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성장률 전망 새로 쓴다…KDI 11일·한은 25일·기재부 내달 '하향 유력'
중국 리오프닝 효과 제한적·수출 부진 등 회복 더딘 상황
(세종=뉴스1) 한종수 기자 = 예상보다 저조한 경기 흐름으로 해외 주요 기관들이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대 초반까지 낮추는 가운데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은행 등 대표적인 우리 기관들의 성장률 전망치도 하향 조정이 예상된다.
이달 중에 KDI, 한은이 올해와 내년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6월에는 기획재정부가 성장률 전망을 다시 쓸 예정인데, 극심한 수출 부진 등으로 하향 조정이 더욱 선명해지는 분위기 속에 얼마만큼 낮출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7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관들이 5~6월 중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한다. KDI는 이달 11일, 한은은 25일에 각각 예정돼 있고 기재부는 다음 달 마지막 주쯤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수정 전망치를 내놓는다.
KDI는 지난해 11월 경제성장률 전망을 올해 1.8%로 제시한 후 올 2월에도 동일한 전망을 발표했는데, 이번에는 낮출 가능성이 크다. 올 상반기의 경기 둔화폭이 더욱 깊어지고, 하반기 회복 역시 더뎌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조동철 KDI 원장은 지난달 26일 열린 '뉴스1 미래포럼 2023(NFF 2023)' 특별강연에서 "지금 우리 경제가 어렵고 반등의 기미도 확실하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곧 발표할 KDI의) 성장률 전망치는 하향 조정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밝혔다.
한은 역시 25일 내놓을 경제전망에서 기존 전망치 대비 하향 조정 가능성이 유력하다. 2월 전망치(1.6%)보다 낮춘다는 뜻인데, 이미 이창용 총재가 기대치보다 낮은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 등을 이유로 하향 조정을 시사했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 3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진행된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당초 전망치인 1.6%보다 소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국의 리오프닝이 늦어지는 영향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6월 말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할 때 수정 전망치를 내놓는다. 지난해 12월 '2023년 경제정책방향' 발표 당시 올해 성장률을 1.6%로 제시했는데, 이번엔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도 있지만 1.5% 이하로 낮출 수도 있다.
추경호 부총리는 지난 4일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가 열린 인천 송도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제 관련 데이터와 여러 기관의 전망치를 종합해 판단한 후 다시 짚어보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11일 "당장 경제전망치를 낮출 생각이 없다"고 했던 것과 비교하면 톤 자체가 달라진 것이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3% 성장했다. 지난해 4분기(-0.4%) 역성장을 딛고 1개 분기 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심각한 수출 부진이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3일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1.1%로 제시했다. 작년 12월 1.4% 전망에서 0.3%포인트 더 낮춘 것으로 주요 기관의 올해 우리 나라 성장 전망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앞서 IMF도 지난달 11일 우리 성장률을 1.5%로 낮춘 바 있다. 지난해 7월(2.9%→2.1%)부터 10월(2.0%), 올해 1월(1.7%), 4월(1.5%)까지 4연속 하향 조정이다.
지난해 말, 올해 초 시점만 하더라도 주요 기관들이 2%대 초반에서 1%대 후반 전망치를 내놨다가 지금은 1%대 중반에서 1%대 초반까지 낮추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S&P 핵심 관계자는 "지난 1분기 성장률 0.3% 등 최근 관련 경제 지표들을 보면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1.1%)의 경로를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했고, IMF 관계자는 "한국은 반도체 경기 침체가 수출에 영향을 미치면서 성장세가 낮아지고 있다"고 짚었다.
jep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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