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K-디스플레이, 그래도 희망은 'OLED'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수요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디스플레이 업계가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 당장 수요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향후 수요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가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유일한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달 초 이슈 보고서를 통해 디스플레이 업계가 전방수요 회복 지연으로 신용도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구체적으로 LG디스플레이에 대해선 "2023년 들어서도 대규모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재무 레버리지 부담이 심화되고 있다"며 "당분간 저조한 실적과 높은 재무부담이 지속됨에 따라 신용도 방향성 전환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들어 LCD 사업 합리화 및 제반 비용감축 노력을 지속하고 있지만, 악화된 거시 환경으로 부정적인 수급 환경이 단기간 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LG디스플레이 만의 문제가 아니다. IT기기 수요가 급증했던 팬데믹 효과가 사라지고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지면서 2021년 하반기 이후 LCD TV 시장을 시작으로 패널 수급 상황이 빠르게 악화됐다. LCD패널가격이 가파란 하락세를 보이면서 삼성디스플레이를 제외한 주요 패널업체 대부분이 지난해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LCD를 주력으로 하는 AOU, 이노룩스 등 대만 패널업체들이 큰 폭의 적자를 냈고, LG디스플레이와 중국의 BOE도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했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경쟁사 납품지연 등 반사효과에 힘입어 주력인 모바일용 OLED패널 공급이 늘면서 실적을 방어할 수 있었다.
OLED도 지난해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대형 부문은 선진국 경기 부진으로 수요가 급격히 위축됐고, 2021년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던 TV용 OLED패널 출하량은 지난해 증가세가 대폭 둔화됐다. 경쟁제품 격인 LCD 기반의 하이엔드 TV 가격이 급락하면서 OLED TV의 가격경쟁력은 크게 떨어졌고, TV시장 내 OLED 채용률도 눈에 띄게 둔화됐다. 중소형 부문도 스마트폰 시장이 역성장하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한기평은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돌파구는 OLED에 있다고 진단했다. 한기평은 "어려운 디스플레이 업황 속에서도 OLED 생태계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디스플레이 시장 내 OLED 점유율은 점차 상승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스마트폰의 OLED 채택률은 2022년 41.5%에서 2024년 46.6%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TV, 태블릿, 노트북 등 주요 세트제품의 OLED 채택률은 2022년 평균 2.1%에서 2023년 3.0%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주요 세트 업체들이 잇따라 OLED 기반 제품라인업 확대를 계획 중인 것도 긍정적 요인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핵심 고객사인 애플은 내년부터 주요 제품 라인업에 OLED를 적용할 계획임을 시사한 바 있다. 삼성전자도 올해 초 CES2023에서 본격적인 OLED TV시장 진출을 발표했다.
OLED 발광재료 시장도 함께 성장할 전망이다. 유비리서치가 최근 발간한 '2023 OLED 발광재료 보고서'에 따르면, 19억2000만 달러(약 2조5400억원) 규모인 올해 전체 발광재료 시장은 연평균 7.7%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7년 25억9000만 달러(3조4300억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2010년대 중반 LCD패널 시장의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간 이후,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LCD 비중을 빠르게 축소하고, OLED에 사업역량을 집중해 왔다. 이에 대형 OLED부문은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부문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앞선 기술경쟁력과 생산능력을 앞세워 중국업체들과의 격차를 확보하고 있다.
한기평 보고서는 "중소형 OLED를 중심으로 중국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질 전망"이라며 "앞으로 OLED 시장 확대에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4월 8.6세대 IT용 OLED 생산설비 투자를 발표했다. 2026년까지 총 4조1000억원을 투자해 노트북, 태블릿 등 IT OLED 시장 확대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임동욱 기자 dw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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