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토크<상>] 질문 No…'주가조작 의혹' 김익래 회장 '불통 기자회견'
금융위 조사 들어간 사이 사퇴 결정…여론 악화 사전 차단 해석
"급락 알고 판 것 아냐"…다우데이타 블록딜 거래 내역 공개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황원영·이성락·김태환·윤정원·문수연·권한일·정소양·박경현·이중삼·최문정·최지혜·이선영·박지성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이성락 기자] 가정의 달인 5월, 첫 주부터 경제계에는 다양한 소식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중에서도 몇몇 경제계 거물 인사들이 세간의 주목을 끌었는데요. 그 중심에는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있었습니다. 특정 종목의 주가 폭락이 시작되기 직전 보유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해 거센 비판을 받은 김익래 회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를 선언했죠.
다음으로 눈길을 끈 인물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었습니다. 리뉴얼을 마친 인천 연수구 '이마트 연수점'을 깜짝 방문해 고객들의 의견을 직접 들었습니다. 취재진을 만난 정용진 부회장은 현장 경영의 중요성, 리뉴얼 투자에 대한 의미 등을 적극 설명했습니다.
끝으로 이우현 OCI 회장도 주목을 받았는데요. 그는 최근 OCI 회장으로 취임했습니다. 인적분할 절차를 마치고 지주회사 OCI홀딩스와 화학회사 OCI가 각각 출범, 큰 변화를 앞둔 상황에서 OCI홀딩스의 경영사령탑에 오른 이우현 회장이 향후 적극 경영 행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 김익래 다우키움 회장 사퇴 결정…'불통 사과쇼'?
-SG증권발(發) 무더기 하한가 사태와 관련해 김익래 키움증권 회장이 주가조작에 연루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어 증권 업계가 떠들썩했습니다. 그런 김 회장이 갑작스럽게 사퇴 의사를 전했다고요?
-김 회장은 사흘간의 연휴를 앞둔 지난 4일 오후 갑작스럽게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문을 발표한 뒤 사퇴하겠다는 폭탄 발언을 던졌습니다. 매각대금 605억 원은 전액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계획도 전했죠.
-사퇴를 밝힌 방식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는데, 당시 현장 상황은 어땠나요?
-'불통 기자회견'에 가까웠습니다. 주최 측은 시작부터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는데요. "금감원 조사가 이뤄지고 있어 발언이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이유를 댔죠. 김 회장은 각종 의혹이 난무한 상황에서 사퇴하겠다는 목적만 짧게 전하고 퇴장해버렸습니다. 시간은 대략 4분 가량 걸렸습니다. 그리곤 기자들의 질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고 빠르게 엘리베이터를 타러 이동했습니다.
-기자회견이 갑작스레 열렸다고 들었는데요.
-맞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은 긴급하게 열린 탓에 외부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시간 역시 오후 6시, 6시 30분도 아닌 애매한 6시 45분이라는 점에서 미리 준비된 기자회견이 아닌 것은 확실해 보였죠. 갑자기 열린 기자회견에 대해 묻자 키움증권 관계자는 "위에서 내려온 내용이다. 갑작스럽게 열렸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사과문 발표와 사퇴 결정의 속내를 두고 항간에서는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죠?
-네. 일각에서는 현재 이뤄지고 있는 금감원의 조사를 유리한 쪽으로 이끌겠다는 계산에 따른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매각대금 전액 사회 환원은 주가조작 공범으로 몰리는 상황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선제대응책으로 해석되기도 하는데요. 이러한 추측에 대해 김 회장은 침묵으로 응대했습니다. 취재진들이 김 회장에게 "질의응답을 하지 않는 이유가 따로 있느냐", "라덕연 대표와 알고 있느냐", "수사당국의 조사가 진행되자 사퇴를 결정한 것이냐" 등의 질문을 쏟아냈지만 입을 굳게 다문 채 황급히 자리를 빠져나갔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기자들은 "이럴 바에는 기자회견을 왜 하는 것이냐", "차라리 자체적으로 영상 찍고 유튜브 등에 올리는 편이 나을 뻔했다" 등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김익래 회장은 지난 4일 계좌잔고와 거래내역을 공개하면서 자기에 대한 의혹을 적극 해명하고 있는 상황이죠?
-김익래 회장은 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종목 중 하나인 다우데이타를 급락 이틀 전에 팔아치워 600억 원가량을 현금화한 게 문제가 되면서 '주가가 급락할 것을 미리 알았던 것이 아니냐', 나아가 '주가조작 세력과 내통했다' 등의 의혹을 받고 있는데요. 현재 SG증권발 대규모 물량폭탄 사태의 뒤에 주가조작 세력이 숨어있은 것으로 좁혀져 금융당국과 검찰이 수사에 나선 상황입니다.
-주가조작의 몸통으로 지목된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의 발언으로 진실 공방이 시작된 것이라면서요.
-그렇습니다. 김익래 회장이 의혹을 받게 된 것은 라덕연 대표의 폭로 때문이었는데요. 라 대표가 앞서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김 회장 측이 매도한 600억 원을 계좌로 받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돈을 안 받았다면 누군가에게 빌려줬을 가능성이 있고, 받았다면 자금 출처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키움증권은 김 회장이 지난달 20일 체결한 다우데이타 블록딜에 대한 입증자료를 제시하며 이 같은 주장을 적극 반박했는데요. 공개된 잔고와 거래 명세서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달 24일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 주(지분 3.65%)에 대한 매매대금 605억4300만 원(주당 4만3245원)을 본인의 키움증권 계좌로 입금받았습니다.
김 회장 측은 매도 일자를 정할 수 없었고 외국계 증권사의 일정에 따라 수동으로 결정됐다는 입장입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블록딜은 4월 초부터 진행된 것으로, 4월 5일에 이미 유수의 외국계 증권사를 접촉해 절차를 진행했다. 외국계 증권사는 자체 실사와 법률 검토 과정을 거쳐 4월19일 내부 심의를 완료했으며, 4월20일에 12시 이후 해외기관에 거래 진행을 통보하면서 당일 장 종료 후 블록딜 거래가 성사됐다. 매수자를 찾는 것은 외국계 증권사의 역할이고 우리는 매수자를 알지도 못하고 알 수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라덕연 대표와 김익래 회장 간 입장차가 분명한 데다 공방도 치열해지고 있는데요. 이제는 법정 싸움으로 번졌다죠?
-키움증권은 지난 2일 라덕연 대표를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했습니다. 주가 급락 사태 피해자들은 라 대표를 사기죄 등으로 고소한 상태죠. 지난 3일 금융감독원은 키움증권에 대한 검사에 착수했는데요. 김익래 회장의 주가조작 세력과의 연루 여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라 대표의 사무실 압수수색도 이뤄진 상태입니다. 업계는 진위 여부가 조만간 가려질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지난달부터 업계를 들썩이게 한 대규모 하한가 사태가 왜 벌어졌고, 이유가 무엇인지 곧 알게 될 전망입니다.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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