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사이 ‘극과 극’ 투구…메디나는 긴장해야 한다, 임기영도 뒤에 있으니까
‘이닝 이터’ 역할이 전혀 안 된다. 이대로라면 외국인 투수라도 긴장해야 한다.
올 시즌 KIA 타이거즈 선발진에서 가장 큰 고민거리는 바로 아도니스 메디나다. 메디나는 시즌 초반 기대에 못 미치는 등판 결과로 KIA 벤치의 마음을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물론 한 차례 반등 계기를 보여준 투구로 다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지만, 그다음 등판에서 곧바로 아쉬움을 남기는 투구가 나왔다.
메디나는 4월 9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에서 6이닝 4피안타 5사사구 6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해 결과적으로 무난한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하지만, 그날 시즌 첫 패를 떠안은 메디나는 이후 2경기 연속 5이닝을 못 넘기는 동시에 대량 실점하는 부진한 투구 내용으로 개인 3연패에 빠졌다.
이날 메디나 투구를 지켜봤던 KIA 관계자는 “이전과 볼 배합을 다소 다르게 가져간 점이 좋은 결과로 나온 듯싶다. 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활용할 때 오히려 우타자에게 투심 패스트볼, 좌타자에게 슬라이더를 역으로 사용하는 게 잘 통했다. 상대도 이전 등판 내용을 토대로 전력분석을 하니까 그날은 허를 찌르는 볼 배합이 됐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하지만, 메디나는 다음 등판에서 곧바로 무너지는 아쉬움을 남겼다. 5월 2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3이닝 6피안타 3볼넷 5실점을 기록한 메디나는 올 시즌 최소 이닝 투구로 또 다시 패전을 떠안았다. 올 시즌 5경기 등판 1승 4패 평균자책 6.92 WHIP 1.77로 전반적으로 부진한 기록에다 5이닝을 못 넘긴 등판이 세 차례라는 점이 뼈아프다.
메디나의 경우 기본적으로 등판 당일 슬라이더와 커브 제구가 흔들리면 투심 패스트볼의 위력이 확연히 반감된다. 변화구 커맨드를 통한 완급 조절보다는 투심 패스트볼을 존에 우겨넣다가 맞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KBO리그 입성 전 불펜 역할을 주로 소화했기에 선발 투수로서 경기 운영을 하는 능력이 부족한 편이다. KIA 김종국 감독도 “메디나는 파워 피처 스타일인데 선발 마운드 위에선 강약 조절도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만약 메디나가 완급 조절 능력을 향상과 더불어 이닝 소화 결과물을 못 보여준다면 KIA 벤치도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장기 레이스에서 마운드 과부하가 오기 전에 변화를 줄 여지도 충분하다. 우선 선발 경험이 풍부한 임기영이 새로운 선발진 대안이 될 수 있는 까닭이다.
임기영은 올 시즌 불펜으로 출발해 멀티 이닝 및 롱릴리프 역할까지 전천후 불펜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올 시즌 9경기에 등판해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 4.76 11탈삼진 5볼넷 WHIP 1.24를 기록 중인 임기영은 시즌 중반 충분히 선발진으로 돌아올 능력이 있는 투수다. 지난해까지 오랜 기간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했기에 계산이 서는 선발 투수인 까닭이다.
김종국 감독은 최근 “임기영 선수는 지금 불펜에 있지만, 앞으로 상황이 변할 수도 있다. 부사 없이 지금처럼만 해준다면 다른 보직이 생길 수 있다”라며 선발 복귀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 감독의 말대로 선발진에 변화가 생긴다면 그 대안 0순위는 임기영이다. 5월의 메디나도 4월이 메디나와 큰 변화가 없다면 임기영이 파고 들 틈은 더 커질 전망이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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