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새벽시간, 야구는 시작된다 [헐크의 일기]

이만수 전 SK 감독(왼쪽)과 캠보디아 앤디 웨이저스 감독. 사진제공 | 헐크파운데이션

[스포츠서울] 외국에 나오면 내 하루 일과는 새벽 4시부터 시작된다. 새벽 4시부터 1시간 30분 정도 밖으로 나가 운동을 한다. 고요한 새벽시간이지만, 라오스나 동남아 어디를 가던지 나의 루틴은 언제나 똑같다.

이번 태국에서 열린 BFA 대회 (XIII EAST ASIAN BASEBALL CUP)에 7팀이 참가했다. 태국 야구장은 A구장(매인스타디움) 과 B구장이 있다. 두 면에서 7팀이 경기를 하기 위해서는 이른 아침 9시부터 시작해야 한다.

5월1일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새벽 4시에 일어나 밖으로 운동하러 나갔다. 열심히 운동하고 있는데 필리핀 팀 선수들이 새벽 5시20분에 모두 밖으로 나와 가볍게 단체로 체조를 하는 것이다.

단체로 새벽 5시20분에 모든 선수들이 체조를 했다면 도대체 이들이 몇시에 일어났단 말인가. 아무리 늦게 일어나도 새벽 5시에는 일어났다는 이야기다.

이른 새벽부터 가볍게 체조하고 가볍게 런닝하면서 아침식사를 하러 간다. 식사하는 시간이 이른 아침 6시였다. 아침 6시에 식사하고 6시30분에 야구장으로 출발했다는 이야기다.

숙소에서 야구장까지 30분에서 40분 걸린다. 7시부터 홈팀이 먼저 체조하고, 캐치볼을 하고, 타격까지 하면 딱 맞는 시간이다. 라오스 팀도 2일과 3일 연이틀 아침 9시에 경기를 했다. 우리도 필리핀 팀과 거의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 간단하게 아침식사하고 운동장으로 출발해야 했다.

이번 BFA 대회에서는 각 팀마다 4게임씩은 한다. 라오스 팀도 이번 대회에 4게임을 했다. 첫 게임인 홍콩 팀에게 얻어 맞으면서 0-18로 졌고, 두 번째 경기 태국전에서도 0-11로 패했다.

세 번째 경기 캄보디아전에서는 라오스가 9-0으로 이겼다. 3일 마지막 경기인 말레이시아전도 아침 9시에 했다. 똑같은 새벽 시간에 일어나 운동장으로 가야 했다.

내 작은 꿈이 있다면 라오스에서도 한번 BFA 대회를 유치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야구장이 최소 두 면이 있어야 가능하다. 현재 라오스는 야구장이 한면 밖에 없는 상태다.

그리고 선수들이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는 실내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물론 여러 가지로 어렵고 힘든 상황이지만, 꿈을 버리지 않는 이상 언젠가는 그 꿈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한국에 들어가면 부지런히 뛰어 다니려고 한다.

나는 믿고 있다. 언젠가는 라오스에서도 BFA 대회가 반드시 열릴 것이라는 것을 나는 믿고 있다. 그 희망을 절대 버리지 않을 것이다.

이만수 전 SK 감독 · 헐크 파운데이션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