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3에 쏘나타도 퇴장?…저무는 세단의 시대 "그럼 다들 뭘 타요"

이동희 기자 2023. 5. 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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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유틸리티차(SUV) 인기와 전기차 급부상으로 세단형 승용차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계 중견 3사는 물론 현대차(005380)·기아(000270)마저 주력 대형 세단을 제외한 중형 이하 세단의 생산 중단 절차를 밟고 있다.

세단형 승용차의 퇴장은 계속되는 SUV 인기와 전기차의 급부상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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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중형 세단 K3 내년 생산 중단 검토…쏘나타도 현 8세대가 마지막 가능성
SUV 판매 10년새 2배, 전체 차량 중 60% 넘어…전기차 확산도 세단 퇴장 가속
기아의 '더 뉴 K3'. 2021.4.20/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인기와 전기차 급부상으로 세단형 승용차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계 중견 3사는 물론 현대차(005380)·기아(000270)마저 주력 대형 세단을 제외한 중형 이하 세단의 생산 중단 절차를 밟고 있다.

7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2024년부터 K3의 생산을 중단할 예정이다. K3는 2012년 출시한 기아의 대표 준중형 세단이다.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전 세계에서 300만대 이상 판매한 기아의 볼륨 모델 중 하나로 저렴한 가격에 날렵한 디자인으로 20~30대의 첫 차로 인기를 끌었다.

2021년 4월 2세대 K3의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됐으나, 최근 판매량은 부진하다. 올해 국내 평균 판매량은 1057대로 지난해(1752대)보다 40% 감소했다. 지난해 기아 화성공장의 K3 생산량도 4만3300여대로 전년 대비 28% 줄었다.

기아 노조 역시 K3 단산에 따른 후속 차종 배치를 사측에 요구할 방침으로 알려져 K3는 단산 순서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가 2027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15종으로 늘릴 계획이어서 K3 후속 차종은 준중형급 전기차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 역시 중형 세단 쏘나타의 단종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말 8세대 쏘나타의 부분 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대한민국 대표 세단답게 4월(2232대) 짧은 기간에도 2000대 이상 판매하며 여전한 인기를 확인했지만, 9세대 모델 개발 여부는 미지수다.

업계에서는 8세대를 끝으로 쏘나타도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으로 본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도 "전동화의 큰 흐름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혀 단종 가능성을 열어뒀다.

국내 업계에서 세단형 승용차의 퇴장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한국GM(GM 한국사업장)은 지난해 11월부터 중형 세단 말리부의 생산을 중단했고, 르노코리아도 중형 세단 SM6의 생산 지속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본의 도요타도 최근 43년 전통의 대표 세단 '캠리'의 내수 판매 중단 계획을 발표했다.

기아의 대형 전기 SUV 'EV9'.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2023.5.4/뉴스1

세단형 승용차의 퇴장은 계속되는 SUV 인기와 전기차의 급부상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내수 시장의 SUV 판매 비중은 60.5%에 달했다. SUV 인기는 국내 업계 생산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지난해 세단형 승용차 생산량은 105만2620대다. 10년 전인 2012년(286만7842대)의 약 40% 수준에 그쳤다. 반면 SUV 생산량은 2012년 116만405대에서 2022년 223만7199대로 배 가까이 늘었다.

소비자들이 세단의 안락함보다 SUV의 실용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꾸준히 많아진 탓이다. SUV는 넓은 실내 공간 및 적재 공간으로 다양한 야외 활동에서 유용함이 돋보인다.

전기차 특성상 SUV를 더 선호하는 것도 한 요인이다. 전기차는 주행 성능 극대화를 위해 배터리를 차량 하부에 배치하는 게 일반적이다. 실내 공간 확보 등을 위해 세단형보다 SUV를 먼저 고려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단의 큰 장점은 승차감인데 SUV 역시 기술 발전으로 세단 못지않게 승차감이 좋아졌다"면서 "야외 활동이 활발해진 점도 SUV 인기의 주된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 시장서는 세단의 인기가 여전히 있어 전면 생산 중단까지는 어렵지만, 추세적으로 (생산을) 줄여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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