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던 서울 도심, 日총리 방한에 찬반 갈린 ‘맞불 집회’
여야 정치권도 상반된 성명 내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방한을 하루 앞둔 6일, 때때로 비가 내리던 서울 도심 곳곳에선 일본 총리 한국 방문에 대한 찬반 입장이 맞서는 ‘맞불 집회’가 열렸다.
도로 일부를 통제하고 행진이 진행되면서 이날 한때 서울 도심 차량 평균 속도가 10km에 못 미치는 정체도 빚어졌다.
진보성향 시민단체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 측 350여명은 이날 저녁 중구 지하철 1·2호선 시청역에서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38차 촛불대행진’을 열었다.
이들은 집회가 열린 세종대로 300m 구간에 현수막들을 내걸고 ‘전쟁 부르는 기시다 방한 반대’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 음모, 기시다 방한 반대한다!’ ’친일역적 굴욕외교! 윤석열 퇴진!’ 등 문구를 적었다.
연사로 나선 윤미향 무소속 의원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한미일 군사협력에 대해 기시다가 확답을 받으러 온다고 한다”며 “일제 강제 동원 피해자의 인권을 탄압하는 한일외교회담 반대한다”고 했다.
집회로 인해 세종대로 4개 차로가 통제되면서, 인근 도로를 지나는 차량은 한동안 정체를 빚었다. 이날 오후 5시 30분 기준 세종대로 광화문교차로 방면(숭례문~시청역)의 차량 평균 속도는 시속 8km까지 떨어졌다.
같은 시간 이재명 민주당 대표 지지단체로 알려진 민주시민촛불연대(촛불연대)도 약 50명이 시청 주위를 따라 돌면서 1.1km를 행진했다. 이들은 “굴욕’왜’교(단어 ‘외교’에 일본을 낮잡아 부르는 부르는 말인 한자어 ‘왜(倭)’를 덧붙인 것)”라는 팻말을 들고 가면서 “윤석열을 타도하라”고 외쳤다.
이에 맞서 일본 총리 방한을 환영하는 집회도 열렸다. 자유통일당은 이날 오후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당원 100여명(경찰 추산)이 참석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고영일 자유통일당 대표는 “일본과 상생하는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며 “이번 기시다 총리 방한은 서로의 갈등을 해소할 계기”라고 했다.
이날 정치권에서도 기시다 총리 방한을 앞두고 상반된 입장을 냈다.
국민의힘은 대변인 논평에서 “한일 양국 우호의 상징인 ‘셔틀외교’(양국 정상이 상대국을 직접 오가는 외교)가 12년 만에 재개된 것”이라며 “양국 사이의 산적한 현안들을 풀어갈 진정성 있는 대화와 소통의 장이 열렸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소통관에서 대변인 브리핑을 열고 “우리 땅에서 우리 국민께서 지켜보는 정상회담인 만큼 더 이상의 빈손 외교, 굴욕 외교는 용납할 수 없다”며 “우리 국민께서 인정할 수 있는 반성과 사죄를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경찰청은 오는 7~8일 방한하는 기시다 총리에 대해 최고 등급 경호를 실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작년 5월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같은 수준의 ‘A 등급 경호’가 이뤄질 전망이다. 일본 대사관 등 경비도 대폭 강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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