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 좀 가만히 놔둬!', 토트넘 전술실험에 고통받는 손흥민[초점]

김성수 기자 2023. 5. 7.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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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사령탑들이 새로운 전술을 시도할 때마다 손흥민이 고통 받는다. 맞지 않는 옷을 입으며 좋았던 기량마저 발휘하지 못했다.

토트넘은 6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11시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5라운드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홈경기에서 해리 케인의 득점 덕에 1-0 승리를 거뒀다. 리그 5경기만의 승리다.

ⓒAFPBBNews = News1

답답하던 흐름을 케인이 해결했다. 전반 추가시간 1분 케인이 중앙에서 오른쪽 측면의 포로에게 오른발 전환패스를 열어줬다. 포로가 팰리스 박스 오른쪽에서 올린 오른발 크로스를 케인이 다시 헤딩골로 연결하면서 토트넘이 전반전을 1-0 앞선 채 마무리하게 됐다. 케인은 EPL 209골로 웨인 루니(208골)를 제치고 역대 득점 2위로 올라섰다. EPL 홈 100골에도 도달했다. 이 골을 끝까지 지키고 승리한 토트넘이다.

토트넘은 이날 승리로 35경기 17승6무12패(승점 57)의 6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유럽 챔피언스리그 진출 마지노선인 4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33경기·승점 63)보다 2경기를 더 치르고도 승점 6점을 뒤져 있다. 리그 3경기를 남기고 전망이 여전히 밝지 않다.

손흥민은 이날 4-4-2 포메이션의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89분을 소화했지만 공격 포인트 기록에는 실패했다.

손흥민은 지난 1일 리그 리버풀전 득점으로 7시즌 연속 EPL 10골을 달성했다. 지난 3월12일 노팅엄 포레스트전에서 골을 넣은 이후 한국 대표팀의 A매치 2경기를 포함해 리버풀전까지 약 한달 반 동안 10경기를 치렀다. 이 10경기에서 7골2도움으로 절정의 감각을 뽐낸 손흥민이다.

ⓒAFPBBNews = News1

심지어 리그 막판 토트넘의 상황이 좋지 못해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경질되고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감독 대행도 경질된 현실에서 그야말로 팀을 이끄는 에이스 역할을 한 손흥민이다. 지난 시즌 EPL 35경기 23골로 득점왕에 올랐던 폼이 돌아온 듯했다.

하지만 토트넘 라이언 메이슨 감독 대행은 익숙한 3백이 아닌 4-4-2 포메이션을 이날 들고 나왔다. 손흥민은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나섰고, 최전방 투톱에 해리 케인과 히샬리송이 섰다.

이는 손흥민이 득점을 노리기에 전혀 좋은 형태가 아니었다. 토트넘은 측면 수비수들의 공격 가담에 이은 크로스 공격을 많이 노린다. 그래서 왼쪽 풀백 벤 데이비스가 크로스를 위해 높이 올라가면 빈 뒷공간 수비를 손흥민이 했다. 3백 체제에서는 센터백 한명이 측면을 커버해도 중앙에 2명이 남지만 4백에서는 페널티 박스를 지킬 중앙수비가 1명뿐이기에 풀백과 같은 측면에 위치한 미드필더에게 수비 임무가 많이 부여된다.

토트넘 진영 깊숙한 곳까지 수비를 내려왔다가 역습 시에 빠르게 올라가려니 손흥민의 체력적인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최근 워낙 골 감각이 좋았기에 손흥민을 공격에 집중하게 했다면 공격에서 더욱 위력적일 수 있었지만 수비 부담이 많았기에 체력을 아끼고 득점에 신경을 쏟기가 힘들었다.

이반 페리시치. ⓒAFPBBNews = News1

마치 올 시즌 도중 경질된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고집을 떠올리게 하는 경기였다. 콘테 감독이 2022~2023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왼쪽 측면수비수 이반 페리시치는 왼쪽 윙어 손흥민과 계속해서 불협화음을 내왔다.

손흥민은 빠른 스피드를 활용해 측면에서 상대의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것을 즐기는 공격수다. 이를 위해 후방 자원, 특히 같은 측면의 윙백이 지원 패스를 얼마나 구미에 맞게 제공해 주느냐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윙어 출신이기도 했던 페리시치 역시 상대 측면 수비를 앞에 두고 1 대 1 돌파를 선호하는 '공격적인' 윙백이다. 페리시치가 손흥민에게 공간 패스를 주기보다는 본인이 직접 공간으로 드리블을 치기에 두 사람의 동선은 겹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손흥민이 페리시치에게 측면을 양보하면서 기상천외한 장면들이 나왔다. 페리시치가 측면 돌파하고 손흥민이 중원에서 패스를 돌리고 있는가 하면, '수비수' 페리시치가 공격하느라 복귀하지 못한 자리를 '공격수' 손흥민이 수비 커버하기도 했다. 자신의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하는 플레이만 반복해야 했던 손흥민이다.

ⓒAFPBBNews = News1

콘테나 메이슨이 새로운 실험을 했을 때 매번 손흥민이 희생양이 됐다. 시즌 초 부진에 허덕일 때, 좋았던 폼을 되찾았을 때 모두 맞지 않는 옷을 입으며 괴로워한 손흥민이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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