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3세 대관식] 세자 책봉 65년 만에 왕관 썼다… “섬김받지 않고 섬길 것”(종합)

최정석 기자 2023. 5. 6.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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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찰스 3세(74)가 대관식을 마치고 국왕 자리에 올랐다.

대관식에서 찰스 3세는 "하나님의 이름으로, 그의 본보기로서 나는 섬김받지 않고 섬길 것"이라며 "나는 하나님 앞에서 개신교 신자이며, 개신교 신자에게 왕위 승계를 보장하는 법률의 의도에 따라, 법에 따라 내가 가지는 권능을 다해 이 법률을 지지하고 지켜낼 것을 엄숙하고 성실하게 고백하고, 간증하고, 선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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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세 여왕 대관식 이후 70년 만
규모 줄었으나 대관식 비용은 2배 늘어나
6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 웨스터민스터 사원에서 찰스 3세가 대관식을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

영국 찰스 3세(74)가 대관식을 마치고 국왕 자리에 올랐다. 지난 1958년 왕세자로 책봉된 지 65년 만이다.

찰스 3세는 6일(현지 시각) 10시 20분쯤 대관식이 열리는 런던의 웨스터민스터 사원으로 가기 위해 아내 커밀라(75) 왕비와 함께 ‘다이아몬드 주빌리 마차’를 타고 버킹엄궁을 나섰다.

찰스 3세는 지난해 9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 이후 8개월 만에 왕위를 승계받았다. 대관식이 열리는 건 70년 만이다. 역사적인 현장을 보려 모인 영국 국민들과 관광객들은 버킹엄궁에서 웨스터민스터 사원까지 이어진 2㎞ 길을 가득 채우고 영국 국기 ‘유니언잭’을 흔들며 찰스 부부를 맞이했다.

대관식은 영국 국교회 최고위 성직자인 캔터베리 대주교가 집전했다. 캔터베리 대주교는 신에게 찰스 3세를 국왕으로 승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관식은 왕이 서약을 하고 성유를 바른 다음 왕관을 쓴 뒤 성직자, 왕족, 귀족들이 무릎을 꿇고 충성을 맹세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6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 웨스터민스터 사원에 들어서는 찰스 3세. /연합뉴스

대관식에서 찰스 3세는 “하나님의 이름으로, 그의 본보기로서 나는 섬김받지 않고 섬길 것”이라며 “나는 하나님 앞에서 개신교 신자이며, 개신교 신자에게 왕위 승계를 보장하는 법률의 의도에 따라, 법에 따라 내가 가지는 권능을 다해 이 법률을 지지하고 지켜낼 것을 엄숙하고 성실하게 고백하고, 간증하고, 선언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단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하며 “내가 당신의 모든 자녀들과 모든 믿음에 모든 믿음과 신앙에 축복이 될 수 있기를, 우리가 함께 온유함의 길을 찾아내고 평화의 길로 이끌릴 수 있기를, 우리 주 예수 그리수도의 이름으로”라고 말했다.

이후 찰스 3세는 성유를 바르는 도유식을 거친 뒤 검, 보주, 반지와 같이 왕을 상징하는 물건들을 전달받았다. 마지막으로 캔터베리 대주교가 성 에드워드 왕관을 찰스 3세 머리에 씌워줬다. 이 왕관은 무게만 2.23㎏으로 루비, 자수정, 사파이어와 같은 보석 444개가 박혀있다. 찰스 3세가 왕관을 머리에 쓰자 “신께서 왕을 구하소서(God save the King)”라는 말과 함께 수도원 종소리가 울렸다.

6일(현지 시각) 찰스 3세 대관식에 참여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과 그의 아내인 브리지트 마크롱. /연합뉴스

이번 대관식에는 국가원수급 약 100명을 포함해 세계 203개국 대표가 초청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아내 질 바이든 여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등이 참석했다. 한국 정부 대표로는 한덕수 총리가 자리했다.

70년 전에 진행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대관식 당시 국내외에서 8000여명이 초청됐다. 이 중 영국 귀족만 910명이었다. 당시에 비해 이번 대관식은 규모가 상당히 줄어들었다.

일부에서는 1억 파운드(한화 약 1700억원)에 달하는 대관식 비용을 영국 국민들 세금으로 치르는 점 때문에 대관식을 비판적으로 보는 시선이 있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대관식에는 당시 돈 157만 파운드 정도가 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현재 가치로 약 5600만 파운드(한화 약 930억원) 수준이다. 대관식 규모가 줄었음에도 비용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에 버킹엄궁 측은 “이번 대관식을 통해 영국 경제에 약 10억 파운드(한화 약 1조6700억원)에 달하는 경제 효과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며 “대관식이 국가에 엄청난 경제적 부양책이라는 건 확실하다”는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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