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인생을 응원합니다” 국립심포니의 특별한 은퇴식

류재민 2023. 5. 6.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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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박윤근(튜바), 김건철(바순) 두 음악가와 함께 빚어낸 30여년의 역사를 기억하겠습니다.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두 음악가의 걸음을 응원합니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정기연주회에서 특별한 은퇴식을 진행했다.

2부에서 국립심포니는 '호두까기 인형' 모음곡과 '잠자는 숲속의 미녀' 모음곡을 연주했다.

튜비스트 박윤근은 악단 초창기인 1987년 입단해 36년간 국립심포니를 지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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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두 단원 박윤근(튜바), 김천철(바순)가 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류재민 기자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박윤근(튜바), 김건철(바순) 두 음악가와 함께 빚어낸 30여년의 역사를 기억하겠습니다.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두 음악가의 걸음을 응원합니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정기연주회에서 특별한 은퇴식을 진행했다. 단원들의 정년이 보장된 국립단체이기에 가능한 뭉클한 장면이었다.

국립심포니는 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차이콥스키 발레 모음곡’ 공연을 선보였다. 극장 오케스트라로서 발레 공연이 있을 때마다 오케스트라 피트에서 연주하던 국립심포니가 무대 위로 올라와 직접 관객들과 만났다. 자신들의 전문 분야답게 국립심포니의 매력을 뽐냈다.

이날 차이콥스키 환상 서곡 ‘로미오와 줄리엣’ 나단조를 먼저 연주한 국립심포니는 첼리스트 고티에 카퓌송과 함께 대니 엘프만의 첼로 협주곡을 선보였다. 30년 넘게 오스카상 후보에 4번이나 올랐던 엘프만의 첼로 협주곡은 이번이 아시아 초연이다.

국립심포니와 협연하는 고티에 카퓌송. 국립심포니 제공

2부에서 국립심포니는 ‘호두까기 인형’ 모음곡과 ‘잠자는 숲속의 미녀’ 모음곡을 연주했다. 관객들은 발레단 공연에서 듣던 배경음악이 아닌 순수한 연주로 발레곡을 듣는 색다른 경험을 했다.

공연이 모두 끝난 후 국립발레단이 준비한 소박한 은퇴식이 열렸다. 올해 상반기를 끝으로 은퇴하는 박윤근, 김건철 단원을 위한 행사였다. 무대 앞으로 나온 이들에게 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이 꽃다발을 건네고 안내 문구와 함께 은퇴식이 진행됐다. 1분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단원들은 물론 관객들에게도 감동을 안겼다. 오는 6월을 끝으로 은퇴하는 이들은 이번이 마지막 정기연주회였다.

박윤근(왼쪽)과 김건철. 국립심포니 제공

튜비스트 박윤근은 악단 초창기인 1987년 입단해 36년간 국립심포니를 지켜왔다. 튜바는 오케스트라에 한 명뿐이라 그의 역사가 곧 국립심포니의 역사다. 바수니스트 김건철은 1997년 입단해 26년간 다채로운 음악을 들려줬다.

박윤근은 “인생을 돌아봤을 때 튜바와 함께해서 소소한 행복들도 많이 마주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 “화려하게 나타나지는 않지만 포근한 소리로 감싸주는 튜바를 닮아 외모도 성격도 악기를 닮아가는 것 같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무대에 계속 설 예정이니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김건철은 “우리나라에서 잘 연주하지 않던 브루크너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말러나 이런 곡들 많이 연주할 수 있고 했던 것에 대해서 굉장히 보람을 느낀다”면서 “음악을 업으로 하면서 한 번도 후회해본 적 없고 보람을 느끼고 행복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류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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