려가고 풀 시즌으로 부상 없이 뛰는 것이 목표”라며 “더 크게 잡자면 50이닝 이상을 소화하고, 더 좋은 기회가 있다면 홀드도 20개 이상 올리고 싶다”고 힘을 줬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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