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에 진심" 블랙야크가 걸어온 길 [장수브랜드 탄생 비화]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BYN블랙야크그룹이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반세기 긴 세월 아웃도어 외길을 걸어돈 BYN블랙야크그룹의 시작은 197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24살이던 창업주 강태선 회장은 종로 5가에 등산용품 전문 매장 '동진'을 열었다. 이후 '동진산악', '동진레저' 등으로 이어진 등산용품 전문 매장은 BYN블랙야크그룹의 시작이었다.
산을 좋아했던 강 회장은 남대문 시장을 돌며 등산 장비들을 구경하곤 했는데 당시 대부분의 등산장비가 미군 물품을 개조해 만든 것으로, 품질을 갖추지 못했고 그마저도 정식 매장이 아닌 좌판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가끔 수입돼 들어오기도 했지만 높은 관세 때문에 가격이 비쌌다.
품질과 가격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국산 등산장비를 만들기로 결심한 강 회장은 시장과 고객, 상품이 없는 3무(無)의 상황에서 '없습니다, 모릅니다, 안 됩니다'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 3불(不) 전략을 펼치며 등산장비 업계에 발을 들였다.
강 회장은 미국 배낭을 해체해 연구하고 현장의 요구를 제품에 담기 위해 주말마다 산을 올랐고, 브랜드 '자이언트'를 출시해 '자이언트 배낭'을 선보였다.
마침 1977년 고(故) 고상돈 대장의 한국인 최초 에베레스트 등정 성공 소식에 등산 열풍이 불어닥쳤고, 그 덕에 '자이언트'는 없어서 못 팔 지경으로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잘 나가던 '자이언트'는 1992년 전국 국립공원과 주요 산에서의 야영 및 취사를 금지하는 법이 발표되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이때 홀연히 히말라야 원정을 떠난 강 회장은 등산 의류 사업 진출이라는 또 다른 목표를 가지고 돌아왔다. 1995년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가 탄생한 순간이다.
IMF 이후 가족과 함께 등산복을 입고 산을 오르는 문화, 금강산 관광의 시작 등의 영향으로 블랙야크는 동진레저의 대표 브랜드로 우뚝 섰다. 이후 브랜드 명을 딴 '블랙야크' 독립 법인을 설립하고, '동진레저'와 함께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며 사업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블랙야크는 제품의 혁신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세를 확장하고 있다.
2012년 처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스포츠 아웃도어 박람회인 뮌헨 ISPO에 참가한 블랙야크는 2013년 '올해의 아시아 제품상'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단일 브랜드로는 누적 집계 기준 총 26관왕 최다 수상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019년부터는 재생소재, 그 중 ‘페트병’에 주목해 친환경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국내 최초로 국내에서 사용된 페트병을 활용한 K-rPET(케이-알페트) 재생 섬유로 만든 제품은 '플러스틱(PLUSTIC)'이라는 이름으로 블랙야크를 비롯해 블랙야크 키즈, 나우(nau), 힐크릭 등 자사 브랜드에서 판매되고 있다.
올해 2월까지 투명 페트병(500㎖ 기준) 약 6300만 병을 재활용했다. 이같은 성과로 2021년 영국에서 열린 '제26차 UN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 참가해 한국관 부스에서 국내의 페트병 자원 순환 시스템을 전 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이 밖에 '클린마운틴 365' 캠페인을 통해 산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 '쿠부치 사막 생태원 조성 프로젝트'를 통해 사막화와 대기 오염의 심각성을 알렸다. 또, '페트 줄게 새옷 다오'로 자원순환 사회의 관심과 동참을 이끌어내는 등 다양한 친환경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블랙야크는 단순히 제품 판매에서 나아가 아웃도어를 즐기는 사람들과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소통하고 있다.
2013년도 창립 40주년에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커뮤니티를 만들어보자는 기획으로 '명산 40'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한 데 이어 올해 3월 기준 39만 명의 회원들과 함께 국내 최대 규모 아웃도어 커뮤니티 플랫폼 블랙야크 알파인 클럽(Blackyak Alpine Club, BAC)을 탄생시켰다.
아웃도어로 소비자, 파트너, 지역사회 등 모든 사람들의 삶을 즐겁게 한다(Make Life Joyful)는 가치 체계를 반영해 2020년 사명을 '비와이엔(BYN)블랙야크'로 변경했다. '당신의 새로운 삶 속의 베이스캠프(Basecamp In Your New Life)'가 되겠다는 의미를 담아 만들어낸 약자를 반영한 것이다.
최근에는 블랙야크의 이러한 경쟁력, 가치를 전하기 위해 다양한 엠버서더와 함께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21년 아이유를 블랙야크의 브랜드 모델로 발탁한 후 출시한 등산화 '야크 343 D GTX'는 '아이유 등산화'로 불리며 당시 블랙야크 신발 중 단일 품목으로 역대 가장 많은 판매를 기록했다.
블랙야크는 이 제품의 흥행에 힘입어 이후 '343 피치(PITCH) GTX' 등을 선보이며 '343 시리즈' 라인을 본격 전개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산에 오래 있으려고, 산이 오래 있으라고' 캐치프레이즈 아래 대표 제품 '343 에코(ECO) GTX'를 선보였다.
이 외에도 블랙야크는 산과 기술력에 진심을 담아낸 브랜드 필름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블랙야크는 '산에 진심'편, '명산 100'편, '알피니스트'편 등 브랜드 필름을 통해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 있는지 강조했다.
'산에 진심'편에서는 블랙야크가 BAC의 39만 명 회원들과 함께 다양한 아웃도어 문화를 만들며 진정성 있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조명했고, '명산 100'편은 변화무쌍한 대한민국의 다양한 날씨와 환경에 맞춘 옷을 만들고 있는 블랙야크의 노력을 강조했다.
‘알피니스트’편은 전문 알피니스트와의 협업이 그 어떤 협업보다 더 중요하다는 확고한 브랜드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실제 블랙야크는 독일 R&D센터 ‘DNS(Development Never Stops)’를 통해 알피니스트와 협업해 극한의 환경에서 필드테스트를 진행,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은 기술력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DNS라인은 알피니스트의 안전한 활동을 위해 필드테스트를 거치며 개발한 고기능성 제품 군으로 블랙야크는 ‘DNS 익스트리머’ 프로젝트도 전개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onl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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