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와인이 생산되나요? [김기정의 와인클럽]
그래서 한국 와인은 포도 외에도 복분자, 오미자, 복숭아, 자두, 감, 사과, 블루베리, 다래 등 다양한 과일을 사용합니다. 지역 농가에서 ‘낙과’를 활용할 방법들을 찾다 과실주를 만들었고 ‘와인’이란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물론 최근 들어서는 ‘와인’을 만들 목적으로 과실을 재배하는 농가도 늘고 있습니다. 한국의 와인산지는 충북 영동, 경북 영천, 전북 무주, 경기도 안산 대부도 등 입니다.
한국 와인은 지역 특산주 인정을 받아 온라인에서 판매가 가능한 점도 특징입니다. 실제 쿠팡이나 네이버에서 ‘한국와인’으로 검색해보면 상당히 많은 종류의 한국와인이 검색됩니다.
한국 와인의 발전을 위해 매년 충북 영동군(군수 정영철)이 주최하고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회장 고재윤)가 주관하는 ‘한국와인대상’이 열리는데요. 저도 지난해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한국 와인을 평가했습니다. 지난해 한국 와인 1위는 충북 영동 도란원에서 만든 ‘샤토미소 복숭아 2019년’가 차지했습니다. 또 별도 행사인 대전 와인 페스티벌에선 충남 예산의 사과로 만든 와인인 ‘추사 애플와인’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지난해 열렸던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 공식 만찬 테이블에 올랐던 와인 ‘오미로제 결’은 코리안 돔페리뇽으로 불리며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오미로제 결은 경북 문경에서 오미자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입니다.
그러면 포도로 만든 한국와인은 없냐고요? 있습니다. ‘마주앙’이 포도로 만든 와인입니다. 마주앙은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1977년 만들어진 와인입니다. 방한한 독일 대통령으로 부터 독일 와인을 선물받았는데 답례로 선물할 한국와인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고재윤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회장(경희대학교 고황명예교수)은 “마주앙은 1978년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방한할때 동행한 워싱턴 포스트 신문기자가 마주앙을 선물로 받아가 마시고 난후에 동양에서 생산되는 신비의 술로 대서특필한 적도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마주앙은 현재 롯데칠성음료가 생산합니다. 마주앙이 한국 최초의 와인으로 알려져 있는데 롯데칠성음료측에 확인해보니 현재 판매되고 있지는 않지만 마주앙보다 먼저 출시된 국내 와인이 있었다고 합니다.
한국 가톨릭 미사에서 미사주로 쓰이는 마주앙은 100% 한국산 포도를 사용합니다. 레드와인은 영천에서, 화이트 와인은 의성에서 자란 포도를 수매후 제조한다고 합니다. 이와 별도로 시중에 판매되는 마주앙은 칠레, 독일, 프랑스 등에서 와인 원액을 수입한 후 국내 양조설비를 통해 생산한 제품입니다.
한국에선 사람이 먹는 포도품종인 ‘캠벨얼리’로도 와인을 만드는데요. 일반적으로 와인을 만드는 포도는 사람이 먹는 포도와 품종이 다릅니다. 와인을 만들 때는 양조용 포도를 사용는데 한국에도 ‘청수’라 불리는 양조용 청포도 품종이 있습니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순수 국산 품종입니다. ‘그랑꼬또 와이너리 그린영농조합’에서 청수 포도품종으로 만든 화이트 와인은 개인적으로 무척 기억에 남는 한국 와인입니다. 와인전문가들에게도 자신있게 추천할 만큼 맛있습니다. 그랑꼬또 와이너리는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에 있습니다. 한국에서 포도밭을 보면서 와인 한 잔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이육사의 고향 안동 264와인도 청수로 만든 와인으로 국제적으로 인정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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