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 날씨가 ‘일상’…바다가 심상치 않다

김세현 2023. 5. 6.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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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희 9시 뉴스에서 새롭게 준비한 코너입니다.

각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KBS의 공식 '전문기자' 들이, 우리 생활에 유용하면서도 깊이있는 정보, 전달해 드리는 시간입니다.

오늘(6일)은 첫 순서로, 김세현 기상전문 기자가, 올 한해 날씨전망, 특히, '기상 이변' 가능성에 관해서 설명드립니다.

[리포트]

아직 5월 초반인데, 여름철에나 내릴 법한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올 봄, 역대 가장 더웠던 3월에 이어, 지난달까지 기온이 가장 높은 상황입니다.

지난달은 전 지구적으로 가장 더운 4월로 기록될 거로 보인다는데요.

이런 기상 이변은 왜 일어나는 걸까요?

지구 표면의 70%를 차지하는 바다의 영향이 큽니다.

전문가의 말 들어보겠습니다.

[디트마르 도멘게트/호주 모나시대학교 대기·환경 학부 교수 : "해양 온도가 1도 상승하면, 육지는 보통 1도 이상 상승하는데, 이는 육지가 해양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입니다. 바다가 따뜻해지면 기온의 극단과 날씨 패턴의 변화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올해 바다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달 초, 21.1도로 역대 가장 뜨거웠는데요.

이유가 뭘까요?

전문가들은 뜨거워지는 열대 태평양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열대 태평양에 발생했던 라니냐가 끝나고, 엘니뇨가 발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열대 태평양에는 해수면 온도 감시 구역이 있는데요.

그 지역의 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상태가 이어지면 라니냐, 높은 상태가 이어지면 엘니뇨라고 합니다.

실제 지난 3년 동안 라니냐가 이어지면서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는 푸른 빛으로, 평년보다 차가웠는데요.

지난 3월, 라니냐가 끝나자마자 붉은빛을 보이며 평년보다 뜨거워지는 게 보이시죠?

앞으로 엘니뇨가 발달하면서 더 뜨거워질 거로 보이는데, 이번 엘니뇨, 예사롭지 않습니다.

라니냐가 이례적으로 3년이나 발생한 뒤 나타나는 엘니뇨이기 때문입니다.

[안순일/연세대학교 대기과학과 교수 : "그 라니냐에 의해서 축적된 에너지가 이제 다시 해수면으로 올라오게 되는 거죠. 이런 경우에는 오랫동안 에너지가 많이 축적되어 있었기 때문에 강한 엘니뇨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지역은 바로 서태평양입니다.

라니냐로 열 에너지가 쌓인 곳인데요.

취재 결과, 최근까지도 역대 가장 많은 에너지가 축적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일반적인 엘니뇨보다 해수면 온도를 1.5도 더 높이는 슈퍼 엘니뇨로 발달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엘니뇨는 열대 태평양에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전 세계에 곳곳에 기상 이변을 일으킵니다.

호주와 인도네시아는 심한 가뭄을, 남아메리카에는 폭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영향은 지역과 계절별로 차이가 있지만, 극한 기상 현상들이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는 거죠.

우리나라도 당장 올 여름,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에 남부 지방에 집중호우가 잦아질 수 있습니다.

또, 엘니뇨는 일반적으로 겨울철에 가장 강하게 발달하는데요.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초겨울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폭우 가능성도 높습니다.

문제는, 올해로 끝이 아니라는 겁니다.

엘니뇨 영향에 내년이 더 뜨거운 해가 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마이클 맥파덴/미국해양대기청 수석 과학자 : "엘니뇨의 정점이 지난 후의 해에는 전 세계 평균 지표면 온도가 가장 높게 나타납니다. 열대 태평양에서 나오는 열기가 전 지구로 퍼지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2023년에 엘니뇨가 발생한다면, 2024년에는 연평균 전 지구 기온의 새로운 기록이 세워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구 온난화에 엘니뇨 효과까지 더해지며 기상 이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당장 올 여름, 우리나라도 기록적인 폭염이나 폭우가 발생 할 수 있는 만큼, 재난 대비에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김세현 입니다.

영상편집:최찬종/그래픽:김정현

김세현 기자 (weath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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