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공영탄광 모두 문닫는다…"1조원 절감"[석탄 100년, 역사 뒤안길로②]
기사내용 요약
정부, 화순·태백·삼척 단계적 조기폐광 추진
자연폐광 시 약 1조원 추가 재정 부담 가중
[세종=뉴시스]임소현 이승주 기자 = 전국 공영탄광이 오는 2025년이면 모두 문을 닫는다. 생활 상의 변화로 연탄 소비는 점차 줄어드는 반면 노후 탄광을 유지·운영하는 데 투입되는 국가 재정이 만만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전남 화순탄광을 시작으로 내년 태백 장성탄광, 2025년 삼척 도계탄광을 조기에 폐광하기로 결정했다고 7일 밝혔다.
계획대로 조기폐광이 진행되면 2025년 이후 국내에는 민간이 운영하는 삼척 경동 광업소 단 한 곳만 남고 모두 사라지게 된다.
2030년 자연폐광, 굳이 5년 앞당기는 이유는?
정부가 발표한 '제6차 석탄산업 장기계획'에 따르면 전체 석탄 수요는 이 같은 이유로 발전용 석탄 수요 확대에도 매년 감소세다. 지난 2016년 126만t(톤)이던 연탄 수요는 2018년에는 100만t 아래로 떨어졌다. 2025년에는 30만t 수준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굳이 조기 폐광을 추진하지 않더라도 연탄 수요 감소에 따라 자연적으로 탄광은 문을 닫게 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그 시점은 오는 2030년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굳이 산업부에서 오는 2025년까지 조기 폐광을 추진하는 이유는 '재정 부담'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석탄을 얻으려면 점차 안쪽으로 들어가야 하다 보니 캐면 캘 수록 점차 갱도의 깊이가 깊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대한석탄공사가 운영하는 탄광의 갱도가 이미 심화된 데다 설비도 꽤 낙후돼 생산원가 부담이 민영 탄광 대비 큰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석탄공사가 탄광에서 채굴하는 생산 원가는 민영 탄광 대비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해 기준 경동인베스트의 생산 원가는 t당 24만3000원인데 반해 석탄공사는 t당 46만원을 기록했다.
민생 보조금 재정 부담…석탄공사 부채 해소 시급
즉 자연폐광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조기폐광을 결정하면, 그 기간 동안 탄광을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부는 약 1조원 가량을 절약할 것으로 추산했다. 구체적으로 가격안정지원금 등 정부지원금 3973억원, 석탄공사의 6309억원 누적부채 등이다.
안전 문제도 조기폐광을 결정한 이유 중 하나다. 최근 탄광근로자 수가 줄어들면서 안전사고가 급격히 줄었지만 여전히 해마다 불거지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안전사고로 사망한 탄광근로자가 7명에 달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석탄공사가 운영 중인 탄광은 재무상태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국가 재정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는 결국 국민들의 경제적 부담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탄광근로자 안전사고까지 해마다 발생하는 것까지 고려하면 국가적 차원에서 조속한 시일 내 추진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노·사·정 간담회부터 시행령 개정…단계적 추진 중
지난해 국회에서 예산심의과정을 통해 조기폐광 관련 예산이 반영되면서 본격적인 단계적 조기폐광 추진이 결정됐다. 석탄공사 노사는 3개 탄광의 조기폐광에 따라 퇴직하는 탄광 근로자에 대한 정부의 지원대책에 동의했다. 지난 2월24일에는 단계적 조기폐광에 합의한 바 있다.
이를 토대로 산업부는 시행령 개정과 연구용역 등에 착수한 상태다. 167억원 규모의 조기폐광 위로금이 올해 예산에 반영되자 '석탄산업법 시행령' 개정 작업에 나섰다. 법에 근거 규정을 신설해 위로금 지원사업 집행을 광해광업공단에 위탁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10억원 규모의 '조기폐광지역 경제진흥사업계획' 연구용역도 착수했다.
현재 한국광해광업공단과 이들 3개 탄광에 대한 광해방지사업계획 수립을 위한 광해 실태조사 단계를 진행 중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에 실태조사 중간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기반으로 연말까지 광해방지 사업계획을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lim@newsis.com, joo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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