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한숨 돌리게 됐지만...언제까지 '천수답'?
저수량 천만 톤 이상 늘었지만 한 달 만에 '바닥'
비가 와도 댐 저수량 '제각각'…물 관리 '구멍'
한국 온난화, 세계 평균보다 빨라…치수대책 시급
[앵커]
어제 많은 비가 내리면서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던 남부 지역은 한숨 돌리게 됐습니다.
하지만, 기후 위기로 해마다 가뭄과 호우가 반복되고 있어서 물 관리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김현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꼭 한 달 전, 전국에 소형 태풍급 비바람이 몰아쳤습니다.
4월에는 낯선, 사나운 빗줄기였지만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던 남부엔 '단비'였습니다.
가뭄 '심각' 단계의 댐들도 저수량이 많게는 천백만 톤 이상 늘어서 봄 가뭄 걱정도 한숨 돌렸는가 했는데 한 달을 버티지 못했습니다.
어제도 많은 비가 왔지만, 이후에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큽니다.
장마 전까지는 가뭄 뒤 호우, 다시 가뭄으로 이어지는 일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연 강수량이 평년의 122%나 됐던 2020년에도, 전남은 4월 가뭄을 겪었고 보령댐을 수원으로 하는 충남 8개 시군은 5월부터 7월까지 생활·공업용수 가뭄 관심 단계에 진입했었습니다.
장마철에 비가 집중되는 기후 탓도 있지만, 비가 와도 제대로 저장하지 못해, 필요할 때 쓸 물이 적은 것도 고질적인 문제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남부에 비가 쏟아졌을 때도 댐 유역별 강수량은 비슷했건만, 확보한 저수량은 천차만별이었습니다.
[정황근 / 농축산식품부 장관 (3일, 기후위기특위) : SOC에 대한 투자를 지금 어느 정도 됐으니까, 좀 줄여야 된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기반 수리 시설들이) 거의 30년 이상 된 게 90% 전부 그렇거든요. 노후화되어 있기 때문에 그 SOC에 대한 투자는 기본적으로 강화해야 된다.]
물 관리 기술의 중요성은 섬 마을 사례에서도 드러납니다.
전남 완도군 보길도에선 지하수가 흐르는 길에 벽을 만들어 지하수를 모으는 땅속 댐을 설치했더니 비 온 뒤 저수량이 2배 넘게 늘었습니다.
[최승일 / 고려대 환경시스템공학과 최승일 명예교수 : 우리나라는 지표수에 의존하는 바가 거의 95% 정도 수원을 의지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이런 걸 (가뭄을) 피하기 위해서는 지하수를 개발한다든가 아니면 물을 재이용하는 시설들을 계속 늘려서 재이용량을 늘린다든가….]
수도관이 오래돼 누수로만 1년에 8억 톤, 16개 댐에서 1년간 공급하는 수돗물이 사라지고 깨끗한 유출 지하수가 매년 1억4천만 톤이나 발생하는데도 89%를 그냥 흘려버리는 문제점도 계속 지적되고 있는데, 한국의 기후위기 속도가 세계 평균보다도 빠른 만큼, 정부의 수자원 관리 대책도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YTN 김현아입니다.
YTN 김현아 (kimhah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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