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UP] 환자 상태 쉽게 파악… 실시간 생체신호 모니터링 ‘커넥닥’
美 식품의약품 인증… 대형병원서 1년째 사용 중
사전문진 솔루션도 운영… 진료 전 환자정보 확인
“환자가 메디워치(실시간 생체신호 수집 장비)를 차고 있으면 생체정보가 실시간으로 의료진에게 전달됩니다. 간호사들이 돌아다니면서 환자 상태를 확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퇴원 후 통원 치료중인 환자가 워치를 차고 있으면 보호자도 환자의 상태를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상 신호가 발생하면 119에 신고하면 됩니다.”
인포마이닝은 환자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검사 시스템인 ‘커넥닥’을 운영하고 있다. 혈압과 산소포화도, 체온, 맥박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해 의사와 보호자가 아무 때나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위급 상황이 발생하면 별도 사인이 표기돼 응급 환자를 관리할 수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사전문진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병원 방문 전 환자가 챗봇(chat bot·대화 로봇) AI를 통해 기본정보와 증상을 입력하면 진료에 필요한 환자의 모든 정보를 한눈에 보기 쉽게 제공한다. 의료진은 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있고, 환자는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인포마이닝은 솔루션을 사용하는 기업으로부터 사용료를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커넥닥은 대형병원 1곳에서 1년간 운영중이며, 사전문진 시스템은 미국 비대면 진료기업 T사와 계약을 체결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 국내외에서 의료기기로 인정받으면 고객사가 늘어날 전망이다.
경영 성과도 있었다. 인포마이닝은 시리즈A 단계에서 55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2019년 설립 이후 누적 투자금액이 74억원에 달한다. 사세가 커지면서 국내외 다양한 기업들과 제휴를 늘리고 있다. 이재용 인포마이닝 대표를 서울 논현동 본사에서 만났다.
-어떻게 창업하게 됐나.
“부모님 몸이 좋지 않으셔서 병간호를 하다보니 의료서비스 이용자로서 불편함을 많이 느꼈다. 크게 두 가지가 문제였는데, 하나는 보호자가 환자의 상태를 계속 확인해야한다는 점이었다. 자리를 비웠을 때 위급한 상황이 생기면 큰 문제가 된다. 그런 순간을 몇 번 경험하면서 이 문제를 꼭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였다. 예를 들어 백혈병을 앓는 환자라면 병원에서 항암치료를 한 뒤 집에서 한 달 쉬고, 다시 치료를 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병원에 있는 동안은 괜찮지만 집에서 쉬는 동안은 몸 상태를 점검하기가 어렵다. 정보·검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업을 결정했다.”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나.
“커넥닥과 사전문진 솔루션을 통해 해결했다. 커넥닥은 실시간으로 환자 상태를 모니터링해주는 시스템이다. 병원에서 커넥닥을 활용하면 환자에게 메디워치를 채워 산소포화도와 피부온도, 맥박 등 생체신호를 실시간으로 측정한다. 수집된 생체 데이터는 의료진에게 실시간으로 공유해 환자를 대면하지 않고도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통원중인 환자도 이 서비스를 통해 관리할 수 있다.
사전문진 솔루션은 환자가 진료를 보기 전에 자신의 증상, 기본정보, 과거 병력, 가족력 등을 직접 입력할 수 있는 대화형 챗봇 AI 서비스다. 환자가 입력한 정보는 한 장의 리포트로 의료진에게 전달된다. 환자들은 하고싶은 말이 많아도 병원에 가면 잊어버리는 경우가 빈번하다. 사전 문진을 도입하면 환자는 자신의 증상에 대해 면밀히 설명할 수 있고, 의료진은 진료 전 환자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 진료에만 전념할 수 있다.”
-커넥닥 서비스의 장점은 무엇인가.
“실시간으로 생체신호를 측정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병원에 가본 사람이라면 잘 안다. 지금은 의사가 한 환자의 생체 신호를 알고 싶으면 간호사에게 연락해서 혈압이나 맥박 등을 측정한다. 생체 신호를 측정하는 일이 간호사 업무량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잦다. 이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면 의료진의 일손을 크게 덜 수 있다.
아직까지는 비슷한 유형의 서비스가 없다. 의료기관은 생각보다 보수적이어서 진료·검사 분야에 새로운 기술을 잘 도입하려고 하지 않는 편이다. 이런 이유로 새로운 서비스가 자주 등장하지 않는다. 의료진들과 투자자들도 그런 점을 높게 평가하는 것 같다.”
-사전문진 서비스는 어떤가.
“진료 시간을 단축하는 효과가 있다. 인공지능이 환자의 상태와 관련된 정보를 정리해서 전달하면, 의사는 몇가지만 더 질문한 후 처방을 내린다. 비대면 진료업계에서는 사전문진을 사용하면 트래픽(데이터 전송량)을 줄일 수 있어서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현재 인포마이닝의 서비스를 사용하는 곳은 어디인가.
“커넥닥은 국내에 있는 대학병원 한 곳에 제공하고 있다. 현재까지 커넥닥을 통해 500명 이상의 환자 정보를 취합했다. 사전문진 솔루션은 비대면 진료 업체들이 주로 쓰고있다. 국내보다는 해외를 겨냥한 서비스로, 현재 미국 비대면 진료기업인 T사와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기에 검·방역 시스템도 제공했다고 들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국내로 입국한 내·외국인들을 관리하는 검·방역 시스템을 만들었다. 입국부터 시설 격리, 숙소 체류 등으로 이어지는 단계에서 인포마이닝이 입국자의 정보를 전송하는 시스템 전반을 개발했다. 검·방역 솔루션은 보건복지부에서 인정을 받아 공동으로 특허를 출원했고, 국가유공표창도 받았다.”
-현재는 어떤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나.
“커넥닥 서비스가 약 처방 분야에 도입되도록 고도화하고 싶다. 예를 들어 혈압약을 처방할 때 커넥닥 서비스를 사용하면 투약 시점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통상 혈압약은 환자의 당일 혈압을 기준으로 처방된다. 그러나 긴장하면 혈압이 오르는 등 특정 상황에만 문제가 생기는 환자들도 있다. 이런 분들에게도 혈압약을 처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다. 환자의 혈압을 실시간으로 확인한다면 약 처방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인포마이닝의 수익구조는 어떻게 되나.
“솔루션 자체를 판매하는 경우도 있고, 제공하는 서비스에서 특정 기능을 따로 떼서 기업에 제공하고 사용료를 받기도 한다. 지금은 사전문진 솔루션을 사용하는 기업이 대부분이다. 기업에 따라 원하는 질문의 깊이나 내용이 달라질 수 있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커덱닥과 사전문진 서비스 모두 작년 초에 출시했는데, 국내외 대형병원, 보험사, 헬스케어 기업 등 다양한 기업과 사업 제휴를 맺고 솔루션을 납품하고 있다. 정부과제를 통해 다양한 연구개발(R&D) 사업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시리즈 A단계 투자 55억원을 유치하면서 현재 누적투자금도 74억원으로 불어났다.”
-앞으로의 목표는.
“단기적으로는 인포마이닝의 서비스가 보험 수가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기기로 등록하는 게 최우선 목표다. 메디워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받았지만 의료기기 등급은 아직 받지 못했다. 한국에서도 올해 하반기 의료기기 등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커넥닥과 사전문진 서비스를 고도화해 국내와 해외 모두 고객사를 늘리고 싶다. 궁극적으로는 2025년 한국시장에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매출과 사업규모를 키울 생각이다. 나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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