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3kg 왕관의 무게를 견뎌라···찰스 3세 대관식 시작

민서영 기자 2023. 5. 6.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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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3세 국왕이 6일(현지시간) ‘다이아몬드 주빌리 마차’를 타고 대관식이 열리는 웨스터민스터 사원으로 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찰스 3세 국왕(74)이 영국과 14개 영연방 왕국의 군주임을 선포하는 대관식이 6일(현지시간) 런던 웨스트민스트 사원에서 시작됐다.

찰스 3세는 이날 오전 11시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만천하에 알리는 대관식에 참석하기 위해 오전 10시 20분쯤 아내 커밀라 왕비(75)와 ‘다이아몬드 주빌리 마차’를 타고 버킹엄궁을 떠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찰스 3세 부부가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향하는 2㎞ 구간은 영국 국기인 ‘유니언잭’을 흔들며 ‘왕의 행렬’을 지켜보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면서 사방이 붉은색과 푸른색으로 물들었다.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대관식 행렬을 비교적 가까이서 볼 수 있는 트래펄가 광장에서 버킹엄궁으로 이어지는 더몰 거리는 전날 밤부터 줄을 서 자리를 잡은 시민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대관식은 영국 국교회 최고위 성직자인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가 집전하며, 찰스 3세는 성유를 바르는 도유식에 이어 무게가 2.23㎏에 달하는 성 에드워드 왕관을 쓴다.

제단 앞 무릎 꿇고 선서···“섬김받지 않고 섬긴다”

찰스 3세는 이날 대관식에서 “하나님의 이름으로, 그의 본보기로서 나는 섬김받지 않고 섬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선서를 통해 “나는 하나님 앞에서 개신교 신자이며, 개신교 신자에게 왕위 승계를 보장하는 법률의 의도에 따라, 법에 따라 내가 가지는 권능을 다해, 이 법률을 지지하고 지켜낼 것을 엄숙하고 성실하게 고백하고, 간증하고, 선언한다”고 말했다.

찰스 3세 국왕이 6일(현지시간) 대관식이 열리는 런던 웨스터민스트 사원에 도착했다. AP연합뉴스

찰스 3세의 이번 선서에는 70년 전인 1953년 모친이자 선왕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대관식 때와 달리 “모든 믿음과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언급하는 부분이 새로 추가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짚었다.

이어 그는 제단 앞에 무릎을 꿇고 “내가 당신의 모든 자녀들과 모든 믿음에 모든 믿음과 신앙에 축복이 될 수 있기를, 우리가 함께 온유함의 길을 찾아내고 평화의 길로 이끌릴 수 있기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라고 기도했다.

대관식이 끝나면 종이 울리고 예포가 발사된다. 버킹엄궁으로 돌아가는 ‘대관식 행렬’은 오후 1시쯤 출발한다. 찰스 3세 부부는 ‘황금마차’를 타고 영국과 영연방 군인 약 4000여명을 뒤따라 약 2㎞ 구간을 되돌아간다.

찰스 3세 국왕과 그의 아내 커밀라 왕비가 6일(현지시간) 대관식이 열리는 웨스터민스터 사원에 도착해 입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948년 태어나 9세에 왕세자로 책봉된 뒤 거의 평생을 영국의 왕이 되기를 준비해온 찰스 3세는 지난해 9월 모친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하면서 국왕으로 즉위했다.

이날 대관식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대신해 질 바이든 여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등 2200여명이 참석했다.

왕실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대관식 때보다 참석인원을 4분의 1수준으로 줄였고, 국가원수급 인사 100여명을 포함해 203개국 대표가 초청했다. 한국 정부 대표로는 한덕수 총리가 자리했다. 이 특별한 왕실 행사에 참석한 귀족은 과거보다 줄어든 반면 ‘코로나19 영웅’ 등 지역사회 봉사자, 찰스 3세 부부의 사회복지재단과 인연이 있는 인사 등이 대관식을 지켜본다.

왕실과 갈등을 빚다 2020년 미국 캘리포니아로 떠난 해리 왕자는 대관식에 참석했지만, 부인 메건 마클과 아들 아치, 딸 릴리벳은 대관식에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 황금마차에 444개 보석왕관까지···찰스 3세 대관식 열린다
     https://www.khan.co.kr/world/europe-russia/article/202305061711001


☞ “내 왕이 아니다”···찰스 3세 대관식 직전 ‘반군주제’ 단체 체포
     https://www.khan.co.kr/world/europe-russia/article/202305061822001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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