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문화] 때묻지 않은 ‘순수의 미학’…‘골목 화가’ 원계홍
[앵커]
주말 앤 문화 시간입니다.
오직 그림을 향한 열정만으로 홀로 미술을 공부해 서울의 골목길 풍경을 그려 온 화가가 있습니다.
그는 익숙한 풍경들을 남다른 시선으로 화폭에 담아냈는데요.
그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대표작을 선보이는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어떤 화가의 작품인지 김석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인적 없는 새벽 서울의 어느 골목길 풍경.
화면 왼쪽에 커다란 붉은 벽이, 골목 건너 오른쪽엔 저마다 다른 색깔의 문들이 경쾌한 리듬을 보여줍니다.
회색빛으로 물든 또 다른 풍경 속엔, 그 시절 골목 한구석을 지켰을 가게 간판이 보입니다.
특별할 것 없는 풍경에 담긴 색다른 깊이.
화면을 세 가지 색으로 과감하게 표현한 감각이 돋보입니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화가 원계홍.
정규 미술교육은 안 받았지만, 그저 그리는 게 좋아서 독학으로 미술을 공부하며 평생을 그리는 일에 바쳤습니다.
[이수균/성곡미술관 학예연구실장 : "우리가 좀 더 다가서 보면 그의 작품 전반에 흐르는 회색빛 분위기와 또 자신만의 독특한 붓 자국을 그대로 살리며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 시대 화가들에게선 볼 수 없는 때 묻지 않은 조형 감각.
나이 쉰다섯에 첫 개인전을 열었을 정도로 생전에는 큰 빛을 못 봤지만, 그의 작품들이 지금까지 남을 수 있었던 건 일찍이 화가의 진면목을 알아본 소장가 덕분.
처음 그림을 본 그 날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김태섭/원계홍 작품 소장가 : "그냥 확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어요. 그냥 쭉 빨려 들어갔다고. 그래서 안방에서 몇 작품을 보고 그다음에 이제 그날 밤에 사모님이 주신 사진, 사진을 딱 보는데 그냥 쭉, 소름이 끼치는 전율감이 쭉 오더라고. 아, 이게 여태까지 한국 미술에 이런 그림은 거의 처음 본 거예요."]
탄생 100주년을 맞아 33년 만에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선 골목 풍경화부터 인물화와 정물화까지 화가의 대표작 100여 점을 선보입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촬영기자:오승근/영상편집:최정연/자막제작:임희수
김석 기자 (stone2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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