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 한미 금리 차 사상 최대…미국 지방은행 파산 불안 지속

문수빈 기자 2023. 5. 7.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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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준비제도, 기준금리 0.25% 인상
성명서엔 ‘추가적인 정책 강화(금리 인상)’ 삭제
지방은행 추가 파산 가능성 주목해야

지난주(5월 2~4일) 코스피지수는 전주보다 5.13포인트(0.21%) 오른 2500.94에 장을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6573억원 순매수한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4354억원, 1148억원 순매도했다.

이 기간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주요 반도체 기업은 혼조세를 보였다. 4일 기준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 대비 0.77% 상승했으나, SK하이닉스는 0.11%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5.5% 급감하고 SK하이닉스는 영업손실로 전환됐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긍정적인 시그널, 즉 악재 노출로 해석하는 모양새다. 바닥을 확인했다는 뜻에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반도체 업황 바닥 확인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라며 “삼성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에 있으며, 2분기부터 재고가 감소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 창구에서 나온 매도 폭탄으로 하한가를 기록한 여덟 종목(다올투자증권·다우데이타·대성홀딩스·삼천리·서울가스·선광·세방·하림지주)의 주가는 엇갈렸다. 지난주와 비교해 다올투자증권, 삼천리, 세방은 상승 마감했으며, 다우데이타, 대성홀딩스, 서울가스, 선광, 하림지주는 하락 마감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올리면서 이번 주 우리 증시의 변동성은 커질 전망이다. 연준의 결정으로 4.75~5.00%던 미국의 기준금리는 5.00%~5.25%로 상향됐다. 연준이 지난해 3월부터 10번 연속 금리를 올리면서 미국의 기준금리는 2007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지난달 이후 3.50%에 머무르면서 한미 금리 차는 1.75%p로 벌어졌다. 역대 최대 수준이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지수 밴드로 2420~2550포인트를 제시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연합뉴스

◇ 美 연준, 연말까지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 점쳐져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금리 인상 후 발표된 성명에서 연준이 기존 성명에 있던 ‘제약적인 통화 정책 기조를 달성하기 위해 약간의 추가적인 정책 강화(금리 인상)가 적절할 것’이라는 가이던스를 삭제했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구 삭제와 관련해 “상당히 유의미하다”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이어 “불확실한 역풍과 누적된 통화 긴축 조치를 고려할 때 향후 정책은 상황 전개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니무브 현상도 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금리가 높은 머니마켓펀드(MMF)로 자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금리 기대감으로 자금이 예금에서 MMF로 급격히 이동하는 현상도 이번 SVB 신용 위기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며 “연준 입장에선 추가적인 예금 이탈을 막기 위해서라도 추가 금리 인상엔 조심스러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크지 않다. 이날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해소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고 이런 관측이 맞다면 금리 인하는 부적절하다”며 “금리를 내리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인플레이션 완화가 당분간은 힘들 것이라는 지표가 발표된 바 있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1분기 고용비용지수(ECI)는 전 분기보다 1.2%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오름 폭인 1.1%보다 높은 수치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헤드라인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4개월간 전월비 0.4~0.5% 상승세를 이어온 근원물가 상승세가 소폭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최 연구원은 “노동시장 역시 점진적이지만 약화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현재 시점에서는 추가적인 금리 인상보다는 동결 가능성이 크다”라고 했다.

보행자가 퍼스트리퍼블릭 샌프란시스코 본사를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 여전히 위험 관리해야 하지만…Sell in May 지양해야

이번 주 지수는 미국의 은행권 리스크 관련 진행 상황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3월부터 SVB, 시그니처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은행 등 3곳의 미국 은행이 파산했다. 팩웨스트뱅코프의 주가가 3일(현지시간) 시간외거래에서 58% 이상 하락하면서 팩웨스트의 파산설도 나오고 있다. 팩웨스트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기반 은행으로 약 70개의 지점을 두고 있다. 자산 규모는 440억달러 수준이다.

이날 블룸버그 등 외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팩웨스트가 자본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매각을 포함해 자구 노력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팩웨스트는 아틀라스 SP 파트너스로부터 14억달러를 조달받은 바 있다. 팩웨스트는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와 매각을 타진하고 있다. 공식적인 매각 절차는 밟지 않은 상태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지역 은행들의 연쇄적인 불안감은 연준이 아직 반영하지 않고 있는 통화 정책 변화의 재료가 될 수 있다”며 “민간 신용 경로가 타이트해지고 있음은 역의 레버리지 효과에 의해 미국의 수요를 둔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국 시간으로 10~11일 발표되는 미국 4월 소비자물가, 미국 4월 생산자물가, 중국 4월 소비자물가 지수에도 시장의 눈이 쏠리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FOMC가 양호하게 종료됐으나, 시장은 ‘Sell in May(5월에 팔아라)’와 계속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팩웨스트 매각 등이) 증시 변동성을 유발할 것이기에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면서도 “연준 긴축 사이클 종료, 2분기 중 국내 상장사 실적 저점 통과 기대 유효 등을 감안 시 ‘Sell in May’ 베팅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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