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던지면 잘려요” 박종훈의 ‘선발 왕국’ 생존기, 결론은 ‘회귀’ [SS시선집중]
[스포츠서울 | 고척=김동영기자] “못 던지면 잘려요.”
SSG 잠수함 박종훈(32)이 호투 행진을 펼쳤다. ‘선발 왕국’에서 생존기를 쓰고 있다. 원동력도 확실하다. ‘잘하기’ 위해서다. 부진하면 선발진에 남기 어렵다. ‘선발 왕국’이기 때문이다.
박종훈은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키움과 주말 3연전 두 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4피안타 2볼넷 1사구 6탈삼진 1실점의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 호투를 펼치며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SSG는 박종훈의 호투 속에 상대 폭투로 선제 결승점을 냈고, 최주환이 달아나는 솔로 홈런 포함 3안타 1타점을 만들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7회초 1실점이 있었으나 끝까지 지키며 웃었다.
경기 후 만난 박종훈은 “1승이 이렇게 어려운지 몰랐다”고 했다. 시즌 5경기 만에 첫 승을 품었다. 앞서 4경기에서 2패만 당했다.
그래도 최근 2경기 연속 호투다. 4월30일 홈 두산전에서 6이닝 6피안타 1볼넷 1사구 5탈삼진 1실점의 퀄리티스타트(QS)를 펼쳤다. 패전투수가 됐지만, 내용은 좋았다. 그리고 이날 시즌 첫 7이닝을 소화하며 승리를 따냈다.
비결이 있다. 투구폼이다. 시즌 초반 투구폼을 이전과 다르게 갔다. 투구에 들어간 후 공을 던질 때까지 멈춤 없이 거의 한 템포로 갔다. 첫 등판이던 4월7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6이닝 무실점으로 통했다.
그러나 4월13일 대구 삼성전에서 3이닝 8실점으로 무너졌고, 4월19일 수원 KT전에서도 6이닝 5실점(4자책)으로 좋지 못했다. 이날 등판을 마친 후 한 차례 1군에서 말소됐다.
한 타임 쉬어가면서 폼을 수정했다. 정확히는 예전 폼으로 돌아왔다. 와인드업 이후 몸을 숙인다. 그리고 던지기 직전 한 번 멈출다. 박종훈 특유의 폼이 있다. 힘을 더 잘 쓰기 위해 바꿨는데, 팔이 높아지는 등 안 좋은 점이 발생했다. 이에 ‘회귀’를 택했다.
박종훈은 “연결되는 동작으로 던지기 위해 폼을 바꿨다.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봤다. 오히려 더 안 좋았다. 팔도 더 올라갔다. 전력분석팀에서 ‘원래대로 가자’고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번 멈췄다가 던지는 것이 원래 내 폼이다. 그 폼으로 돌아왔다. 나도 모르게 팔이 많이 올라갔더라. 다시 되돌렸다. 꾸준히 해야 한다. 투구폼 바꾼 후 2경기 잘 던졌다”고 덧붙였다.
호투의 원동력이 이쪽이라면, 잘하고 싶은 이유 또한 있다. 기본적으로 2021시즌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길게 자리를 비운 부분이 크다. 스프링캠프 당시 “무조건 잘해야 한다. 그것만 생각한다. 10승을 꼭 하고 싶다”고 한 바 있다.
현재 상황도 있다. SSG는 기본적으로 선발투수가 많다. 이미 시즌 전 한 명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에니 로메로-커크 맥카티-김광현 3명이 고정이라고 봤을 때, 남은 자리를 놓고 문승원과 박종훈, 오원석이 경쟁하는 구도였다.
로메로가 어깨 부상으로 개점 휴업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5선발이 돌아갔다. 당장은 경쟁이 필요 없었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 송영진이라는 루키가 등장했다. 5경기에서 18.2이닝을 소화하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93을 찍고 있다.
이 2승이 모두 선발승이다. 4월14일 홈 NC전에서 5이닝 노히트 2볼넷 1사구 7탈삼진 무실점을 폭발시키며 데뷔 첫 승을 따냈다. 이후 4월26일 잠실 LG전에서 6이닝 5피안타 3볼넷 3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데뷔 첫 QS를 만들며 시즌 2승을 품었다.
로메로가 없는 상황에서 송영진이 급부상하면서 다시 선발이 6명이 됐다. 김원형 감독 입장에서도 잘하는 투수를 빼기가 만만치 않다. 임시 6선발을 운영하는 중이다.
전력이 추가됐다. 새 외국인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를 4일 영입했다. 김원형 감독은 “6월로 넘어가면 안 된다. 5월 안에 등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액 54만 달러로 한화 약 7억원이 넘는 돈을 들였다. 불펜으로 쓸 수는 없다. 선발이라는 의미다.
이렇게 선발 자원만 7명이다. ‘왕국’ 소리가 나온다. 기본적으로 5선발 체제라고 봤을 때 2명은 불펜으로 가야 한다. 6선발로 가도 1명은 빠진다.
박종훈도 이 상황을 모를 리 없다. “저 못 던지면 잘려요”라며 “우리 선발투수가 많다. 새 외국인 투수도 선발이다. 동앗줄 하나 잡고 있다. 이제 평균자책점 4.50이다. 준수하게 던지는 투수가 됐다”며 호쾌하게 웃었다.
또 다른 선발투수로서 5일 키움전에서 7이닝 1실점을 만들었던 오원석도 “프로는 계속 경쟁을 해야 한다. 나도 확실히 내 자리가 있는 것이 아니다. 경쟁을 하면서 내가 할 것을 열심히 하려고 한다. 등판해서 좋은 투구 하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엘리아스가 와서 어떻게 던지는지 봐야겠지만, 어쨌든 선발 경쟁은 불가피하다. 지금 투수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당연히 잘 던지는 것 외에 없다. 그래야 자리도 있다.
상황이 이럴 뿐, 원하는 것은 결국 승리다. 박종훈은 “내가 할 일은 결국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것이다. 내 위치는 무관하다. 팀이 이기면 된다. 매일 이겼으면 좋겠다. 팀이 더 좋아지려고 외국인 투수가 새로 오는 것 아닌가.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원형 감독 입장에서는 행복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고민에 빠질 수 있다. 선발들이 줄줄이 호투하면 더욱 그렇게 된다. 그래도 없어서 고민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일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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