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희철 감독도 의식한 먼로 "수비 바꾸려 했는데..."

맹봉주 기자 2023. 5. 6.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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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실수다."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온 SK 전희철 감독은 "15점 차 역전 당한 건 내 잘못이다. 선수들은 잘 뛰었는데 내가 4쿼터 판단을 잘못했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힘든 모습을 보였다. 체력 조절에 실패했다. 우리 공격력이 급감 했는데 내 실수다"고 패인을 자신에게 돌렸다.

3쿼터 막판 들어간 먼로는 SK의 드롭존 수비를 박살냈다.

먼로 1명으로 인해 그동안 재미를 봤던 SK의 변칙 수비는 해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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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잡은 승리를 놓쳤다. 분명 7차전까지 여파가 갈 수 있는 패배였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내 실수다."

서울 SK 입장에선 최악의 패배였다.

SK는 지난 5일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안양 KGC인삼공사에 77-86으로 졌다. 우승이 코앞이었는데 놓쳤다.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온 SK 전희철 감독은 "15점 차 역전 당한 건 내 잘못이다. 선수들은 잘 뛰었는데 내가 4쿼터 판단을 잘못했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힘든 모습을 보였다. 체력 조절에 실패했다. 우리 공격력이 급감 했는데 내 실수다"고 패인을 자신에게 돌렸다.

그러면서 KGC 외국선수 대릴 먼로를 언급했다. "솔직히 먼로가 나왔을 때, 맨투맨(수비)을 갈까 고민했다. 두 개 정도는 내줘도 괜찮겠지 하고 수비를 바꾸지 않은 게 결과적으로 아쉬운 선택이 됐다. 선수들 맥이 풀렸고 그때 분위기를 넘겨줬다"고 돌아봤다.

정말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3쿼터 종료 약 1분 전만 해도 SK는 67-52로 크게 앞섰다. KGC는 SK의 드롭존 수비를 전혀 깨지 못했다. 전희철 감독은 3쿼터 막판 주먹을 들어 올리며 승리를 확신했다.

그러나 KGC는 이후 7분도 안 돼 20-2를 만들며 72-69로 경기를 뒤집었다. 지면 시리즈가 끝나는 상황에서 나온 엄청난 뒷심이었다. 프로 데뷔 11년 차 오세근은 "역대급 경기"라고 돌아봤다.

▲ KGC의 복덩이가 된 대릴 먼로 ⓒ 곽혜미 기자

그 중심엔 먼로가 있다. 3쿼터 막판 들어간 먼로는 SK의 드롭존 수비를 박살냈다. 하이 포스트에서 공을 잡고 골밑으로 들어가는 오세근에게 킬패스를 건넸다. 지역방어를 깨는 정석을 보여줬다.

이뿐 아니다. 지역방어의 약점인 공격리바운드를 집요하게 따냈다. 4쿼터 막판 성공시킨 정면 3점슛은 사실상 역전승의 마침표였다.

17분 뛰고 16득점 6리바운드. 야투는 6개 시도해 100% 성공률로 넣었다.

경기 전에도 전희철 감독은 먼로로부터 시작되는 KGC 공격을 경계했다. "먼로가 들어오면 KGC 선수들이 백도어 컷인해서 노마크 쉬운 레이업으로 득점을 잘한다. 우리는 그런 플레이를 즐겨하지 않고, 잘하지도 못한다. KGC에게 이런 점수를 주면 안 된다. 같은 점수여도 속공으로 내주는 거와 차원이 다르다. 계속 당했으니까 선수들에게 이 점을 각별히 주의시켰다"고 말했다.

먼로 1명으로 인해 그동안 재미를 봤던 SK의 변칙 수비는 해체가 됐다. KGC 김상식 감독은 7차전 먼로의 중용을 예고했다.

더 이상 먼로는 오마리 스펠맨에 이은 2옵션 외국선수가 아니다. 김상식 감독도 먼로의 출전시간을 제한시키지 않겠다고 했다. KGC의 진짜 숨겨진 무기가 이제야 빛을 내고 있다.

▲ 이번엔 KGC 김상식 감독이 지략 대결에서 이겼다 ⓒ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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