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는 목마름으로’...김지하 1주기 추모문화제 열려
‘타는 가슴 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6일 오후 8시 경기도 성남시 한국학중앙연구원. 고(故) 김지하(1941~2022) 시인의 시 ‘타는 목마름’이 가수 문진오의 목소리로 울려 퍼졌다. 오는 8일 김 시인의 1주기를 앞두고, 노래가 된 그의 시들을 모아 부르는 추모 공연이었다.
‘새’ ‘금관의 예수’ ‘녹두꽃’ 등 김 시인의 시가 잇따라 무대에 올랐다. 무대에 오른 이들은 시인을 향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서울길’을 부른 김판수 익천문화재단 길동무 공동이사장은 “50여년 전 ‘서울 길’이란 시에 곡을 붙일 때, 누구보다 김 시인을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며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부르겠다”고 했다. 김 시인과 관련된 추억이 소개될 때마다 100여명의 관객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임진택 판소리 명창은 ‘빈산’과 ‘소리내력’을 불렀다. 특히 김 시인의 담시를 판소리로 만든 ‘소리내력’의 뒷이야기를 길게 설명했다. 힘없는 청년 ‘안도’가 억울하게 사형당하는 이야기. “사형 선고를 받은 (김)지하 형을 우연히 경찰 호송차에서 만났어요. 제 옆구리를 찌르더니, 내가 하고 싶었던 ‘문화운동’을 꼭 해달라고 말했어요. 출소하고 맨 처음으로 한 문화운동이 바로 1974년 소리내력을 발표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날 한국학중앙연구원에는 김 시인을 추모하는 심포지엄도 열렸다.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이번 1주기 추모 심포지엄으로 김지하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라며 “김 시인이 남긴 저작에 대해 많은 포폄과 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김지하는 (제대로) 평가돼야 한다”고 했다. 심포지엄은 이틀에 걸쳐 진행된다. 이날의 주제는 ‘김지하의 문학·예술과 미학’. 염무웅 문학평론가의 기조발제(‘시인 김지하가 이룬 문학적 성과와 유산’)로 시작해, 김 시인의 시 세계, 민중문화예술운동, 생명미학 등에 대한 발제와 토론이 이어졌다. 김사인 시인, 문학평론가인 홍용희 경희사이버대 교수, 심광현 한예종 교수 등이 참여했다.
김 시인의 1주기 추모 문화제는 계속된다. 7일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는 ‘김지하의 정치적 고난과 생명사상의 태동’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이 열린다. 고인의 글씨와 그림을 선보이는 서화전 ‘꽃과 달마, 그리고 흰 그늘의 미학’은 오는 9일까지 백악미술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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