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IRA 세부지침 호재…K-배터리 소재·부품기업 투자 '가속'
미국서 생산돼야 혜택받는 분리막…기업들 북미 진출 '활발'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국내 배터리 소재·부품 기업의 투자 속도가 한층 빨라지고 있다.
IRA에 대응해 배터리 핵심 광물과 부품을 확보하기 위한 배터리 기업들의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3월 말 IRA 세부 지침 발표 이후 배터리 부품의 규정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된 것이 배터리 업계엔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IRA 지침상 배터리를 구성하는 제품이 '부품'으로 분류되느냐 '광물'로 간주되느냐에 따라 업체들의 전략은 다소 달라지는 모양새다.
포스코퓨처엠·LG화학·SK온 등 양극재·전구체 투자 잇따라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 가운데 가장 공격적으로 증설과 신규 투자에 나선 기업으로는 포스코퓨처엠(옛 포스코케미칼)을 꼽을 수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3일 세계 최대 코발트 생산 기업인 중국의 화유코발트와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사는 합작사를 세워 2027년까지 포항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에 전구체와 고순도 니켈 원료 생산공장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포스코퓨처엠은 '니켈-전구체-양극재 밸류체인 클러스터'를 완성하고, 현재 연산 10만5천t의 양극재 양산능력을 2030년까지 61만t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양극재는 전기차의 주행거리와 출력 등 성능을 결정하는 배터리 핵심 소재이며, 전구체는 양극재 제조 과정에서 원료가 되는 물질이다.
전구체 내재화에 힘을 쏟는 기업들도 있다.
LG화학은 화유코발트와 손잡고 2028년까지 1조2천억원을 투자해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전구체 공장을 건설한다.
앞서 SK온은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중국의 GEM(거린메이)과 전구체 생산을 위한 3자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3사도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연산 5만t 수준의 전구체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이처럼 최근 국내에 양극재와 전구체 생산시설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한 것은 이들 소재가 IRA 세부 지침상 배터리 '부품'이 아닌 핵심 광물에 준하는 '구성 소재'로 규정됐기 때문이다.
양극판, 음극판, 분리막, 배터리 셀 등은 부품으로 규정됐다.
배터리 부품으로 간주되면 북미에서의 제조·조립 필요성이 커지지만, 구성 소재로 분류되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인 한국에서 생산해도 IRA에 따른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LG화학은 미국 양극재 공장 건설을 기존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LG화학은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3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공장을 짓고, 연간 12만t 규모의 양극재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자회사이자 고객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 시장에 대규모로 배터리 공장을 건설·가동하는 만큼 현지에 공급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SKIET·LG화학, 북미 분리막 공장 가시화…투자 늘려
분리막 기업의 경우 북미에 생산라인을 구축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IRA 세부 지침상 분리막은 '부품'으로 규정됐기 때문이다.
IRA에 따르면 전기차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 북미에서 제조·조립된 배터리 부품 비율은 올해 기준 50%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이 비율은 내년부터 매년 10%씩 높아진다.
북미 현지 생산 요건만 충족한다면 한국 기업 입장에선 나쁠 게 없다.
IRA가 사실상 중국산 제품의 시장 진입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업체의 반사 수혜가 기대된다.
분리막 생산 기업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올해 안으로 북미 투자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SKIET 관계자는 "고객사 상황을 고려할 때 중장기적으로 분리막의 북미 진출이 필수적"이라며 "북미산 배터리 부품 사용 비율이 90% 이상 요구되는 2028년 전후를 진출 시점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미 진출이 확정될 경우 2027년까지 분리막 공장 건설을 마무리 짓고, 2028년 상업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LG화학 역시 북미에 분리막 공장 신설을 적극 검토 중이다.
LG화학은 최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도 분리막의 경우 북미 현지화를 전제로 투자 규모를 고객사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에너지전문 시장조사기관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등 리튬이온배터리 4대 소재 시장은 지난해 549억달러(72조원)에서 2030년 1천476억달러(195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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