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도 썼던 '핵인싸앱' 클럽하우스, 왜 몰락했나
음성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크게 흥행했던 '클럽하우스'가 임직원을 절반 이상 줄이기로 했다. 지속적으로 인원을 감축해온 상황에서 또다시 실시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이다.
클럽하우스 공동 설립자인 폴 데이비슨과 로한 세스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자사 블로그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서비스를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며 "불가피하게 인원 감축을 해야한다"고 했다.
이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많은 사람이 클럽하우스에서 친구를 찾고 긴 대화를 나누는 것이 어려워졌다. 클럽하우스가 제 역할을 찾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며 "현재 규모로 일을 진행할 수는 없다. 작은 팀을 꾸려 혁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약 9개월 만에 투자규모가 10배나 늘었다. 시리즈A 투자 유치 당시 1억달러(약 1100억원) 수준으로 평가받았던 기업가치는 시리즈B를 거치며 10억달러(약 1조원) 규모로 추산되며 창업 1년도 안 돼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클럽하우스 이용자는 대화방 '룸(Room)'을 만들 수 있고 룸을 만든 사람은 모더레이터(방장)가 된다. 모더레이터는 스피커(발언자)를 초청해 대화를 진행하고 룸에 들어간 이용자들은 이 대화를 듣는다.
이들은 사회적으로 논의할만한 가치가 있는 주제에 대해 토론을 진행하고 청중들 중 발언을 원하는 사람은 발언 버튼을 눌러 스피커가 될 수도 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와 메타(옛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오프라 윈프리 등 유명 인사들이 대거 이용해 화제가 됐고 국내에서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김봉진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의장 등이 소통 채널로 활용하면서 열기가 더욱 고조됐다.
2021년 2월 한 달간 다운로드가 1000만건에 달했으며 클럽하우스에 가입할 수 있는 초대권은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수만원대에 팔렸다. 당시 클럽하우스의 기업가치는 약 40억달러(4조원대)로 추정되기도 했다.
클럽하우스는 뒤늦게 안드로이드 앱을 내놓고 초대장 없이 가입할 수 있도록 했으나 이용자들의 마음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유명인(셀럽) 참여에 의존하는 구조가 가장 발목을 잡았다.
일부 유명인들이 소통보다는 호통에 치중해 '꼰대하우스'라는 오명을 받으면서 이용자들이 떠나기 시작했고, 이용자들이 줄자 유명인들도 자연스럽게 앱을 이용하지 않게 됐다. 실내 활동이 줄면서 이용자 유출은 더욱 가속화됐다.
클럽하우스는 모더레이터를 위한 수익화 기능을 추가하고 친구 그룹을 통해 새로운 친구를 만들 수 있는 채팅 공간 '하우스' 등 다양한 시도를 했으나 별다른 효과는 거두지 못했다.
아울러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음성 SNS 시장에 진입한 것도 클럽하우스의 특색을 약화하며 큰 악재로 작용했다. 트위터는 음성라이브를 할 수 있는 '스페이스', 페이스북도 유사한 기능을 내놓았다. 클럽하우스는 별다른 차별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실제로 카카오도 2021년 클럽하우스가 한창 흥행하던 시절 이를 벤치마킹해 야심 차게 소셜 오디오 플랫폼 '음(mm)'을 내놨다가 저조한 실적으로 10개월 만에 서비스를 접은 사례가 있다.
카카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 등 영향력 있는 인사를 잇달아 섭외하며 이용자 확대를 노렸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결국 '보이스룸'으로 명칭을 바꾸고 카카오톡의 기능 중 하나로 포함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디어 콘텐츠 소비 트렌드는 틱톡이나 유튜브 쇼츠 등 호흡이 짧은 숏폼에 몰리고 있다"며 "클럽하우스처럼 중장년층 중심이 아닌 활발하게 활동하는 Z세대를 붙잡는 것이 SNS 플랫폼의 성공 요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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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범 기자 bum_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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