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재구성] "어머니가 괴물로 보여" 설날의 참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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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20일 A씨(64·여)는 설날을 맞아 오랜만에 광주 집을 찾았다.
요양병원에 머물던 A씨는 일주일에 한번꼴로 아들 B씨(44)가 있는 자택에 오갔지만 코로나19에 확진되는 바람에 한달 넘게 집에 가지 못했었다.
집에서만 생활한 B씨는 자연스럽게 게임과 술에 의존하게 됐다.
한달 만에 집에 돌아온 A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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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약 중단 영향…징역 15년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올해 1월20일 A씨(64·여)는 설날을 맞아 오랜만에 광주 집을 찾았다.
요양병원에 머물던 A씨는 일주일에 한번꼴로 아들 B씨(44)가 있는 자택에 오갔지만 코로나19에 확진되는 바람에 한달 넘게 집에 가지 못했었다.
A씨는 평소 아들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아들 B씨는 초등학교 때부터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에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했다. 군대를 제대한 후에는 대인기피증이 심해져 대학교마저 자퇴했다.
집에서만 생활한 B씨는 자연스럽게 게임과 술에 의존하게 됐다. 직장 생활도 했었지만 입사와 퇴직을 반복했다.
병원에 다니며 우울증과 알코올 의존증후군, 원인을 알 수 없는 정신적 문제로 장기간 치료를 받게 됐다. B씨의 생활에서 처방 받은 약은 필수품이 됐다.
A씨는 이런 아들에게 술을 줄이는 등 생활 습관을 고치라는 말을 수시로 했었다.
한달 만에 집에 돌아온 A씨. 다음날 새벽 1시쯤 "잠을 자라"며 아들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B씨는 "어머니가 괴물로 보여 무섭다"며 주먹으로 머리를 수차례 때리고, 넘어진 그에게 둔기를 수십차례 휘둘러 숨지게 했다.
A씨는 현장에서 숨졌다. B씨는 자신이 어머니를 해친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방으로 돌아가 잠을 잤다.
범행은 명절을 맞아 고향을 찾은 동생에 의해 발각됐다. B씨는 동생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긴급체포됐다.
조사결과 B씨는 어머니가 없는 동안 약을 복용하지 않고 알코올에 의존한 것으로 파악됐다.
광주지법 형사13부(재판장 정영하)는 지난달 26일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A씨(44)에게 징역 15년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살인은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행위로 어떤 방법으로도 피해를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며 "특히 직계존속을 살해한 범죄에 대해서는 반인륜적, 반사회적 특성에 비춰 일반 살인죄보다 가중처벌을 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조현형 장애 등의 증상을 알고도 치료 약을 먹지 않다가 모친을 마구 때려 살해,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피해자는 극심한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질환을 앓아온 것이 범행의 일부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의 유족이자 피고인의 동생이 선처를 바라는 점, 범죄 전력이 전혀 없는 초범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한다"고 말했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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